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회장 선임…“반듯이 선 그룹 만든다”
ESG중심 역동적 기업문화…철강·이차전지 강화
그린워싱·스톡그랜트 “사회 눈높이 맞추겠다”
100일 현장경영 예고…“회사위한 마음 노사없다”

21일 오전 서울특별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있었던 제 56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이 한 기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21일 오전 서울특별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있었던 제 56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이 한 기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국민기업 포스코’는 저희에게 있어 참 얻기 힘든 명예입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우리 포스코가 ‘반듯이 서있는 회사’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21일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은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개최된 제56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이날 장 회장은 주총에서 최정우 전 회장의 뒤를 이어 포스코그룹 10대 회장(대표이사)으로 선임됐다. 그는 이날 오후 포항에서 취임식을 갖고 앞으로 3년 간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을 이끌게 된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에 대해 중요시 생각하고 있다. 국가 발전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고, 그게 사회적 통념이라 생각한다.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님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각한다”라며 그룹의 기존 이념을 유지해 나갈 뜻을 밝혔다.

1955년생인 장 회장은 서울대 조선공학 학·석사를 마친뒤 미국 MIT대학에서 해양공학 박사를 마쳤다. 이후 포스코 신성장사업실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생산본부장, 철강부문장, 대표이사를 지낸 뒤 2021년부터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을 보좌하며 포스코 고문으로서 활동해왔다.

주주총회가 끝난 이후 기자회견장에 입장한 장 회장은 환한 얼굴로 기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때로 날카로운 질문에 긴장하는 모습도 보였으나, 대체로 편안한 자세로 질문을 던진 기자들과 눈을 맞추며 진지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21일 오전 서울특별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있었던 제 56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이 질문을 기다리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21일 오전 서울특별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있었던 제 56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이 질문을 기다리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철강과 이차전지는 쌍두마차…위기 뒤에 기회 올 것”

장 회장은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았던 포스코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미래기술 기반의 초격차 비즈니스 선도 △함께 성장하는 역동적 기업문화 구현 △신뢰받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체제 구축의 세 가지 전략을 밝혔다. 이를 완수하기 위해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철강사업의 초격차 경쟁우위 확보 △시장가치에 부합하는 이차전지소재사업 본원 경쟁력 확보 △사업회사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목표로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철강사업과 미래신소재 사업의 비중에 대해 장 회장은 “포스코그룹은 철강사업이 기본이고, 그 기본에 우리가 10여년간 노력해서 일군 소재사업이 쌍두마차로서 똑같이 초일류로 가야 한다 생각한다”라며 “단순히 ‘철강기업 포스코’가 아니고, 미래를 여는 소재기업으로 미래의 우리 국가 경제도 포스코가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철강과 이차전지 업황은 좋지 않다. 장 회장도 이차전지 분야의 침체가 더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장 회장은 현 시점이야말로 기회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시대가 필연적으로 도래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위기의 순간을 이겨내고, 정상화되는 순간에 도약할 수 있도록 포석을 깔겠다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도 이차전지도 위기는 곧 기회다. 위기의 순간에 원가도 낮추고 경쟁력을 키우면 경제가 되살아나는 때 돌아오는 이익이 큰 만큼 철저히 준비하도록 하겠다”라면서 “특히 이차전지는 최근에 완공된 공장들이 많고 앞으로 준공될 공장들도 정말 많다. 저희들은 이차전지 소재에 있어서도 운이 따르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확신했다.

21일 오전 서울특별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있었던 제 56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이 질문에 응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21일 오전 서울특별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있었던 제 56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이 질문에 응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곰이 쑥·마늘 먹듯' 100일간 현장경영 예고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회장의 후임 선임을 놓고 외풍을 겪었다. 다양한 하마평이 오르내렸고 내부적으로도 피로감이 축적된 상태다. 국가 핵심산업을 이끌는 선도기업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이 바뀌는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직원들의 사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를 염두에 둔 듯 장 회장은 향후 100일 동안 포항, 광양을 비롯해 현장과 그룹사들을 돌며 직원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그룹 운영과 성장 방향성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해 더 나은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장 회장은 “직원들의 의견을 쭉 들어보면 지금 마음속에 갖고 있는 것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 100일 동안 듣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도록 하겠다”라며 “기본적인 방향이야 뻔하다. 조직은 슬림하고 플랫해지고 빠르게 결정할 수 있게 변해야 하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문화도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장 경영에 대한) 회장님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앞으로 서울 본사에는 거의 없으실 듯하고, 포항과 광양 등을 중심으로 현장, 계열사를 방문하실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간 논란이 돼 왔던 그린 워싱(Green Washing)과 스톡 그랜트(Stock Grant)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사회의 통념에 준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으로부터 자사의 탄소 저감 브랜드 ‘그리닛’의 광고가 “탄소 저감에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알 수 없고, 소비자에게 많은 양의 탄소가 저감된다고 생각하게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고발당했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가 출범한 이후 신주 발행 없이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주는 보상 제도인 ‘스톡 그랜트’를 무분별하게 발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 회장은 “(그린 워싱에 대해) 상세한 내용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라며 “취임 이후에도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정직하게, 우리 사회가 우리를 바라보는 눈높이에 맞게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스톡 그랜트가) 꼭 나쁜 제도라고 생각은 안 하지만 이로 인해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계셨던 걸로 안다. 우리 사회의 눈높이에 맞춰 다시 검토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21일 오전 서울특별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있었던 제 56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이 취재진에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21일 오전 서울특별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있었던 제 56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이 취재진에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친환경 전환·노사관계 등 숙제 많지만…우리 직원들 믿는다”

장 회장은 친환경 전환,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reen Transformation)’에 대해서도 회사가 당면한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이며, 회사 차원에서의 노력은 물론이거니와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과 글로벌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회사 혼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 생각한다. 사실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자체가 우리뿐 아니라 글로벌한 문제고, 글로벌한 협력이 핵심이라 생각한다”라며 “또 하나는 해당 분야에서 우리 국가가 선두라고 한다면, 국가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열심히 노력해서 기업들이나 이런 쪽을 많이 도와줘야 한다 생각한다. 여러 관계기관, 기업과 최대한 협력을 하면서 같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장 회장은 “하지만 꼭 저희가 풀어야 할 문제도 있을 것이다. 수소가 중요해질 텐데, (다른 회사들이) 다 해준 걸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받는 식이면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한다”라며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아서 이 부분에서도 또 영역을 차지하고, 그러면 미래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R&D(연구·개발) 포함해서 필요하면 투자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또 장 회장은 그룹사 직원들의 능력과 경험에 대해 몇 차례씩 강조하기도 했다. 그간 역사적으로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은 역량 있는 직원들과 함께하면 못 할 것이 없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장 회장은 “계속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우리 직원들의 능력과 경험이다. 굉장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회사를 2배씩 키웠다 . 어려운 상황에서는 그렇게 크더라”라며 “노사도 결코 다르지 않다 생각한다. 노사가 다 같이 꼭 해야 할 게 뭐냐. 회사를 위한 일이지 않느냐. 회사를 위한 일이라는 점에서 노사가 다를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서로 신뢰를 해야 한다. 제가 이 말을 했다고 다른 사람들이 ‘니 생각이잖아’ 이러면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며 “신뢰는 저 자신이 먼저 다가가야 한다. ‘네가 먼저 (신뢰)해주면 나도 해줄게’ 이런 건 없다. 제가 먼저 다가가서 신뢰를 느낄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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