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이사회 중심 ESG 경영 체계 수립

계열사 - 수펙스추구협의회 - 이사회 구조 미세 조정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이 ESG 경영에서 핵심으로 여겨지는 이사회 중심 경영의 초석이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선대회장은 체계화된 경영시스템을 도입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그는 SK그룹이 대형화,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대대적으로 경영 시스템을 개편했다.

SK의 경영철학과 목표, 경영방법론을 통일되게 정의하고 업무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도록 1979년 SK경영관리시스템 일명 SKMS를 정립했다.

SKMS는 경영관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던 시절 경영관리 요소와 일처리 방식 등에 관한 기준을 제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로 평가 받는다.

최 선대회장이 정립한 SKMS는 경영 환경 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맞춰 2020년 2월까지 14차례 개정을 거쳤다. 최 회장은 기업 경영 목표에 이해관계자와 구성원 행복, 사회적 가치 추구 등을 반영시켜 SKMS를 지속적으로 변화시켜 나갔다.

그 과정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MS를 실현하는 SK그룹 의사결정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아왔다. 1998년 SK 사장단회의가 수펙스추구협의회로 격상된 이후 협의회는 최 선대회장의 SKMS 경영 시스템을 실현하는 역할을 해왔다.

최 회장이 지난 2014년 그룹 지주사에서 맡던 계열사 사업 관리와 조정 업무를 수펙스추구협의회로 이관한 이후 협의회는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 했다.

SKMS 추진을 위한 실무조직인 수펙스추구협의회는 내부 계열사와 외부 이해관계자를 연결하는 통로(게이트웨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이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에 사회적 가치를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는 변화를 맞고 있다. 의사결정의 실질적인 권한을 각 계열사에 돌려주는 것이 ESG 경영에 있어 중요하기 때문이다.

ESG 경영 전문가들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에 대한 개별적인 접근에 앞서 이사회 중심 경영을 안착시키는 것이 ESG 경영에 있어서 최우선 과제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해 왔다.

이에 최 회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기능을 일부 조정하고 있다.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한 전략적 의사 결정을 위해 내외부 이해관계자 소통을 하면서도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 모델로 그룹을 재정립 하고 있다.

사실상 의사결정 기구에서 협의 기구로 역할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미인데 2021년 하반기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인원을 축소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최 회장은 지난해 200여명에 달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인원을 100명대 초반으로 축소한 바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전략적인 ESG 경영 목표를 설정하고 각 계열사 외부 이해관계자와 논의한이사회에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조에 적합하게 조직 다이어트를 한 셈이다.

이에 더해 최 회장은 이사회 중심 경영에 필요한 권한 이양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SK의 이사회가 최고경영자를 평가, 보상하고,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거나 중장기 성장전략을 검토할 수 있도록 실질적 권한을 부여했다.

SK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선언적 성격이 아니라 실질적인 이사회 중심 경영 실천을 위해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기는 등 내용과 형식면에서 외부인사 중심의 거버넌스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이 안착시킨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 모델은 작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SK 이사회에서 해외투자 안건에 최 회장이 반대표를 던졌음에도 나머지 이사들이 찬성해 가결된 것이 대표적인 이사회 중심 경영 사례로 평가된다.

지주사 외에 SKC 이사회에서도 2차전지 음극재 시장 진출을 위해 추진한 해외투자 안건이 부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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