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계, 주주행동주의 기반 ESG 투자 전략 확대 기대

배당과 사회 가치와 연동한 '파이낸셜 스토리' 작동

2019년 대비 전사 배당금 규모 9.54% 증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주주행동주의 투자자에 화답하면서 ESG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ESG 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주)를 시작으로 주주행동주의 등 투자 기관 요구를 수용해 배당 성향 개선뿐만 아니라 배당 정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30일 투자전문회사이자 지주사인 SK(주) 이사회를 개최하고 SK증권과 신탁 계약 방식으로 6개월간 자기주식 2000억원을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특별배당 재원의 사용 방식을 배당금 증액 대신 2025년까지 매년 시가총액의 1% 이상 자기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의 이번 결정으로 SK(주)뿐만 아니라 그룹 전반으로 주주 친화적인 정책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최 회장은 그간 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존 재무 성과뿐만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은 이야기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해왔다.

그 과정에서 SK(주)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비재무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핵심적인 전략 목표로 설정하고 이와 관련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의 ESG 경영을 강화했다.

주주 친화적인 배당 정책과 배당성향 확대는 주주행동주의를 기반으로 한 기업 관여(Corporate Engagement) 방식의 ESG 투자 전략에 호응하는 측면이 크다.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SK(주)와 같은 지주사가 저평가 받는 이유로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주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측면이 크다고 지적해 왔다.

이에 ESG 투자자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측면에서 지주사들이 적극적으로 배당 성향을 개선하고 주주환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SK의 자사주 소각 발표는 회사가 그간 표명해 온 주주환원 강화를 실천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가 일방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 아닌 주주와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진정한 주주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채원 의장은 지난 4월 SK(주)에 24%에 달하는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이밖에도 미국계 투자회사 도턴인베스트먼트도 유사한 내용의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ESG 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자회사 물적분할 후 상장과 같은 지배구조 부정 이슈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SK의 이번 결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ESG 투자를 촉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SK그룹 서린빌딩 전경 사진. SK
SK그룹 서린빌딩 전경 사진. SK

파이낸셜 스토리, ESG 투자 촉진으로 이어져

나아가 최태원 SK 회장이 파이낸셜 스토리의 일환으로 ESG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SK(주)에 이어 그룹 전사적으로 배당 성향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실제 SK(주)는 절대 배당액을 기준으로 그룹 전체의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임원 성과에 반영하는 등 ESG 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SK(주는) 사회적 가치의 항목으로 경제간접 기여성과, 환경성과, 사회성과를 두고 있는데 배당은 경제간접 기여성과에 포함된다.

파이낸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배당 성향 확대는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2022 SK(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그룹 전사 배당금 규모는 2019년 3조803억원에서 2021년 3조3742억원으로 9.54% 증가했다.

나아가 최 회장은 최고 경영자 평가와 보상, 중장기 성장 전략에 포함된 배당 정책 등에 대해서 계열사가 독립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SK(주)의 자사주 소각 결정에 따라 각사가 중간배당은 물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 정책을 외부 이해관계자 요구에 맞게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소각과 관련해 이성현 SK(주) 재무부문장은 "불투명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어 이러한 성과를 주주가치로 이어가기 위해 자기주식 매입을 결정했다"며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실천해 주주에게 신뢰받는 ESG 선도 기업으로 인정 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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