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2일 오후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일부 조합원은 전면 파업을 벌여 서울시 종로구 계동 현대빌딩 앞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나머지 조합원은 부분파업을 벌여 12일 울산시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벌인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지주 권오갑 대표이사에게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 구조조정과 하청에 대한 일방적 비용삭감 등 갑질을 규탄하기 위해 파업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해양사업부 소속 5년 차 이상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근속 15년 이상 만 45세 이상 직원은 조기정년퇴직을 받는다.

더불어 해양공장에서 일하는 현대중공업 직원 2,600명 중 1,220명을 평균임금의 40%만 지급하겠다고 울산지방노동위에 신청했다. 원래 무급휴업을 신청했지만 40%로 수정 신청했다고 현대중공업은 11일 밝혔다. 근로기준법상 휴업 시 평균임금의 70%를 보장해야 한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 7일 담화문을 발표해 일감이 바닥난 현대중공업 상황을 설명하며 노조의 주장에 하나하나 반박했다. 조선사업의 물량을 가져와 해양사업에 나누면 되지 않냐는 노조의 주장에 강 사장은 조선사업의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물량을 나누기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외주물량을 직영으로 전환해 일감을 확보하자는 주장에는 직영 전환 시 부담해야 할 총비용이 증가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중공업의 해양사업본부의 총 원가 대비 인건비는 20%인데 경쟁국가인 싱가포르와 중국은 각각 6%, 3%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수주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희망퇴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12일 미디어SR에 "현대중공업에 인건비 절감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노조가 요구하는 희망퇴직 철회 등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형균 현대중공업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미디어SR에 "노조도 양보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회사는 우리가 요구했던 것과 현대중공업이 이 사태에 오기까지의 역사는 모두 빼놓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만 얘기했다. 노조는 소통에 열심히 임하고 있는데 사측은 그렇지 않다. 우리와 협상할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종합적으로 제안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회사에 유리한 내용만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김 실장은 현대중공업이 재기할 수 있는 방편인 오일뱅크를 현대중공업지주에 포함시켜 정몽준과 그 아들의 지배구조를 강화했다며 경영진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경영 악화에 경영진의 책임이 분명 있는데, 이에 대한 언급 없이 노동자가 문제인 것처럼 취급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현대중공업이 일감을 따내지 못한 이유로 국가 지원 부재를 꼽았다. 그는 국가의 지원을 받는 중국과 싱가포르 기업을 일개 기업이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정부에서 국가 경제의 근간인 자국산업을 키우기 위해 국가가 조선업을 지원하는 시스템의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금이나 고용문제에 대한 안전망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노조는 울산시와 함께 노사정 논의의 장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11일 사내 소식지를 통해 해양 유휴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혀 사측과 노조의 입장 차가 좁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키워드

#현대중공업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