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뚜레쥬르 홈페이지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CJ그룹이 국내 2위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뚜레쥬르 매각에 나섰다.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외식 부문 핵심 사업을 연이어 처분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CJ푸드빌의 사업 부문 뚜레쥬르 매각을 위해 딜로이트안진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에 티저레터(투자안내문)을 발송했다.

뚜레쥬르 매각설은 지난 5월부터 돌았지만, 당시 CJ그룹은 이를 전면 부인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다수의 투자자와 꾸준히 접촉하면서 사전 수요 작업을 물밑에서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뚜레쥬르는 CJ푸드빌 브랜드 중에서도 알짜 자산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뚜레쥬르는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중 2번째로 가맹점 수(1318개)도 많고, 시장 점유율도 25.8%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예상 매각가는 3000억원 안팎으로, 지난해 말 연결 기준 CJ푸드빌 매출액은 8900억원 수준인데 이 가운데 절반은 뚜레쥬르가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CJ푸드빌의 빕스,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 외식 사업 브랜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CJ그룹에서 식품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CJ제일제당은 올해 상반기 창사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낸 반면 외식 계열사인 CJ푸드빌은 지속적인 실적 악화에 시달리면서 더욱 대조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CJ푸드빌 내 알짜 자산으로 꼽히는 뚜레쥬르의 현금화에 나서게 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CJ푸드빌은 지난해에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고 올해 잔여 지분까지 모두 넘겼다. CJ푸드빌이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하면서 영업적자가 큰 폭으로 줄긴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업계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이에 따라 추가 현금 확보를 위해 알짜 자산인 뚜레쥬르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같은 매각 작업은 단순히 CJ푸드빌의 유동성 확보에 그치는 게 아니라 CJ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이어진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식품업계 고위 관계자도 미디어SR에 “CJ그룹이 핵심 3개 사업을 제외한 사업부문을 정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면서 다른 계열사에서도 자산 매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CJ그룹은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행사가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드라마 및 영화 제작에 차질이 생긴 데다 영화관은 하루 관객이 1만명으로 급격히 쪼그라들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의 부채를 늘렸던 미국 슈완스 인수가 글로벌 메이저 식품회사로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미국 내 HMR시장에서의 깜짝 인기를 얻는 것으로 이어지는 ‘반전’을 맞이했다. 이에 따라 그룹 내에서도 사업 구도 재편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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