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버닝썬 사진:구혜정 기자

폭행논란, 마약 의혹, 경찰 유착 의혹 등을 받고 있는 클럽 버닝썬의 투자사 대표가 강남경찰서 경찰발전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밝혀지며 유착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4일 공개한 강남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명단에 따르면 강남구 르메르디앙서울호텔의 최모 대표의 이름이 올려있다. 최 대표는 버닝썬이 문을 연 2달 뒤인 지난해 4월부터 강남서 경찰발전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12월 31일 임기 만료로 해촉됐다.

최 대표는 르메르디앙서울호텔을 소유한 전원산업의 대표로 전원산업은 2017년 12월 버닝썬에 2100만원을 출자하고 10억원을 대여했다. 당시 버닝썬의 자본금은 5000만원으로, 아직 이같은 지분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면, 최 대표의 전원산업은 버닝썬 지분 42%를 소유한 셈이다. 

원래 경찰청 예규인 경찰발전위원회 운영규칙에 따르면 유흥업소 종사자 등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남경찰서 측은 최 대표의 약력에 호텔 대표로 기재돼 있었고 지분 등의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최 대표가 직전에 임기를 채우지 못한 인사의 남은 기간만을 수행했고 회의에 2번만 참여하는 등 사실상 활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25일 미디어SR에 "해당 사안에 대해서 계속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강남경찰서의 경찰발전위원회의 회의록도 2015년 2월을 끝으로 지금까지 작성되고 있지 않다. 마지막 회의록 이후 정례회의는 총 22회 실시 됐으며, 회의 후 식사비용 영수증 또한 없는 상태다.

강남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명단. 39번 최모씨(익명)가 버닝썬 지분을 소유한 전원산업의 대표로 확인됐다 / 제공:이재정 의원실

이재정 의원은 "클럽 버닝썬이 소재한 강남 특급호텔의 사장이자, 버닝썬 초기 주요 투자자인 최 모 사장이 강남서 경찰발전위원으로 활동하며 강남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앞서 클럽 버닝썬에서 수많은 형사 사건이 벌어진 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버닝썬 관계자가 아무런 검증 없이 경찰발전위원으로 참여한 것은 관련 규정 위반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의심스러운 유착 정황이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재정 의원이 입수한 버닝썬 관련 112 신고내역에 따르면, 클럽 개장 이후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로 접수된 사건 목록에서 '버닝썬'과 버닝썬이 위치한 '르메르디앙'을 검색하면 폭행, 마약, 성추행, 납치감금 등 12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재정 의원실 관계자는 25일 미디어SR에 "버닝썬 투자사 대표가 강남경찰서 경찰발전위원 명단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공개한 자료는 익명이며, 앞으로도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의혹과 관련, 전원산업 최 대표 측은 미디어SR에 "최 대표이사는 2018년 4월 16일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강남경찰서 경찰발전위원으로 활동했지만, 이는 전임 대표이사 시절인 2006년경부터 참여해오던 위원직을 승계한 것으로, 최 대표이사 본인이 자원한 것이 아니다"라며 "버닝썬 설립 및 임대 계약과 관련없는 2006년경부터 지속해오던 위원직이다. 최초 위촉 배경 또한 강남구에서 오랫동안 호텔업을 해온 회사로써, 지역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봉사하게 된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최근 각종 논란의 촉발제였던 버닝썬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이던 강남경찰서가 수사 주체에서 제외됐다. 강남서가 맡던 사건은 모두 상급기관인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넘어갔다. 경찰청은 강남서에서 수사 중이던 클럽 '버닝썬' 폭력 사건을 서울청 광역수사대로 넘기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마약 유통과 이를 이용한 성범죄 의혹 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강력한 단속을 예고했다. 경찰청은 이달 25일부터 5월24일까지 3개월간 전국 마약수사관을 포함, 수사부서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류 등 약물 이용 범죄 집중단속을 벌인다고 24일 밝혔다. 집중단속에는 전국 지방경찰청과 경찰서 마약수사관 1063명을 비롯해 형사·여성청소년·사이버·외사수사 등 수사부서 인력이 대거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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