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

1. 공공기관의 대응, 디테일에 달렸다

2. 이해관계자는 국민과 정부

3. 과제는 중요성 지도에 있다

4. 협력기업과 함께하는 ESG 대응

5. 지속가능보고서가 성과 높인다

6. ESG평가와 경영평가

7. ESG는 기회, 부문별 성공사례

8. 가치와 명성, 디테일에 있다

 

[서명지 CSR impact 대표] 지난 10년간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정주 여건 변화와 지역인재 채용을 통한 ‘혁신도시의 지역경제 거점화 전략’ 등 다양한 공공주도의 시도가 있었다.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에서도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포함한 지역주도 균형발전, 혁신성장기반 강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지역 고유 특성 극대화라는 3대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국정과제를 도출했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창출 우수사례 경진대회 및 사회가치포럼, PSR 가치포럼, 지역사회공헌인정제 등 다양한 주관기관에서 공공기관의 우수사례 선정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공공데이터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혁신사례와 주민참여를 통한 적극 행정 사례를 살펴본다.
 

지하철 유휴공간의 변신, 도심 공공물류 플랫폼 사업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언택트(Untact) 소비문화가 활발해짐에 따라 도심 내 택배 물동량이 지난 2014년 대비 108%로 지속해서 증가하며 교통 혼잡, 안전 문제, 대기오염 등 사회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물동량 증가 상황에서 서울 도심 물류 부지가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국토교통부에서는 ‘제3차 물류 시설 개발 종합계획(2018)’을 발표하고 서울시도 연이어 ‘도시철도 시설 활용 생활 물류 시설 확보 계획(2020)’을 내놓은 바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에 공공서비스 혁신을 위한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에 부응하여 지하철 역사 내 공실 상가 등 유휴공간을 활용해 생활 물류 서비스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생활물류센터를 조성했다. 기존 ‘물품 보관과 전달함 운영’ 외에 ‘여행객 캐리어 보관과 배송’, ‘물품 장기보관 셀프스토리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기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기반의 O2O 물류 플랫폼을 개발 추진했다.

그동안 지하철 역사뿐만 아니라 지역의 유휴공간 활용에 대해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예술가와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공간, 청년과 사회적기업들의 창업을 위한 입주공간으로도 활용된 바 있다. 그러나 환경개선으로서의 단기간의 성과는 있으나 비즈니스 모델이 구체화되지 못한 공간지원사업은 육성 기간이 끝나면 함께 소멸된다.

지하철 역사는 다양한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공간으로 관리 운영상 절차나 비용 등의 특수성도 있고, 낙후되고 열악하여 보수가 시급한 곳도 있었다. 인프라가 조성되지 않은 단순 공간 지원사업은 다시 공실이 되는 상황들을 많이 보게된다. 지역 활성화와 홍보를 염두에 둔 테마 역사의 경우 시민들의 호응이 높은 곳도 있지만,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디자인과 지역과 전혀 연관성이 없는 콘텐츠를 조성해 놓은 곳은 또다시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게 된다.

짐 없는 여행으로 시민들의 생활편의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서울교통공사의 사례는 지하철 통행데이터와 역사 상권을 토대로 각 역사의 지역적 특성을 검토하고 외국인과 관광 통행 비중이 가장 높은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을 시범 사업지로 선택했다. 이는 지속가능성과 활용도를 고려한 사업모델로 유휴공간의 운영이 핵심 사항이다.

생활물류 지원센터 개념도. 제공 : 서울교통공사
생활물류 지원센터 개념도. 제공 :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역사 내 생활물류센터에서 고객의 ‘수하물 보관과 배송’을 접수한 후 ‘수하물 보관’, ‘항공스케쥴에 따른 수하물 공항 배송 대기’, 최종적으로 ‘공항 출국장까지 수하물 배송’ 등으로 단계적인 ‘캐리어 보관과 공항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물류 전문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더 하고 있다. 2019년 12월 홍대입구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달 만에 월평균 캐리어 보관 건수는 약 4000건, 공항 배송 건수가 160건에 이르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서울역, 잠실역, 명동역, 김포공항역, 종합운동장역 총 7개 역으로 확장됐다.

서울교통공사의 우수 혁신사례는 신규 생활 물류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비운수 사업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여 실버인력과 경력단절 여성 등 취약계층의 사회적일자리를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고객 편의와 관리 효율을 향상시킴으로써 예산을 절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내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지하철 역사 인근 캐리어 보관사업은 1인당 평균 13만원가량의 소비를 유발해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

유휴공간의 활성화, 공실 상가의 환경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은 각각의 사회문제로 접근하기보다 혁신적인 생태계를 조성하여 서로가 견인하는 모델로 지속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주민참여형 혁신모델

공공기관 혁신 강의에서 만나게 되는 전국의 시설공단 담당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질문한다. 체육·문화·공원과 주차장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재정의 한계와 코로나로 인해 장기간 시설 개방도 못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경영평가에서 의미 있는 성과들을 만들 수 있겠냐는 것이다.

공공 시설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에서 공간을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으로 어떻게 혁신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고민을 심도 있게 발전시킨 인천시설공단의 혁신사례를 살펴보자. 지방공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협치’가 중요한 화두로 인식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협치, 혁신의 과정은 멀고도 험하다.

인천시설공단의 시민 참여 경영혁신 플랫폼 ‘Triple I’는 시민의 의견 반영(Idea), 시민과 함께 개선(Improve), 시민 참여 예산(Invest)을 의미한다. 과거에 없던 ‘커뮤니티센터’ 개념과 ‘시민에게 공간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신념을 전사적으로 공유하면서 ‘300 시민자문단’을 통해 지역사회의 현안을 발굴하고 공동 대응하는 리빙랩으로 발전됐다.

또한 혁신플랫폼을 하나의 단위 사업이 아니라 시스템으로써 인식하여 ‘인천가족공원 온라인 성묘 시스템 최초 도입’, ‘청라·영종 공원 힐링 공간 조성’, ‘지역사회 문제를 발굴·해결하는 시민 커뮤니티 플랫폼(커뮤니티센터)’ 운영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 공공-민간-시민이 참여하는 민관협력 거버넌스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았던 변화의 폭이 넓고 깊은 다층적인 사회문제에 대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 사회적 임팩트를 극대화한다.

인천시설공단의 공공-민간-시민 혁신 네트워크(Public-Private-People Partnership) 의 질적 성장을 위해 공단의 사례를 토대로 ‘지방공기업 커뮤니티센터 표준 모델 연구’까지 진행했다. 이는 시설관리공단 유형의 지방공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리빙랩을 활성화할 수 있는 모델 제시를 통해 혁신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한걸음 제시하는 데 의미가 있다.
 

*시리즈는 이종재 PSR 대표와 서명지 CSR impact 대표의 협의와 집필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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