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브랜드 하드락VR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빅뱅 승리. 사진. 구혜정 기자

입장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도 한참만에 승리의 클럽 '버닝썬' 사건에 대한 입장이 전해졌다. 하지만, 입장을 밝힌 주체는 승리가 아니다. 승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이다. 승리가 사장으로 있는 클럽의 사건 관련 입장을, 승리의 사장이 대신 밝힌 셈이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의 한 클럽에서 집단 폭행사건이 일어났다. 사건의 피해자인 20대 남성 김모씨는 클럽 이사 장모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출동한 경찰이 폭행당한 피해자인 김모씨를 가해자로 체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더 큰 논란이 됐다. 이와 함께 CCTV 영상도 공개되며 파장은 확산됐다. 

피해자 김모씨는 SNS를 통해 관할 지구대에서 경찰들에게 2차 폭행을 당했으며, 경찰이 클럽과 유착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해당 클럽 내에서 일명 '물뽕'으로 알려진 GHB 약물이 사용돼 여성에게 성범죄를 가했다고도 언급해 큰 논란이 됐다.

그리고 그 클럽이 빅뱅 승리가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태는 더욱 확산됐다. 앞서 다수 방송을 통해 승리가 자신이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혔던 만큼 이에 대한 책임 역시 피하기 어려웠던 상황. 하지만 승리와 소속사 측은 침묵을 지켜 여론에 뭇매를 맞았다.

그러다 입장이 뜬 게 31일 양현석의 입을 통해서다. 양현석은 공식입장을 내고 승리의 변호에 전면으로 나섰다. 

양현석은 "YG는 소속 가수들과의 전속계약을 통해 가수 활동에 관한 모든 부분을 통제 관리하고 사고와 실수의 재발 방지를 위해 계약서 및 관리 시스템을 꾸준히 보완했다. 하지만 근거 없는 구설수에 대비하기란 어려운 일인 것 같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그는 또 "소속가수들의 개인 사업은 YG와 전혀 무관하게 진행된 일이라 사실 확인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사고 당일인 지난해 11월 24일 승리는 현장에 새벽 3시까지 있었다. 해당 사고는 새벽 6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그가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사실 확인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게 양현석의 설명이다. 

승리가 클럽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얼마 전 사임한 까닭에 대해서는 "승리의 현역 군입대가 3-4월로 코앞에 다가오면서 군복무에 관한 법령을 준수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0조에 따르면 '군인은 군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국방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돼 있으며, 구체적으로 '기업체의 이사, 감사, 업무를 집행하는 무한책임사원, 지배인, 발기인 또는 그 밖의 임원이 되는 것을 금지한다'고 기재돼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때문에 승리는 클럽뿐 아니라 승리의 이름이 등재되어 있는 모든 대표이사와 사내 이사직을 사임하는 과정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게 양현석의 설명이다.

양현석은 "승리가 사과의 글로 입장을 밝히려 했으나 제가 잠시 보류하라 했다"면서 "조사를 통해 해당 사건 전말이 좀 더 명확히 밝혀지고 난 후에 입장을 밝히는 편이 좋겠다는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약 관련 건 역시 언급했다. 다만, 클럽 내 마약 복용 의혹에 대한 언급보다는 승리가 마약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주가 됐다. 양현석은 "승리는 얼마 전에도 다수의 근거 없는 제보들로 인해 압수수색 영장을 동반한 강력한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으며, 소변 및 모발 검사를 통한 모든 검사에서 조금의 이상도 없음이 명확히 밝혀졌다"고 언급했다. 여타의 입장에 대해 묻고자 미디어SR은 YG엔터테인먼트에 연락을 취해봤으나, YG엔터테인먼트는 양현석의 공식입장 외의 다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이미 불거진 의혹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또 변명하는 공식입장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정작 당사자인 승리는 침묵하고 있고, 양현석만 열심히 그를 변호하고 있다. 사건에 대한 책임소재가 있는 이는 양현석의 그늘에 숨어 아무런 발언도 않고 있다.

공인으로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식은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물의를 빚었을 때 이를 정면돌파하며 그 책임을 다하려는 것 역시도 응당 요구되는 덕목이다. 

하지만 지금 이 사건에서는 그 책임이 결여돼 있다. 구구절절 변명이 담겼음에도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대중의 질타가 나오는 것은, 책임의식을 다하지 않은 승리의 행동에 그 이유가 있다. 대중이 무엇보다도 아쉬워 하는 부분은 방송에서 성공한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던 그가 정작 책임을 져야하는 순간에는 입을 다물고 있어서다. 지금 무엇보다도 필요한 건, 승리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정확한 상황 설명 및 책임감 있는 대처 모습이다.

키워드

#승리 #YG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