완성차 월간 판매로 본 車이야기
5사 총 68만3863대 판매…4.4%↑
내수·수출 각각 4.1%, 1.0% 증가
쏘렌토-싼타페 역전시점은 언제?
토레스EVX, 결함논란 '원성 자자'

매월 발표되는 국내 완성차 5사의 국내외 판매 실적과 자동차 업계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싣고 독자 여러분께 힘차게 달려 갑니다.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 기아 중형 SUV '쏘렌토'. 사진=양사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 기아 중형 SUV '쏘렌토'. 사진=양사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국내 완성차 5사(현대자동차·기아·지엠 한국사업장·KG모빌리티·르노코리아자동차)가 제출한 11월 성적표의 가장 큰 특징은 싼타페와 쏘렌토의 승부, 트랙스의 신차효과가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인지, 결함 논란에 휩싸인 토레스EVX의 '인터넷 괴담' 등입니다.

먼저 지난 9월부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의 ‘형제대전’에서 또 다시 쏘렌토가 아슬아슬한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트랙스의 신차효과가 지속되면서 지엠(GM) 한국사업장은 국내외 시장에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10월 본격 판매에 들어간 전기차 ‘토레스 EVX’의 결함 논란으로 내연기관 모델과 같은 흥행은 장담하기 힘들어졌습니다.

3일 현대자동차·기아에 따르면 기아 중형 SUV 쏘렌토는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9364대를 팔아 같은 기간 8780대 팔린 싼타페를 6.6%(584대) 격차로 누르고 국내 중형 SUV 판매 1위를 기록했는데요. 지난 10월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에 돌입, 본격 경쟁체제가 시작된 뒤 2연승입니다.

쏘렌토-싼타페 '형제대전'과 '하이브리드 전투'는?

쏘렌토 판매량은 전월(8777대)보다 6.7% 증가해 기아의 11월 최다 판매 모델로 등극했는데요. 한편 싼타페는 지난달(8331대) 대비 5.4%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흥미로운 건 싼타페와 쏘렌토 모두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79.5%로 동일하다는 점과 판매 증가율이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더 높아 향후 두 차종의 판매량이 역전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 11월 판매량은 6993대로 전월 대비 42.9% 증가한 반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7440대로 전월 대비 28.6% 증가하는데 그쳤는데요.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싼타페에게 역전의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판매량 격차가 지난달의 446대에 이어 여전히 근소한 데다, 11월 싼타페 하이브리드 판매량 증가세가 높았던 만큼 앞으로도 두 차종간 '형제대전',  특히 '하이브리드라는 전장에서의 치열한 전투'를 지켜보는 맛이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KG모빌리티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KG모빌리티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첫 판매 순조로운 토레스 EVX... 결함에 발목 잡히나

본격판매 2개월차인 KG모빌리티의 전기차 ‘토레스 EVX’는 11월 국내에서 1667대 출고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정도면 순조로운 출발인데요. 과거 토레스 내연기관 모델의 비슷한 출고 시점(2022년 7월) 판매량이 1587대 정도라는 점과 이번 모델이 첫 전기차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아주 잘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는 않은 무난한 성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토레스 내연기관 모델은 출시 첫 달인 7월은 1587대를 팔았고, 8월 3431대, 9월 4781대 등으로 상승곡선을 보이면서 3개월간 총 9799대를 판매했는데요. 같은 기간 중형 SUV 가운데 기아 쏘렌토(1만8743대)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나온지 석달만에 2위까지 치고나간 겁니다.

문제는 잦은 결함인데요. 토레스 EVX가 서둘러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연기관 모델의 흥행성적을 따라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어 N(중립)단에서 D(전진)와 R(후진)로의 변속이 안되는 치명적인 문제를 비롯해 △전방 헤드라이트 불량 △블루투스 연결 문제 △후방카메라 화면 인식 불가 및 좌·우 단차 발생 △연료 충전 덮개 이탈 △트렁크 누수 △트렁크 버튼 단차 등 그 결함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반에서 문제가 나오고 있는 말그대로 '총체적 난국'인데요.

