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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IT기업은 자사의 복리후생으로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소개하곤 한다. 한 IT회사는 '호칭을 -님 이라 부르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효율적이고 즐거운 자사의 기업문화라고 소개한다. IT기업들이 자랑스럽게 말하는 직원복지,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미디어SR이 블라인드 인터뷰를 통해 IT업계 종사자들의 '진짜 생각'을 들어봤다. 

IT 기업이 수평적이라고? 글쎄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앞세운 IT기업들과 달리, 실제 종사자들은 '수평적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자신을 IT 대기업에 종사한다고 밝힌 A씨는 "(IT기업은) 열려있는 듯 하지만 조직에 따라 상당히 보수적이다"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IT 대기업에 다니는 B씨는 "외부에 보여지는 만큼 수평적, 자유로운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사람이 모여 일하는 곳이다 보니 여전히 ‘사내정치’ 나 장기 근속자들의 ‘카르텔’ 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IT업계 특성상 정보 공유가 투명하고, 직급에 관계 없이 타 부서의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조건 함께해야 하는 '단체 생활'이 강요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B씨는 "소소하게는 팀장의 눈치를 보고 메뉴를 정하거나, 우르르 몰려가서 원치 않는 사람들과 강제 점심을 먹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 (조직마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회식의 강제성이 없다는 것도 좋은 문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타 업계와 비교한다면, IT기업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고 말하는 의견도 있었다.

복리후생 잘 되어 있지만... 고용 불안 있어

IT업계, 특히 대기업은 복리후생이 좋기로 유명하다. 직원들이 복리후생에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긴 하지만, IT업계 특성상 근본적으로 고용 불안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IT업계는 이직이 잦다.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C씨는 "개발, 디자인 등 전문성을 가진 직종이 많다 보니 타 업계에 비해 이직률이 높다. 프로젝트 단위로 일이 진행되다 보니 업무 환경 변화도 많은 편"이라 설명했다.  

환경이 끊임없이 변하다 보니 심리적인 불안감이 높다. B씨는 "장기근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프로젝트에서 일할 기회가 있어야 하고, 성공의 경험이 있더라도 조직과 주변 환경이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안주할 수가 없다. 이런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마인드, 이를 버텨낼 스트레스 내성이 강해야 하기 때문에 조직원 개개인의 심리 케어를 할 수 있는 지원책이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리후생이 중요하긴 하지만, 절대적이진 않아

미디어SR이 인터뷰한 IT 종사자들은 모두 복리후생은 중요하며, 자신의 근속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일부는 "복리후생은 상당히 중요하며 이직 시 고려사항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복리후생이 근속과 워라밸에 일정 부분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이진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근속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연한 조직 문화와 성장의 기회를 얼마나 제공할 수 있는가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게임회사의 인사팀에서 근무하는 D씨는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다른 회사에서 진행하거나 지금의 회사가 자신을 성장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이직을 결심하는 사람이 많다. 다른 회사의 복리후생이 좋아서 이직하는 것은 드문 편"이라 설명했다.   

IT업계 취업을 희망한다면....

IT업계 종사자들은 IT업계로의 진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워라밸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게 좋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IT서비스 특성상 365일, 24시간 돌아가는 업무도 많고, 프로젝트 단위로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정해진 근무 시간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복리후생, 워라밸은 생활에 영향이 있으므로, 충분히 고려 후 IT업계에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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