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 : 각사 제공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13일 삼성SDI 사업장에서 회동을 하면서 삼성전자가 전기차 시장 확대 진출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동맹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만나 향후 현대기아차가 생산할 전기자동차에 삼성SDI 배터리를 쓸 수 있을지 등을 논의했다.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성 측에서는 전영현 삼성SDI 사장과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현대차그룹 일행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등이 동행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도출되지는 않았으나 재계 서열 1, 2위를 다투는 두 그룹의 총수와 배터리 부문 연구 개발 파트 핵심 임원의 만남이 향후 양사의 전략적 제휴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해 1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난해 10만대 가량 전기차를 생산했는데 안정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존 밴더인 LG화학(현대차), SK이노베이션(기아차)로는 부족해 삼성SDI와 파트너십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디어SR에 "전기차 생산 물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현대차그룹이 삼성SDI의 손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의 자동차 관련 다양한 라인업을 고려하면 그 이외의 협력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충격에 강하고 소형화가 가능해 주행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회동에 함께한 황성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관련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1회 충전에 8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관련 원천 기술을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하는 등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2030년 무렵 상용화가 예상되는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해 두 그룹 총수가 만난 것을 두고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로 넘어가는 로드맵 구상에 앞서 기술적 부분을 검토를 위한 회동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SR에 "현재 전고체 배터리 개발 로드맵을 밝힌 것은 도요타가 유일하다"며 "가격 요소와 안정성 이슈로 대중화가 쉽지 않으나 시장 상황을 유추해 보면 현대차도 차세대 전기차 로드맵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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