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중대재해 사고·실적 악화에도 연임 성공
안전관리 역량 강화와 관련 없는 이사회 구성
주택사업본부장에 곽수윤 DL건설 대표 선임으로 부담 덜어

디타워 돈의문 DL이앤씨 사옥./사진 DL이앤씨.
디타워 돈의문 DL이앤씨 사옥./사진 DL이앤씨.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지난해 잇단 중대재해 사고와 실적 악화로 '연임 위기설'이 돌았던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임기 연장에 성공했다. 주주총회를 통해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에 대한 시선도 곱지는 않다. 침체한 건설업황에 일명 '마케팅 전문가'로 통하는 마 대표가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갈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설현장 최대 사망자 발생'에 영업이익 급감에도 '연임'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마 대표는 지난 21일 DL이앤씨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 그의 연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앞서 ‘건설 현장 최다 사망자 발생 건설사’라는 DL이앤씨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과 실적 악화로 인해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

실제로 DL이앤씨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 8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면서 최다 사망자 발생이라는 오명을 썼다. 이 때문에 이해욱 DL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직접 출석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7조9945억원, 영업이익은 33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7조4968억원) 대비 6.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4970억원)보다 33.4% 급감했다. 하지만 그간 쌓아온 안정적 실적, 재무 성과 등의 경영 능력이 연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안전관리 고려한 이사회 구성인지는 의문

이번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에는 마 대표를 제외하고는 윤현식 경영지원본부 실장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사외이사는 전원 교체하면서 변화를 단행했으나 전(前) LG전자 사장, 환경공학과 교수, 법조인 등 안전관리 역량 강화 방침과는 관련 없는 인물들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윤 실장과 사외이사로 선임된 노환용 LG상록재단 비상임이사의 경우 모두 마 대표와 같은 LG전자 출신이다. 이사회 구성원 절반을 LG전자 출신이 차지해 독립성 부족이 우려된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마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2020년까지 LG전자에 재직했으며, 노 비상임이사는 1980년 LG전자에 입사해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임원으로 재직했다. 윤 실장도 지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LG전자에 몸담았다.

지난해 말 CSO(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새로 선임된 이종배 담당임원이 이사회에 빠진 점 역시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말 정기인사를 통해 안전지원센터를 안전보건경영실로 승격시키고 3명의 사업본부장이 각각 맡고 있던 3인 CSO 체제를 안전보건경영실장 한명에 집중시켰다.

이에 그간 토목사업본부에서 안전관리 업무를 맡았던 이 담당임원이 CSO 자리에 선임됐다. 다만 이 같은 중책을 맡은 인물이 이사회 구성원에서 빠져 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고려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평이다.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김영진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질의받고 있다. / 사진 = 제21대 국회 국정감사 영상 회의록 갈무리.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김영진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질의받고 있다. / 사진 = 제21대 국회 국정감사 영상 회의록 갈무리.

어려운 업황, 경기 침체에...실적개선 가능할까

한편 마 대표는 안전 강화와 함께 실적 개선의 과제도 떠안고 있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의 외적 요인으로 올해 실적개선은 단언할 수 없는 분위기다.

다만 마 대표가 그간 겸직하던 주택사업본부장 자리를 넘기면서 그나마 부담은 덜었다는 평이다. 새로운 주택사업본부장 자리에는 곽수윤 DL건설 대표가 선임됐다.

1968년생인 곽 본부장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1992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에 입사해 2012년에는 주택사업본부 건축기술팀장, 2015년에는 주택기획담당 상무를 맡은 내부 출신이다. 지난 2018년에는 고려개발 대표이사 전무, 이후 DL건설 경영혁신본부장 전무, 주택건축사업본부장 전무, 대표이사까지 거쳤다.

지난 몇 년간 DL건설에 근무하며 주택 부분 확장에 성공해 일명 ‘주택통’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곽 본부장이 이번엔 DL이앤씨 주택 사업을 총괄해 경쟁력 강화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 대표는 주총 자리에서 "현재 구축하고 있는 통합 업무매뉴얼을 기반으로 본사와 현장 모두 공정·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해 품질, 안전, 원가 등의 지표들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모든 임직원이 안전을 원칙으로 삼아 중대재해 발생 제로(0)를 위한 투자 확대 등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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