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감 207일만 석방… 재범 위험성, 사회의 감정 등 고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투자 '탄력'… 코로나19 지원책 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최문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혐의로 영어의 몸이 된 지 207일 만인 오는 13일 가석방된다.

법무부는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비공개로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어 광복절 기념일 가석방 대상자들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 결과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번 가석방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이 부회장 가석방은 사회의 감정과 수형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월 18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뇌물공여 등 국정농단 혐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고, 그는 재판이 끝난 직후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이날 이 부회장의 구속은 지난 2018년 2월 5일 2심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3년 만에 이뤄졌다.

수감 후 이 부회장은 급성 맹장염 수술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조용히 수감생활을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월 말 기준으로 형기의 60%를 채웠고, 모범수로 분류돼 서울구치소의 예비 심사를 통과해 이날 최종 심사 대상에 올랐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가석방으로 한시름 놨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록 법무부의 취업 허가 발급 등 추가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오너’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을 위한 발판은 마련했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 부회장의 복귀로 보다 미국과 대만처럼 빠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먹거리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도체·디스플레이가 한 번에 몇 조원 단위의 투자를 필요로 하는 사업인 만큼, 오너의 결정이 절대적이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도 눈여겨 볼 지점”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 부회장은 1년에 3분의 2는 출국해 글로벌 인맥 확보와 투자에 집중해왔다”며 “지난해 네덜란드 ASML 본사 방문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ASML은 차세대 반도체 생산 공정인 극자외선노광(EUV)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 부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멜트블로운·MB) 도입, 생활치료센터 제공, 의료진 파견 등을 추진했다”며 “이 부회장이 가석방 된 만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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