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사진. 김민영 디자인 기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내에선 대니얼(Daniel)로 불린다. 카카오 출신으로 2015년 하반기 카카오뱅크 설립 TFT를 이끌고 이용우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 체제로 카카오뱅크의 탄생을 주도했다.

올해 초 이용우 전 대표가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사임하고 21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하면서 단독대표로 임명됐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대주주 카카오와 1주밖에 차이가 안 나는 2대 주주인 만큼 한투 출신 인물을 공동대표로 새로 영입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많았다.

IT 전문가인 윤 대표와 금융전문가 이 전 대표가 카카오뱅크의 균형을 맞추며 안정적으로 운영해왔기에, 윤 대표 혼자서는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했다. 하지만 윤호영 대표는 카카오뱅크를 출범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고 지속해서 순이익 규모를 키워오고 있는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3월 단독 대표로 추천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카카오뱅크 내부에서는 윤 대표가 2년여 만에 카카오뱅크를 안정 궤도에 올려놓은 만큼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는 불식된 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윤 대표는 1996년 대한화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에르고다음다이렉트 경영기획팀장, 다음 경영지원부문장을 거치면서 금융과 IT 기술을 융합하는 데 오랜 경험을 쌓아온 것으로 평가된다. 
 
1971년생으로 은행장 중 가장 젊은 만큼 카카오의 수평적 조직문화를 카카오뱅크에도 적용해 직함없이 영어 이름으로 회의를 하는 등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특히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카카오뱅크에 안식휴가제를 도입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올해 하반기 카카오뱅크 IPO 준비를 시작하고, 내년부터 토스뱅크가 경쟁 대열에 합류하는 등 단독 대표로 새 임기를 시작한 윤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특히 IPO 직전 연도 실적으로 반영되는 남은 2~4분기 실적을 '폭풍 성장'으로 평가되는 1분기보다도 더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7호 인재로 출마해 경기 고양시정 국회의원에 당선돼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1992년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을 거쳐 동원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굵직한 임원을 맡아온 한투맨이다. 정통 금융권 출신으로 민주당 내 몇 안 되는 실물경제 전문가다. 한투금융지주가 주도한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윤호영 대표와 함께 참여했으며, 공동대표로서 카뱅을 2년 만에 흑자 전환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당선인은 30여년간 몸담았던 금융권을 떠나 52만주에 달하는 카카오뱅크 스톡옵션까지 포기하고 정치의 길로 들어섰다. 그만큼 분명한 사명감과 목적의식을 갖고 정치권에 발을 디딘 셈이다. 이 당선인은 민주당 의원으로 출마하면서 네거티브 규제의 전환과 혁신 산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다져 주목받기도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용우 당선인이 은행업 현장에 있으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 것 같다"면서 "특히 여러 규제로 인한 한계에 갈증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에 30년 넘게 몸담은 분이 규제 완화를 위해 정치에 뛰어든 적이 없었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났다.

이 당선인은 동원증권 상무 시절 전략기획실장으로 한국투자신탁 인수합병을 이끌며 사실상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설계했다는 평을 받는 대단한 경영 능력의 소유자다. 김남구 한투지주 회장이 이를 높게 평가해 직접 이 당선인에게 카카오뱅크 TF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인품도 뛰어나 함께 일하는 직원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아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용우 당선인은 인품, 리더십 등 리더로서의 여러 미덕을 두루 갖춘 훌륭한 상사였다"고 회고했다.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이자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 작년 말 35년 동안 근무한 한투금융그룹을 떠나 카카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카카오뱅크 의장으로는 지난해 11월 물러난 후 4개월 만인 지난 3월 다시 복귀했다. 하반기 IPO를 앞둔 카카오뱅크에 IB 전문가인 김 의장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설립 과정부터 깊숙이 참여해 내부 사정에 밝다. 이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카카오의 금융사업 확대를 위해 김남구 한투지주 회장에게 직접 김 부회장의 영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금융 계열사 다수에 등기임원으로 올라가 경영 전반을 두루 챙기는 핵심 경영자다. 김주원 의장이 등기임원으로 올라와 있는 계열사는 5개로, 실질적인 카카오 오너인 김범수 의장(4개)보다 많다. 현재 카카오뱅크뿐 아니라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벤처스의 기타 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 의장이 카카오에서 은행-간편결제-증권 등 카카오 금융 계열사 전반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김 의장은 1985년 한투증권 전신인 동원증권에 입사한 이래 쭉 한투금융에 있었다. 2006년 한국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한 뒤 한국투자파트너스 사장을 거쳐 한국투자운용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임원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한투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해 1년간 김남구 회장과 손발을 맞춰오다 지난 3월 카카오 부회장으로 이적하면서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에도 복귀했다.

김광옥

카카오뱅크 사내이사 겸 부대표. 이용우 전 공동대표가 사임하고 윤호영 단독대표 체제가 결정되면서 윤 대표를 든든히 서포트할 IPO 전문가로 새롭게 영입됐다. 

카카오뱅크는 원래 윤호영·이용우 두 공동대표가 각각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직하면서 중간 의사결정자 없이 대표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제를 유지해왔다. 카카오뱅크는 김광옥 부대표를 영입하면서 이용우 전 대표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CFO 자리뿐 아니라 CSO 자리까지 맡겼다. 

