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조직 구성원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는 해당 기업의 복리후생에서 드러납니다. 미디어 SR은 국내 주요 IT기업의 복리후생을 취재했습니다.


IT기업의 경우, 우수 인재 확보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조직원에 대한 복리후생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실제 복리후생에 만족하는 직원들은 조직에 대한 충성도도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 요즘은 워라밸(워킹 라이프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적 분위기 입니다. 앞으로도 기업이 복리후생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미디어SR은 IT기업의 복리후생을 통해 기업이 조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엿보았습니다. 국내 IT기업과 외국계 IT기업의 복리후생에 대한 인식 차이를 들여다보았으며, 블라인드 인터뷰를 통해 내가 속한 혹은 속했던 IT기업의 복리후생에 대한 속 이야기도 들어보았습니다.

 

사진. 네이버의 모유수유실. 엔씨소프트의 어린이집. 카카오의 심리상담실(각사 제공)

연일 기업 오너들의 '갑질' 횡포가 도마 위에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이른바 '갑질'로 자신보다 낮은 직급의 조직원을 대하는 리더들의 공통점은 조직원을 기업의 주요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 조직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일수록 조직원에 대한 투자에 신경을 쓰게 된다. 연봉 외에 조직 구성원 등에 제공되는 복리후생이 곧 그 투자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더 좋은 인력을 선점하고자 하는 전략 역시 복리후생에 있다.

국내 기업들 중에는 IT기업이 파격적인 복리후생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IT 서비스 업계 특성상 365일 24시간 돌아가는 업무가 많고 빠르게 변화하는 주변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마인드 등이 요구된다. 따라서 복리후생 면에서도 일반 기업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IT기업의 독특한 복리후생에는 휴가, 휴가비 지원, 성과급 지원 외에도 안마 서비스, 운동 시설 및 프로그램 지원, 인문학 등의 강의 프로그램 지원, 동아리 운영, 먹기리 지원, 심리 상담 등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근무 시간 중 주류 제공도 하고 있으며, 게임 회사의 경우 회사 게임 머니를 지급해 직종에 관계 없이 게임을 접할 수 있도록 권장하기도 한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IT기업의 복리후생 항목에 입이 떡 벌어지지만, IT 업계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런 복리후생이 요즘 강조되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과 맞닿아 있지만은 않았다.

IT업계에서 잘 자리잡은 유연 근무제의 경우, 언뜻 출퇴근 시간의 자유가 존재해 일과 삶의 균형에 큰 도움이 될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상은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이 종사자들의 이야기.

한 IT업계 종사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 출퇴근 시간을 그 누구도 터치하지 않는다. 내가 언제 출근하고 언제 퇴근하는지에 대해 아무도 관심이 없다. 하지만 이것이 꼭 야근 방지 등 조직원의 워라밸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보다 더 업무에 몰입할 수 있고 업무의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간에 업무에 임하라는 사측의 메시지로 받아들인다"라고 전한다.

또 다른 IT업계 종사자 역시 "IT 업계에서 일하려면 워라밸에 대해서는 기대치를 낮추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업계 특성상 365일 24시간 돌아가는 업무도 많고 프로젝트 단위로 일이 진행되므로 정해진 근무시간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결국 기업이 조직원을 위해 제공하는 복리 후생이란, 조직원의 업무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좋은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지원인 셈이다.

국내 대다수 IT 기업들이 복리후생 면에서 대대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자율성과 책임을 강조하는 조직 문화 및 직급을 폐지하는 등, 수평적 문화의 경우에는 아직은 자리잡기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타 업계에 비해 자율적인 업무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업무의 프로세스 면에서는 여전히 자율적이지 만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IT 기업 역시도 여전히 수직적 의사결정에 익숙하며 장기 프로젝트 보다는 단 시간 내 거둬들일 수 있는 성과에 더 연연하는 조직 분위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IT기업을 두루 경험해 본 종사자의 경우, "외부에서 보여지는만큼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인 것만은 아니다. 사내 정치도 존재한다. 하지만 일반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팀장의 눈치를 보며 점심 메뉴를 정한다거나 회식의 강제성은 확실히 없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종사자의 경우에도 "사내 정치로 인해 업무에서 배제된다거나 업무 그 자체보다는 윗사람에게 잘 보여야 하는 조직 문화가 완전히 없다고는 할 수 없고, 때로는 그런 업무 외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IT 업계 출신으로 현재는 스타트업에 임원으로 종사하고 있는 A씨 역시도 "업무의 효율성만을 생각한다면 조직원에 자율성만 부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장 효율적인 것이 가장 자율적인 것인가? 꼭 그렇지 만은 않다. 그런 측면에서는 마냥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라고 주문하기란 어렵다"라고 전했다.

여전히 IT 업계 혹은 기업이 제공하는 복리후생에 대해 체감하기 어렵다면, 복리후생이란 결국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켜 좋은 성과를 이끌어 내려는 회사의 지원책이라는 사실만 기억하면 될 것이다. 결국 혜택을 받는 만큼, 조직원들 역시도 기업의 이윤에 기여해야 한다는 말이다.

[IT기업 복지점검①] IT 기업 복리후생, 어디까지 알고 계십니까?
[IT기업 복지점검②] 네이버 vs 카카오 복리후생 대전
[IT기업 복지점검③] 페이스북, 어디 가서 이런 회사에서 일할 수 있지?
[IT기업 복지점검④] 당신이 넥슨 넷마블 엔씨에 지원하기 전 알아야 할 복리후생
[IT기업 복지점검⑤] IT 기업이 수평적이라고? 글쎄... IT 복리후생의 '이면'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