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네트워크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네트워크
  • 이승균 기자
  • 승인 2020.04.0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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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디자인 기자
이미지 : 김민영 디자인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현직 회장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국내 항공산업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대외적인 악재로 인해 비상경영 체계에 돌입한 대한항공을 정상화하고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주축으로 한 제3세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최종적으로 승리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4월 부친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하며 회장직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 이후 누나인 조 전 부사장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른바 남매간의 전쟁이 그것이다. 그 과정에서 모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세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조 회장의 외모도 두드러진다. 1975년생으로 그의 키는 무려 193cm에 달한다. 큰 체격만큼 목소리로 크다. 어떤 기자들의 질문에도 대부분 본인이 즉답하는 스타일이다. 측근이 답변을 하다 질문자가 만족해하지 않으면 거침없이 발언권을 가져와 추가로 답변을 쏟아내는 모습도 그의 성격을 드러낸다.

부친의 작고 이후 첫 글로벌 데뷔무대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에서 새 의장으로 선임돼 항공시장을 이끄는 차세대 리더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월에는 자발적으로 중국 우한 교민들을 데려오기 위한 항공편에 올라타 화제와 물의를 동시에 빚어내며 뉴스인물로 주목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활주로에서 쉬고 있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등 역발상 경영 전략으로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는 수완을 보여주기도 했다. 

석태수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한진칼의 대표이사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KCGI와 반도건설 등 이른바 3자 연합의 경영권 확보 시도를 정면으로 막고 있다. 자신을 드러내는 편은 아니나 최근 모처럼 진행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자 연합에 대해 "결국 한진칼의 경영권을 장악해 궁극적으로 돈을 벌겠다는 것"이라고 꼬집는 등 외부 세력에 공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항공업의 복잡성을 고려하면 3자 연합 따위가 낄 수 있는 판이 아니라는 그의 표현 수위를 볼 때 의도적인 언급으로 보이기도 한다. 석 대표가 김신배 SK그룹 전 부회장을 내세운 3자 연합에 대해 노골적이고 일방적인 공격과 비판을 쏟아붓는 배경에는 그의 남다른 이력이 있다. 

석 대표는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대한항공 경영기획팀장, 경영기획 실장, 미주지역 본부장 등 요직을 거친 항공분야에서 보기 드문 전문경영인이다. 조양호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며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내부 임직원의 지지도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조 회장이 떠난 이후 조원태 회장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모습이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자 땅콩 하나로 대한항공을 전 세계 언론에 알린 장본인이다. 갑질 논란이 없었다면 한진칼을 정점으로 하는 대한항공, 한진, 진에어, 한진칼네트워크 등 그룹의 관광, 서비스 부문 파트 실권을 장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 부친 조양호 회장은 지분을 미리 후계자 1인에게 몰아 주거나 아예 계열 분리시켜 분쟁의 씨앗을 잘라버리는 타 대기업 오너와 달리 생전에 3명의 자녀 모두에게 거의 균등하게 지분을 분배했다. 1인 오너 체제가 아닌 다른 방식을 고려한 선친의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버지께서 "가족과 협력해 사이좋게 이끌라"는 유언까지 남겼으나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는 허공의 메아리일 뿐이었다.

남동생인 조원태 회장에 대한 조 전 부사장의 전쟁 선포는 지난해 11월 조 회장이 정기인사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 최측근 인물들을 배제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동생과의 협의과정을 통해서는 경영 일선에 복귀할 확률이 없다고 판단한 조 전 부사장은 눈엣가시와 다름 없는 강성부 KCGI대표측에 합류해 버렸다. 완만한 합의를 통한 문제 해결은 더 어려워 보인다. 언론을 통해 익히 알려진대로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원태 회장은 뒤가 없는 화끈한 성격으로도 유명하다. 

김신배

SK그룹 전 부회장이다. 조현아 부사장 측에 선 조원태 회장의 경영 대항마할 할 수 있다. 3자 연합이 내세운 김신배 전 부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이 찬성하기로 결정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에서도 김 부회장 선임 안건에 대해서만큼은 찬성 의견을 낸 바 있다. 

지난 27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KCGI 측이 비록 대패해 사내이사에 오르지는 못 했지만 3자 연합이 한진칼 주주총회 당일에도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이길때까지 간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임시 주주총회에서 다시 한 번 그가 등장할 가능성이 열렸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국내외 자문사들이 김 전 부회장의 경험과 사업감각이라면 한진그룹의 경영 성과 개선에 충분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김 전 부회장은 조원태 회장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인물로 꼽힌다.

강성부

지배구조 개선을 표방하는 사모펀드 KCGI의 대표다. 수익만을 추구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난 여론 속에서 최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본인들이 추구하는 지배구조 개선이 무엇인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부결시켜 그를 회장 자리에서 끌어 내리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한진칼의 자회사로 실제적 경영권 확보에 성공하지는 못 했으나 조 전 회장 낙마의 의미는 남다르다. 

책임투자 전략의 일환인 기업 관여 및 주주권행사 전략을 대놓고 구사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펀드이기 때문이다. 1997년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도파 주식을 적대적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사들이기도 했으나 재계의 구원의 손길로 실패한 바 있다. 만약, 이번 한진칼과의 분쟁에서 최종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한다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권 회장은 한진칼 지분경쟁 속에서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한 표(스윙보트)가 되고자 무단히 노력해왔다. 한진칼 측에 따르면 권 회장이 한진그룹 명예회장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3자 연합 결성 전까지도 조 회장을 상대로 이사 선임 등 경영 참여 권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도파 백화점 적대적 인수에 나섰을 때도 권 회장과 같은 인물은 있었다. 바로 신동방그룹이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당시 미도파는 신동방그룹을 중심으로 한 적대적 인수합병을 재계의 도움으로 무산시킬 수 있었다. 지금 권 회장에게는 총대를 멘 KCGI와 내부자 조현아 전 부사장, 완벽히 우군도 적군도 아닌 국민연금이 있다. 권 회장의 야망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다.

대한항공

한진칼 경영권 장악을 위한 분쟁은 결국 자회사인 대한항공을 얻기 위해서다. 다만 김칫국부터 마셔서는 곤란하다. 대한항공이 건재해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고 진에어를 포함한 한국공항, 칼네트워크 등 손자회사의 생존과 미래가 열린다. 

대한항공의 앞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전체 노선의 90%가 운행이 중단됐다. 실물 경기가 2분기 회복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 2분기에도 전년 대비 71% 승객이 줄 것으로 예측했다.

항공 산업도 위기다. 현금이 바닥난 미국 보잉사는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까지 몰렸고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거부 가능성도 변수다. 항공업 전반의 대내외적인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조원태 회장이 어떤 기지를 발휘해 대한항공을 위기에서 구출할 지 세상이 지켜보고 있다.

이승균 기자 csr@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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