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일감 부족으로 또다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7일부터 9월 14일까지 해양사업부 소속 5년 차 이상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현대중공업은 퇴직 위로금으로 잔여근무기간∙근속에 따라 통상임금의 최대 30개월 치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또 60세 근무 시 수령한 가능한 자녀 학자금을 일시 지급하고 만 59세 이하는 재취업 지원금을 매월 100만원씩 1년간 총 1년간 지급한다.

근속 15년 이상 만 45세 이상 직원은 조기정년퇴직을 받는다. 이들에게는 월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위로금, 여행경비 100만 원, 장기근속 포상금 등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해양공장에 일하는 현대중공업 직원 2,600명 중 1,220명을 무급휴업하겠다고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했다. 오는 10월부터 내년 6월까지 9개월간 연차수당, 휴가비를 제외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근로기준법상 휴업 시 평균임금의 70%를 보장해야 하지만, 불가피할 경우 노동위의 승인을 받으면 이에 미달하는 금액을 지급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난 4월 희망퇴직 신청을 한 차례 받은 바 있다. 10년 차 이상 사무기술직과 생산기술직 직원이 대상이었다. 희망퇴직은 올해 두 번째다. 

현대중공업은 회사의 위기에 따른 결정이라 설명했다. 김숙현 현대중공업 해양사업 대표는 23일 "신규수주에 필요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비상상황이 불가피하다"라며 "이미 많은 회사와 인원이 해양사업을 떠났고, 남은 사람들 역시 예측 불가능한 시장 상황과 물량 확보 경쟁에 힘들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나스르 공사의 아부다비 해상작업 등이 마무리되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해양공장은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 설비 수주 이후 약 4년 동안 일감이 없는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모듈을 제작했던 온산공장 매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나스르 설비 작업 이후 울산 해양공장 가동도 중단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 해양플랜트 발주량이 여의치 않다. 전 세계적으로 해양플랜트 발주량이 줄어든 것도 있고, 그나마 있던 발주도 중국과 싱가포르에서 가져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 3사 모두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를 한 건도 하지 못했다"며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수주를 위해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 전했다. 

노조는 회사의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23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사측의 희망퇴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노조는 유휴인력 활용 방안 등을 쌍방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올해 2월 노조는 고용 유지를 위해 일감 나누기, 시간 나누기 방식으로 해양 일감이 확보될 때까지 유급휴직을 하고 정부 지원금을 받기로 회사와 합의했다"라며 "유휴인력 전환배치, 조선 물량 해양공장 배치 등 방안을 회사에 제안했으나 회사는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고 밝혔다. 

노조는 "과거 일감 부족 시 적극적인 파견, 전환배치 등을 한 사례가 있는데도 회사가 무급휴업을 추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27~29일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일감이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도 물량 자체가 없어 순환휴직, 휴업 등에 들어가 있다. 일감을 조선과 나누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이 수주받은 조선이 있기는 하지만 당장 작업에 들어갈 수는 없어 현재는 일감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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