김 부대표는 한국투자증권 투자은행(IB) 본부에서 삼성생명, 삼성카드 등 금융사 IPO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가 정통 IB맨인 김 부대표를 영입하면서 이 전 대표의 빈자리를 채우고 윤 대표의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올해 IPO를 앞두고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셈이다. 김 부대표가 CSO와 CFO를 모두 담당하게 되면서 윤 대표는 재무 부문은 김 부대표에게 맡기고 경영 전반을 살피며 단독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윤호영 대표는 김광옥 부대표 선임에 대해 "김 부대표는 국내 IPO 부문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만큼 하반기 카카오뱅크 IPO 준비가 시작되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부대표는 1993년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한신증권에 입사해 줄곧 한국투자금융지주에 있었다. 한투증권에서 기업금융본부 기업금융을 담당했고, 한국투자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 전무를 역임하는 등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었다. 지난 2015년 카카오뱅크 설립 준비에도 참여한 바 있다. 지난 3월 카카오뱅크 정기 주주총회에서 2년 임기의 카카오뱅크 사내이사 겸 부대표로 새롭게 선임됐다.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카카오뱅크보다 3개월가량 먼저 설립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KT가 실질적 대주주로 참여하고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이 지분을 투자해 설립했다. KT 출신 심성훈 전 행장에 이어 최근 이문환 행장이 2대 은행장에 올랐다. 이문환 행장은 1995년 KT에 입사해 20여년간 KT에 몸담다 2018년부터 올해 초까지 KT의 자회사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고사 위기에 빠진 케이뱅크를 구원하고 영업 정상화를 이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케이뱅크에 왔다. 

케이뱅크는 KT가 대주주에 올라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려던 계획이 KT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으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작년부터 1년여간 자본 부족에 시달리며 개점 휴업 상태를 지속해 왔다. 3개월 늦게 출발한 카카오뱅크가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면서 앞서가는 동안 케이뱅크는 주력 대출 상품 판매를 모두 중단하는 등의 고충을 겪었다. 케이뱅크의 여신 규모가 1조 5000억원 수준에서 멈춘 사이 카카오뱅크는 3월 말 기준 16조7000억원 규모로 훌쩍 성장했다. 케이뱅크 총자산 규모는 카카오뱅크의 10분의 1 수준인 2조6000억원에 머물고 있다.

이문환 행장이 등판하고 케이뱅크는 BC카드를 통한 우회증자안을 내세우면서 재기를 꾀하고 있다. 최근 20대 국회 막바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KT가 직접 대주주로서 유상증자에 나설 수도 있게 됐다. 케이뱅크는 내달 자본확충이 완료되는 대로 신용대출상품 판매를 재개하고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출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한편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위한 내부 스터디를 진행 중이며, 단기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구체적인 출시 시기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 100% 주담대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카카오뱅크의 독무대였던 인터넷은행 경쟁 판도가 내년 경쟁에 합류할 토스뱅크와 함께 3파전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은행 '최초'라는 타이틀에 무색하게 그동안 간 기지개를 켜지 못했던 케이뱅크가 이문환 행장의 주도하에 부지런히 카카오뱅크의 뒤를 쫓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승건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간편 송금 서비스에서 시작해 증권사, 인터넷은행 등을 두루 가진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무섭게 성장 중이다. 특히 두 번의 도전 끝에 3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는 데 성공하면서 내년 하반기에 '토스뱅크'의 본격적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토스뱅크는 전통 금융권에서 소외되어 온 중신용 개인고객 및 소상공인(SOHO) 고객에 집중하는 유럽형 챌린저 뱅크를 모델로 삼고 있다. 중금리 대출에 집중하겠다는 타깃 설정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와 비슷하다.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비바리퍼블리카라는 혁신적인 핀테크 기업이 인터넷은행의 출범을 준비하고 있어 금융 데이터 활용, 혁신성 측면에서 작지 않은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 거대 시중은행이 주요 주주사로 참여해 탄탄한 자본 안정성을 갖췄다. 이에 후발주자이지만, 토스뱅크가 케이뱅크보다도 카카오뱅크에 더 위협적인 존재가 될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측은 토스뱅크를 경쟁자보다는 함께 시장을 형성하는 상생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카카오뱅크 경쟁의 대상은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시중은행이지, 이제 막 스타트 선상에 선 인터넷은행은 아니라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18개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들이 경쟁하는 와중에 인터넷은행은 이제 막 시장을 함께 형성해나가는 단계이므로 서로 협력해야 하는 관계"라며 "시중은행이 가진 시장이 훨씬 크기 때문에 인터넷은행끼리 경쟁해봐야 실익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 관련 제도 등을 인터넷은행 쪽에 유리하게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오히려 카카오뱅크 혼자 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낫다"고 설명했다. 

기업공개(IPO)

윤호영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카카오뱅크의 IPO를 준비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으면 내년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출범 2년 만인 지난해 7월 계좌 개설 고객 1000만명을 넘고 올해 3월 말 현재 고객 수 1200만명을 찍은 카카오뱅크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기업공개를 통해 시장에서 자본 조달이 원활해지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IPO를 위한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 전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181%나 급성장한 실적을 거뒀다. 작년 한 해 벌어들인 연간 당기 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한 분기 만에 초과 달성한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출범 3년이 지나지 않은 기업의 IPO 신청에서 직전 연도의 실적을 중요하게 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실적도 중요한데, 카카오뱅크가 최근 제휴 신용카드를 출시하면서 수수료 부문 수입도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제휴 신용카드는 출시 열흘 만에 10만장을 돌파한 바 있다. 

윤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는 지속적인 성장과 ‘카뱅 퍼스트’의 달성을 위해 보다 많은 자본 투자가 필요하며, 자산 증가에 따른 규제 자본 준수를 위해 기업 공개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IPO는 투자 회수 목적이 아닌 지속 성장을 위한 자본 확충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상장 후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가 5조원에서 최대 9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성과 보상안으로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행사가 5000원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한 바 있어 IPO 후 상당한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윤호영 대표는 스톡옵션 52만주를 부여받았는데, 상장 후 차액 추정치는 100억원에서 200억원 사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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