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교체-재연임 속 3기 행장 체제 본격화 예고

해외투자 유치 - IPO 등 산적한 현안 해결해낼까

서호성 케이뱅크 차기 행장(왼쪽)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 각사.
서호성 케이뱅크 차기 행장(왼쪽)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 각사.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국내 1,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나란히 ‘3기 행장 시대’를 열게 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카카오뱅크는 윤호영 현 대표의 재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케이뱅크도 3대 행장으로 첫 비(非)KT 출신 외부인사를 영입하며 변화를 시도한다.

기존 금융사와의 경쟁이 본격화될 2021년을 맞아 국내 대표 빅테크인 양사의 수장이 보여줄 전략이 주목되는 이유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이문환 전 행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공석이 된 행장직에 서호성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을 내정했다.

서 전 부사장은 향후 열릴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행장직 공석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관련 절차를 마무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그동안 삼성생명,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 현대카드, HMC투자증권(현 현대차증권),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등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그는 금융업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온 전문가로 업계 내부에서 이름을 알려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베인앤컴퍼니 재직 시절, 디지털 금융사업모델 개발을 주도하는 등 이후에도 다양한 금융업 전략 부문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2003년 현대카드 재직 시절,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며 ‘신용카드 대란’ 파동으로 위기에 처한 현대카드를 흑자 전환까지 이뤄낸 주역으로 꼽힌다.

이후에는 한국타이어의 전략기획부문장 및 미주본부장, 전략&마케팅총괄 부사장 등을 지내며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큰 기여를 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서호석 신임 행장 후보자가 선임된데는 케이뱅크의 당면과제인 ‘자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현재 자본금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대주주였던 KT가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자본금이 부족해졌고, 급기야 1년 가까이 신용대출 영업을 중단하는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했다.

지난해 이문환 전 행장의 주도로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흑자전환을 위한 자본금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뱅크는 돌파구 중 하나로 해외투자자 유치를 선택했다. 이미 카카오뱅크는 중국 핀테크기업 텐센트와 투자협약을 맺었고, 올해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 역시 미국 내 유력 벤처캐피털(VC)들이 주주로 이름을 올린바 있다.

케이뱅크 역시 해외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시행할 적임자로 서호석 행장을 선임한 것이라는 의견이다.

제공: 케이뱅크, 카카오
제공: 케이뱅크, 카카오

VC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서 행장 후보는 미국 카네기멜론대 대학원, 베인앤컴퍼니 근무 경험 등을 통해 상당한 해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간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투자은행 및 기업 중심의 해외 자본 투자유치를 시도하려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윤호영 현 대표 체제의 재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공동대표였던 이용우 전 대표의 국회 진출로 어수선했던 내부 조직을 빠르게 다잡으며 리더십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호영 대표의 실적도 눈에 띈다. 출범 첫해인 지난 2017년 1045억원 적자를 보인 이후 2년만에 137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58%나 급증했다. 이는 글로벌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성장세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당면과제는 역시 카카오뱅크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기업공개(IPO)’다. 올해 IPO업계 최대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히 뜨거운 편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IPO 열풍의 주역이었던 계열사 ‘카카오게임즈’의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시장가는 약 2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윤 대표 역시 그동안 “소위 ‘카뱅 퍼스트’ 전략의 성공을 위해 IPO 등을 통한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며 IPO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내비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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