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윤영준·DL 마창민 대표 재선임 건 각각 통과
두 회사 모두 해외시장 개척에 방점 찍어
현대는 ‘안정’, DL이앤씨는 마 대표 외 임기 만료 이사 ‘전원 교체’

계동 현대건설 사옥. / 사진 = 현대건설.
계동 현대건설 사옥. / 사진 = 현대건설.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와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수장 자리를 지키게 됐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DL이앤씨 역시 같은 날 종로구 디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 현장에서 윤영준 대표와 마창민 대표의 재선임 건이 각각 통과해 두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다.

‘적극 행보’ 윤영준, 해외 시장·에너지 사업에 힘쓴다

먼저 이날 주주총회 의장으로 나선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는 지난 2021년 대표직에 오른 이후 3년 만에 재선임됐다.

윤영준 대표는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더딘 부동산 경기회복은 경영 부담을 가중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수주 28조9900억원, 매출 29조7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수주 목표는 전년(29조900억원)보다 10.77% 줄었지만, 매출 목표는 (29조6514억원) 소폭 늘었다.

해외사업에도 방점을 찍었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과 에너지 전환 사업을 통해 해외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신한울 원전 3·4호기 수주 이력을 바탕으로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유럽 시장으로의 대형 원전 사업 확대 계획도 알렸다.

눈에 띄는 것은 해외 SMR 시장 선점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미국 원자력기업 홀텍과 계약을 맺고 미국 SMR 최초 호기 설계에 착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나아가 수전해 수소 생산 및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분야의 상용화, 원전 폐열과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기술 고도화 등 에너지 전환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대형 원전이나 SMR 등 핵심 사업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며 “고유가에 대형 플랜트 공사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외사업 쪽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표가 지난 13일 여의도 한양 아파트 단지를 직접 방문한 것도 큰 화제를 모았다. 해당 단지의 재건축 사업 수주를 두고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 대표가 직접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위기다. 특히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인 만큼,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대한 강력한 수주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사내이사직에는 김도형 재경 본부장이 새롭게 선임됐으며 감사위원(사외이사)으로는 조혜경 한성대 교수가 재선임됐다. 김 재경본부장을 제외하면 이사회 변화가 없어 내실 경영 및 안정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주주배당금으로는 675억원을 편성하고 보통주 600원, 우선주 650원으로 결정했다. 회사 투자 재원 확보와 주주가치 제고 등을 고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위기를 기회로”...이익개선, 변화 내세운 DL이앤씨

DL이앤씨 역시 전날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등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는 지난 2021년 분할한 DL이앤씨 대표이사직에 올라 3년 만에 연임에 성공했다.

마창민 대표 역시 주총 자리에서 "올해 건설업계의 외부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매출 7조9911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307억원으로 분할 이후 가장 적었다. 이에 수익성 확보 및 이익 개선이 올해의 가장 큰 숙제로 떠올랐다.

이에 마 대표는 주택사업의 경우, 리스크 관리를 전제로 수익성이 검증된 사업지를 선별 수주하고 원가관리에 집중해 이익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타워 돈의문 DL이앤씨 사옥./사진 DL이앤씨.
디타워 돈의문 DL이앤씨 사옥./사진 DL이앤씨.

해외시장 개척과 친환경 사업을 통한 국내 인프라 사업 개척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토목사업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국내 교통 인프라 사업 및 정부의 ESG 정책에 부합하는 하수 현대화, 바이오 가스 등 친환경 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DL이앤씨도 현대건설과 마찬가지로 SMR 사업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등과 글로벌 SMR 사업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관련 시장 선점 계획을 알렸다.

한편 DL이앤씨는 마 대표를 제외하고는 임기 만료된 이사를 전원 교체하는 변화를 택했다. 사내이사에는 마 대표와 윤현식 경영관리실장이 선임됐다. 사외이사는 노환용 LG상록재단 비상임이사, 인소영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 남궁주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선임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인소영 교수와 남궁주현 교수가 선임됐다

다만 이사진을 전면 개편하는 변화를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구성원 중 3명(마창민, 윤현식, 노환용)이 LG전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독립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는 분위기다.

아울러 이날 DL이앤씨는 주주 배당금으로는 1주당 보통주 500원, 우선주 550원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1주당 1000원) 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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