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댓글창.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네이버와 다음이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악플이 연예인 개인 SNS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포털의 연예뉴스 댓글 폐지는 가수 설리 등 유명 연예인이 악플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연예뉴스 댓글에서 발생하는 인격 모독 수준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다음 연예뉴스 댓글창을 폐지하기로 결정했고, 이어 네이버도 지난 5일 연예뉴스 댓글서비스를 종료했다. 

네이버는 “뜨거운 관심을 받는 연예인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다루는 댓글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격권 침해 문제에 책임을 공감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연예뉴스 댓글 폐지를 통한 악플 방지는 포털에만 유효한 전략이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악플 지분을 차지했던 포털이 닫히자 갈 곳 잃은 악성 댓글들이 오히려 연예인의 개인 SNS를 직접 겨냥하게 된 것이다. 

한 여성 연예인은 최근 인스타그램에 미술관 관람 인증샷과 함께 "작가님 작품 멋있다"는 글을 올렸다가 악플에 시달려야만 했다. 한 네티즌이 "좋아하는 게 사진일까요 아니면 고상함을 소비하는 자신일까요"라는 댓글을 남겼고, 이를 질타하는 다른 누리꾼들로 댓글 창이 혼란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이 연예인은 댓글 창을 임시로 닫아버리기도 했다. 그는 이후 "포털 연예뉴스 댓글이 닫힌 후에 인스타 악성 댓글이 증가한 것 같다"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 다른 남성 연예인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100만원을 기부했다는 인증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악플의 역풍을 맞았다. 그가 기부한 액수를 두고 "겨우 100만원 내고 생색낸다", "2억 기부한 연예인도 인증글 안 올렸다"는 엉
뚱한 화살을 맞은 것이다. 결국 이 연예인은 게시글을 삭제하고 말았다. 

한 연예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연예뉴스 댓글이 금지돼 당장 눈에 보이는 악플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면서 "하지만 소속 아티스트 개인 SNS와 소속사 공식 게시글 등에는 악플이 더 증가됐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댓글 삭제는 물론 법적 대응도 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악플을 일일이 대응하기는 어렵다"면서 "악플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NS는 개인의 사생활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유명인을 중심으로 악플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악성 댓글 가리기 기능을 도입했지만, 이것으로 악성 댓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최근 사례에서 드러나고 있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악성 댓글을 막기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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