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조직 구성원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는 해당 기업의 복리후생에서 드러납니다. 미디어 SR은 국내 주요 IT기업의 복리후생을 취재했습니다.


IT기업의 경우, 우수 인재 확보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조직원에 대한 복리후생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실제 복리후생에 만족하는 직원들은 조직에 대한 충성도도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 요즘은 워라밸(워킹 라이프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적 분위기 입니다. 앞으로도 기업이 복리후생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미디어SR은 IT기업의 복리후생을 통해 기업이 조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엿보았습니다. 국내 IT기업과 외국계 IT기업의 복리후생에 대한 인식 차이를 들여다보았으며, 블라인드 인터뷰를 통해 내가 속한 혹은 속했던 IT기업의 복리후생에 대한 속 이야기도 들어보았습니다.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 만든다. 아이디어 창출, 디자인, 개발, 출시까지 사람 손을 타지 않는 게 없다. 게임은 사람이 곧 인프라가 되는 산업이다. 그래서 기업간 인재 영입 경쟁도 치열하고, 직원이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복리후생을 제공한다.

게임회사는 365일 24시간 돌아간다. 갑작스러운 시스템 장애, 긴급 업데이트 등 끊임없이 관리를 해줘야 한다. 프로젝트 단위로 일이 돌아가기 때문에 정해진 근무시간도 큰 의미가 없다. 신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으면 며칠 내내 집에 들어가지 못한다. 마감을 맞추기 위해 잠, 끼니, 샤워 등을 포기하고 일에만 모든 정신을 쏟는 이른바 '크런치 모드'에 돌입한다. 노동 강도는 센 편이다. 2016년 넷마블은 '구로의 등대'로 불리기도 했다. 밤늦게까지 직원들이 일하느라 건물에 불이 꺼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게임업계는 직원 복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게임업계의 대표주자, 넥슨(Nexon), 넷마블(Netmarble), 엔씨소프트(NC soft) 3N의 복리후생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봤다.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넷마블 본사. 밤이 되어도 불이 꺼지지 않아 '구로의 등대'라고 불렸다. 제공: 넷마블

과로 없애기 위해 근무제도 개선, 건강 찾기 위해 건강검진 지원

같은 업계인 만큼 비슷한 복리후생 제도가 많았다. 우선,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됐던 '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 회사 모두 유연근무제 등을 도입했다.

넥슨은 조직별로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제를 도입해 사전에 약속된 출근 시간에 맞춰 규정된 9시간 이상을 근무하면 된다. 엔씨소프트도 올 초 유연근무제 시범 사업에 들어갔다. 넷마블은 지난 3월 하루 5시간 이상 근무하되 출퇴근시간을 임직원이 자유롭게 정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게임업계는 임직원의 유연한 근로시간 관리를 통해 업무 효율성과 일과 삶의 균형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헬스 케어도 함께 지원한다. 넥슨은 직원들의 예방접종, 종합건강검진을 지원하고 있다. 넷마블도 전 직원과 그 배우자의 종합건강검진 비용과 의료비를 부담한다. 엔씨소프트는 직원들을 위한 피트니스, 체육관, 스파를 운영한다. 또, 직원들이 평소 병원을 자주 찾지 못하기에 사내 병원 '메디컬센터'를 설치했다. 메디컬센터에서는 내과, 소아과 등이 있어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넷마블 직원 카페. 제공: 넷마블

업무 집중 위해 편안한 환경 조성

3N 모두 임직원의 창의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만큼 사무실 환경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회의할 때 경직되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컨셉의 회의실, 라운지, 카페테리아 등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일하다가 막힐 때 리프레시 할 수 있는 책방, 정원, 피트니스 센터 등이 있다.

넥슨 관계자는 이런 환경을 만든 이유로 "직원들이 업무를 하는 데 있어 최상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협업, 토론, 연구, 친목 등 동료 직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업무 중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함으로써 일을 하는데 있어 새로운 원동력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의 어린이집 웃는 땅콩. 제공: 엔씨소프트

또,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자녀를 둔 임직원을 위해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주로 20~40대의 젊은 세대들이 게임 회사에 몸을 담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회사의 평균 연령은 30대 중반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임직원이 일할 때 어린 자녀를 걱정하지 않도록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넥슨은 만 0세부터 5세까지의 미취학 아동 99명이 다닐 수 있도록 '도토리소풍'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늦게까지 일하는 임직원과 맞벌이 가정을 위해 오후 9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엔씨소프트는 젊은 부모들을 위해 최대 200명의 임직원 자녀가 생활할 수 있는 어린이집 '웃는 땅콩'을 만들었다. 기본 교육 과정 외에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를 경험할 수 있는 커리큘럼도 직접 기획, 개발, 운영한다. 

어린이집 복리후생은 직원들에게 인기가 좋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엔씨소프트 직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은 어린이집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라 말했다. 

복지는 좋지만, 복지만 보고 일할 수는 없다

세 회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복리후생은 일종의 보상이며 임직원들이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지원책이다. 넥슨 관계자는 "직원의 근속과 워라밸에 복지의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이들은 게임업계가 타 업계에 비해 다양한 복지 제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순히 복지만을 보고 게임업계를 선망하는 것은 위험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복지보다 업무 적합성,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본인에게도 회사에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복지만 보고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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