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외국인 비중 53%→27% '반토막'
외인, 화석연료 등 기후대응 미흡 투자배제
연기금 순매도 2위..주가 오르자 차익실현
최대주주 국민연금도 지분줄여.."투자유의"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소재 포스코 사옥 전경. /사진=포스코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소재 포스코 사옥 전경. /사진=포스코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외국인과 연기금이 2년간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업계에서 매도 이유로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한 탓이라는 의견과 단순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장기투자자인 외국인과 연기금의 지분 감소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27.74%로 2년전인 2022년 3월 21일 53.11%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 기간 포스코홀딩스 외국인 순매도액은 11조990억원으로 전체 상장사 중 가장 많았다. 이는 2위인 LG화학(3조1487억원)과 네이버(3조1301억원)와 비교해도 3배 이상 많았다.

시장 안팎에서는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로는 미흡한 '기후대응'이 꼽힌다. 지난 19일 기후솔루션은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22년부터 작년까지 최소 15개의 유럽 소재 기관투자자들이 포스코홀딩스와 그 자회사를 기후 관련 우려로 투자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2년 덴마크의 단스케방크는 기후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화석연료 활동을 이유로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을 투자에서 배제했다.

가장 최근사례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로베코셈이다. 로베코는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이 1810억 유로(약 262조원)에 달하는 네덜란드 최대 규모 운용사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로베코는 포스코홀딩스를 기후 기준 미달과 석탄화력 발전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는 이유로 올해 관련 펀드 내 투자 배제 리스트에 추가했다. 

기후솔루션에서 지난 19일 발간한 '포스코홀딩스의 기후 리스크 및  재무 영향 판단' 보고서 내 포스코홀딩스 기관 투자자 투자 배제 리스트(일부) 사진제공 = 기후솔루션

기후솔루션은 "투자 회수(divestment)나 투자 배제(exclusion)는 주주의 적극적 관여에도 불구하고 추가 투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투자자가 중요시하는 가치와 기업의 가치가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며 "포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신뢰할 수 있고 달성 가능한 단기 목표나 로드맵을 공개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주주활동' 선언한 최대주주 국민연금..2년간 지분 3%p 줄여

국내 연기금 역시 포스코홀딩스의 지분을 대거 팔아치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3월 21일부터 지난 19일까지 2년간 연기금의 포스코홀딩스 순매도액은 1조 3171억 원으로, 삼성전자(4조3603억원)에 이어 순매도 2위를 기록했다. 

특히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2022년 6월 1일부터 작년 12월까지 3차례  281만7134주를 매도하면서 보유 지분도 9.74%에서 6.71%로 3%p(포인트) 이상 줄었다.

앞서 지난해 3월 국민연금은 중점 관리 기업 선정 시 기후변화와 산업재해를 추가했다. 국민연금은 중점 관리 사안 등에 해당하는 기업을 선정해 비공개 대화와 비공개(또는 공개) 중점 관리 기업 선정, 주주 제안 등 단계적 절차를 통해 주주권 행사에 나선다. 중점관리 기업 선정에 기후변화를 반영한다는 것은 곧, 온실가스 배출 등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한 기업에게 비공개 대화나 주주 제안 등 주주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다.

다만 국민연금이 중점 관리 대상으로 포스코홀딩스를 선정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아 알 수는 없다.

외인·기관 매도세, 주가 상승에 따른 단순 차익실현이란 해석도

한편 일각에선 외국인과 연기금의 이 같은 매도세가 기후대응 미흡보다는 단순 차익실현을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2년간 2차전지 호황에 따라 대폭 상승 했다.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지난 2022년 3월말까지 주당 28만~29만원대였으나 2023년 말에는 2배 수준인 50만원대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23조에서 42조원 늘었다. 외국인과 연기금의 매도세를 개인투자자들이 받아준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포스코홀딩스를 저평가 가치주로 분류했던 외국 펀드들이 주가가 급등으로 투자 종목에서 제외, 외국인 비중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리튬 가격 하락 등 2차전지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늘어 기관이나 외국인 모두 차익실현을 위해 매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투자 수급이 개인투자자 쪽으로 쏠리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당분간 포스코홀딩스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과 연기금 등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주체들의 지분이 줄어들고, 단기 투자 성향이 많은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늘어나면 수급이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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