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 권민수 기자] 카카오가 뉴스 댓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뒤 욕설 등 악성 댓글(악플)이 줄어들었다고 18일 밝혔다. 이용자가 직접 악성 댓글을 신고하는 사례도 많아져 전반적으로 깨끗한 생태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지난 2월 포털 다음과 카카오톡 #탭의 뉴스 댓글 운영 정책을 개편했다. 댓글 신고 기준에 ‘차별·혐오’ 항목을 추가하고, ‘덮어두기’, ‘접기’ 등 댓글 영역의 노출을 관리하는 기능을 신설했다.
그 결과, 3월 한 달간 댓글 신고 건수는 개편 이전 대비 약 2배 증가했으며,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5월에도 개편 이전에 비해 14% 늘어났다.
신고 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악성 댓글 삭제 건수도 3월 한달간 개편 이전 대비 65% 증가했고, 5월에도 개편 이전보다 7% 늘어났다.
카카오는 "욕설/비속어가 포함돼 있지 않더라도 불쾌감을 주는 댓글이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와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조처됨으로써 댓글 환경이 청정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성 댓글 신고 및 조치 건수도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욕설 등을 포함한 악성 댓글도 20% 이상 감소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댓글의 욕설을 음표 모양으로 변경해 노출한다. 카카오에 따르면, 댓글 개편 후 음표 치환된 댓글이 20% 이상 감소했다.
신설된 기능 중에서는 보고 싶지 않은 댓글을 향후 보이지 않게 하는 ‘덮어두기’ 기능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 영역 자체의 노출을 관리할 수 있는 ‘접기’ 기능과 특정 댓글 작성자를 보이지 않게 하는 ‘이 사용자의 댓글 활동 숨기기’ 기능이 뒤를 이었다.
카카오는 지속적인 서비스 개편으로 기업의 디지털 책임(CDR)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CDR이란 디지털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기업이 정책과 제도를 통해 긍정적 미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이번 개편을 통해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자들의 선한 의지로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지속적인 노력과 서비스 개편으로 기업의 디지털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는 정책과 서비스 개편에 이어 17일 국가인권위원회, 한국언론법학회와 ‘온라인 혐오표현 대응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인권정책을 이끄는 정부기관과 국내 대표적인 정보기술(IT) 기업, 전문성을 축적한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혐오표현 근절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