1일 오후 KG모빌리티 홈페이지 전기차 보증 내역에서 '토레스 EVX' 관련 내용이 사라진 모습. 이미지=KG모빌리티 홈페이지
1일 오후 KG모빌리티 홈페이지 전기차 보증 내역에서 '토레스 EVX' 관련 내용이 사라진 모습. 이미지=KG모빌리티 홈페이지

후속 대응도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KG모빌리티는 자사의 전기차(코란도 이모션, 토레스 EVX)에 제공했던 픽업&대차 서비스를 코란도 이모션으로 한정하며 사실상 토레스 EVX를 구매한 소비자들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커뮤니티에서는 원성이 자자합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결함이 너무 많아 대차를 다 해주면 돈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은근슬쩍 바꾼 것 같다”, “벌써 이런 식이면 10년, 100만km 보증 지킬 수 있나”, “주력 상품을 손절하다니, 정말 할 말이 없다” 등의 격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완성자동차 5사 기업이미지(CI) 모음. (왼쪽 첫번째 줄부터) 현대자동차, 기아, 쉐보레(GM 한국사업장), 르노코리아자동차, KG모빌리티. 이미지=각 사
국내 완성자동차 5사 기업이미지(CI) 모음. (왼쪽 첫번째 줄부터) 현대자동차, 기아, 쉐보레(GM 한국사업장), 르노코리아자동차, KG모빌리티. 이미지=각 사

현대 '판매량 독주' 여전...싼타페, 코나 판매 급증 

국내 완성차 5사 판매량은 11월 68만3863대로 전년 동기(65만5077) 대비 4.4% 증가했는데요. 내수는 총 13만2021대, 수출은 55만1841대로 각각 4.1%, 1.0% 증가했습니다. 

현대차는 내수 7만2058대, 수출 29만3518대로 총 36만5576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35만1179) 대비 5.0% 증가했는데요. 내수와 수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3%와 2.1% 증가해 내수 상승세가 두드러진 모습입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206.6% 상승한 싼타페를 비롯, 코나(363.1%), 그랜져(112.6%), GV80(75.0%) 등 핵심 모델의 선전 덕택입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90.9% 증가한 1만6526대를 기록했습니다.

기아는 내수 4만9722대, 수출 20만9369대 등으로 총 25만5382대를 팔았는데요. 전년 동기(25만2825) 대비 1.7% 증가한 수치입니다. 내수는 3.6% 줄고, 수출은 3.0%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포티지가 4만7200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그 뒤를 셀토스(3만3883)와 쏘렌토(2만1923)가 뒤따랐습니다.

GM 트랙스 '신차효과' 이어가며 기염

GM 한국사업장은 ‘소형 SUV 쌍두마차’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힘으로 여전한 수출파워를 과시하고 있는데요. 내수 3016대(46.6% 증가), 수출 4만4088대(111.9% 증가) 등 총 4만7104대를 팔았습니다. 전년 동기(2만2860대) 대비 106.1%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트랙스는 해외에서 2만5826대를 팔아 월 최다 판매라는 기염을 토했네요. 국내에서도 전체 판매량의 76.5%(2306대)를 차지하며 신차효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G모빌리티 부진한 성적..'라인공사' 탓 뿐일까?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 출시 효과로 내수 판매량 감소 폭을 줄였으나 평택공장 조립라인 통합공사에 따른 생산 물량 감소 탓으로 수출상승세가 꺾였습니다. 내수 5050대(21.4% 감소), 수출 1950대(59.4% 감소) 등 총 7000대를 팔아 전년 동기(1만1222대) 대비 37.6% 감소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낙후 모델' 르노 국내부진 언제까지 이어질까?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모델 노후화로 인한 판매량 침체가 이어지며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수출동력이 크게 약화된 모습입니다.

내수 1875대(66.2%감소), 수출 2648대(77.5% 감소) 등 총 4523대를 판매, 전년 동기(1만7333대) 대비 73.9%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주력모델인 XM3, QM6, SM6는 내수시장서 각각 70.9%, 61.2%, 63.7% 줄었습니다. 수출 시장에서는 그나마 XM3가 2085대 판매됐으나 전월 대비 판매량이 77.9% 감소하며 낙폭이 큰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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