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12월말 목표 희망퇴직 접수
이커머스 전반 연말 뒤숭숭한 분위기

/ 사진=11번가.
/ 사진=11번가.

[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11번가 희망 퇴직 실시 여파로 온오프 유통업계 위기감이 다시 한번 번지는 모습이다. 

11번가에서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만성 적자를 버텨온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첫 희망 퇴직이어서다. 

29일 11번가에 따르면 27일 사내 공지 후 현재까지 희망 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상태다. 다음주 금요일까지 신청을 받고 최종 퇴직자를 확정해 12월 말 퇴직을 완료하는 일정으로 진행한다. 

2년 전인 이맘때 오프라인 유통업계 롯데백화점이 창사 첫 희망 퇴직을 받은 이후 올해까지 식음료, 홈쇼핑 업계 등에 희망 퇴직이 줄을 잇고 있다. 

이제 그동안 이커머스업계를 대표해온 몇 안 되는 사업자 가운데 하나였던 11번가까지 희망 퇴직을 받게 된 것이다. 

사실 코로나 사태 훨씬 이전엔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며 흑자 행진을 이어온 이베이코리아, 간신히 적자를 면했던 인터파크 정도를 제외하고선 만성 적자에 시달려온 게 이커머스 업계였다. 현재는 신세계 인수 후 G마켓·옥션도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그동안 이커머스는 이처럼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면서도 희망 퇴직을 실시한 적이 없다. 당시엔 적자는 컸을지라도 그 정도로 시장은 좋았단 것이다.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면서 인력은 지속적으로 필요했다. 하지만 이젠 시장이 바뀌었다. 어느 정도 성장세에서 돌아섰단 것이다. 

국내 온오프 유통 시장은 630조원대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현재 이커머스 규모는 206조원 가량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고성장했던 이커머스 시장이 다소 정체기에 접어들었는데 여기에 소비 부진, 소비 침체까지 겹친 상황"이라며 "언젠가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겠지만 소비 심리가 언제 회복될지도 모르고 11번가 희망 퇴직 실시는 그만큼 어려운 시기라는 방증"이라고 봤다. 

시장이 성장하려면 생필품 이외 소비재가 팔려나가야 하는데 현재로선 수요가 크게 변동이 없는 생필품 위주로 소비되면서다.

현재로선 쿠팡만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익 흑자를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쿠팡은 독특한 사업 모델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적자에서 최근에서야 흑자로 전환한 것이어서 이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이 만성 적자는 적자대로 끌고오면서 소비 부진까지 겹쳐 말 그대로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계속 성장하는 조직이 되려면 11번가의 이런 희망 퇴직은 필요 불가결한 절차라며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현재는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도태되는 플랫폼도 나오는 시기여서 앞으로 11번가가 1~2년 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면서 계속 경쟁하려고 한다면 그 전에 11번가 이외 다른 커리어를 찾는 인력은 내보내고 좀 더 효율적인 조직으로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단 것이다. 11번가 경우 그동안 적자를 지속하긴 했지만 최근까지 적자폭을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해오고 있다.

11번가가 희망 퇴직으로 조직 정비를 끝내고 목표한 흑자 전환을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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