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혁, 체질개선...CJ 위기 극복 다짐, 이재현 친정체제 구축
구조개혁, 체질개선...CJ 위기 극복 다짐, 이재현 친정체제 구축
  • 정혜원 기자
  • 승인 2020.03.3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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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CJ주식회사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 CJ주식회사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30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CJ지주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날 김홍기 CJ지주 대표이사는 “경영패러다임을 전환하여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이사회 보수 한도 승인 △사내이사, 사외이사 선임안 등이 상정된 가운데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당초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BCI),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 플로리다연금(SBAFlorida) 등 3곳의 해외 기관투자자는 최은석 사내이사 선임안과 유철규 대한내과학회 이사장이자 서울의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데 반대표를 던졌다. 유철규 사외이사의 출석률은 62.5%를 기록했으며 플로리다연금은 그가 납득할 만한 사유도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사내이사 재임을 반대했다.

BCI와 SBAFlorida, 두 곳의 기관투자자들은 감사보고서가 없다며 재무제표 승인 건에도 반대했으나 CJ 측은 지난 19일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CJ관계자는 미디어SR에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시차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 않은 탓에 착오가 생겼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총에서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재현 최측근으로 통하는 최은석 경영전략 총괄부사장은 지주사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그룹 경영에 입김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로써 손경식 회장, 김홍기 대표이사에 이어 최은석 총괄부사장까지 3인 체제가 구축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박근희 부회장은 CJ 대표이사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대한통운 대표로서 대한통운 살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홍기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봉쇄 및 격리에 따른 공급 충격, 외출 자제 등에 의한 소비 충격, 그리고 증시 급락 및 신용경색에 의한 금융 충격 등 전례 없는 복합 충격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공격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통해 충격을 완화하고자 하고 있으나, 만일 글로벌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도 있을 것이라 우려된다”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충격과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으로 혁신성장과 초격차역량 확보, 책임경영의 CJ 일류문화 정착을 꼽았다. 그는 “핵심 사업과 관련된 연구‧개발(R&D), 기술 및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우수 인재를 확보해 도전적인 초격차역량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익성이 동반되는 ‘혁신 성장’을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임직원들과 함께 ‘하고잡이’형 글로벌 일류 인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하고잡이’ 는 뭐든 하고 싶어 하려는 의욕이 충만해 일을 만들어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CJ 이재현 회장은 ‘하고잡이’형 인재가 뛰어난 창의력을 바탕으로 즐겁게 일하고 최고 성과를 내며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봤다.

실제 2019년 CJ그룹은 창의력 하나로 승부를 본 해였다. 김 대표는 “지난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CJ그룹은 획기적 성장과 초격차 역량 확보를 위한 의미있는 성과들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CJ ENM에서 투자 배급한 영화 <기생충>은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국제 영화제를 휩쓸며 올해 초 아카데미시상식 오스카 4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영화사뿐 아니라 세계영화사에 한 획을 그으면서 글로벌 메이저 제작사에 성큼 다가섰다.

CJ제일제당도 미국 슈완스 인수로 글로벌 메이저 식품회사로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국내 HMR시장의 선두주자 지위를 더욱 공고히했다.

영화 '기생충' 스틸컷.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생충' 스틸컷.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승부수 ‘창의력’, 올해도 통할까?

올해도 CJ제일제당은 슈완스를 통해 전체 가공사업 매출의 37%에 해당하는 2조 6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CJ그룹 맏형인 CJ제일제당은 최근 코로나19의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다. 미국 내 식품 수요 증가로 현지에서 사재기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냉동만두와 햇반 매출은 평소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슈완스 냉동피자의 경우 일부 대형마트에서 품절사태를 빚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175%로 유동비율은 98%이다. 증권업계는 식품업계 평균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은 각각 115%, 100% 수준임을 고려하면 CJ제일제당의 재무구조가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은 회사채 중 1500억원은 이달 초 이미 상환이 됐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7000억~8000억원에 이른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과도한 우려 때문에 주가가 급락했다고 봤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기인한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타업체 대비 제한적"이라면서 "보유 현금(7000억원) 감안시 시장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CJ CGV는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CJ ENM의 콘텐츠 사업은 글로벌 기업 넷플릭스와 공조와 확정되면서 상승세를 기대하고 있다.

CJ ENM은 ‘책임경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화제를 모았던 인기 경연 프로그램 ‘프로듀스101’의 국민투표가 조작되어 왔다는 사실이 밝혀져 그간 쌓아올린 긍정적인 이미지와 인기를 한순간에 잃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허민회 대표가 펀드 조성 외에 프로듀스101 투표 조작 재발 방지 및 방송 공정성과 투명성, 콘텐츠 질적 향상을 위해 시청자위원회 설치 계획을 밝히면서 새출발을 약속한 상태다. CJ ENM의 시청자위원회 설치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홈쇼핑 등 시청자위원회 설치 의무 사업자를 제외하고 업계 최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IT 사업부문과 올리브영 사업부문 분할을 통해 양 사업부문이 전문화된 사업영역에서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CJ푸드빌은 부진 점포를 축소하고 일부 사업의 매각 등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는 등 체질개선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투썸플레이스 지분을 매각해 18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성이 낮은 매장은 대폭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당분간 CJ그룹은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으로 선회하고 당분간은 반드시 필요한 M&A를 선별해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주사 조직 인원의 절반 가량을 계열사로 복귀시키면서 인원 수도 축소하는 등 계열사 책임경영을 강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정혜원 기자 wo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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