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기대했는데 최대 13만원 그쳐
"주기 싫은 게 다 보인다" 불만 글 다수
"高요금 유지하라"...통신비 부담 커져
곧 방통위-3사 회동..지원금 거론될듯

KT가 홈페이지에 전환지원금에 대해 안내하고 있는 내용. / 사진=KT 홈페이지 캡쳐
KT가 홈페이지에 전환지원금에 대해 안내하고 있는 내용. / 사진=KT 홈페이지 캡쳐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전환지원금 제도를 시행한지 나흘째지만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최대 50만원의 지원금 기준을 제시한 정부와 달리 통신사들은 고작 13만원의 지원금을 내놓으며 제도와 시장이 엇박자를 내고 있어서다.

아직 시행 초기인만큼 전환지원금이 상승할 여지는 남아있다. 오는 22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이통3사 대표들은 통신비 인하 정책과 관련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지는데 이 자리에서 방통위가 지원금 상향 조정을 독려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전환지원금 액수를 최대치로 올리더라도 소비자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통사별로 전환지원금 적용 단말기 종류가 다른데다 인기 모델의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지원금 규모가 낮다. 전환지원금 최대 혜택을 보려면 10만원대가 넘는 고가의 요금제를 일정기간 유지해야 하는 부담도 따른다.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려는 기존  정부 정책과 모순되는 제도인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가 번호이동 고객을 위한 전환지원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지원금 최대 액수는 13만원에 그치고 있다.

전환지원금은 소비자가 기존에 사용하던 전화번호를 그대로 유지한 채 신규 단말기를 구입하면서 다른 통신사로 바꾸는 경우에 제공되는 지원금이다. 

다만 신규 단말기 구매시 1회 할인 적용되는 공시지원금 선택시에만 적용 받을 수 있다. 통신요금을 25% 할인받는 선택약정을 택하면 혜택에서 제외된다. 또 전환지원금 역시 기본적으로 공시지원금과 같이 비싼 요금제를 선택해야 높은 액수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있다. 소비자가 전환지원금으로 당장 단말기 가격을 할인받더라도 최소 24개월은 고가의 요금제를 이용해야 하기에 통신비 부담도 따른다.

SK텔레콤(SKT)의 전환지원금 적용 모델 중 출고가가 171만9300원으로 가장 높은 갤럭시 Z폴드4(512G)를 구입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번호이동 고객이 월 5만5000원의 '슬림 5G 요금제'를 선택해 받을 수 있는 전환지원금은 5만원 수준에 그친다. SKT가 제시하는 전환지원금 최대치인 12만원의 혜택을 받으려면 매달 12만5000원의 통신비를 부담해야 하는 '5GX 플래티넘 요금제'를 선택해야 한다. 

18일 기준 KT의 전환지원금 적용 모델과 액수. 월 5만5000원 이상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 사진=KT 홈페이지 캡쳐
18일 기준 KT의 전환지원금 적용 모델과 액수. 월 5만5000원 이상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 사진=KT 홈페이지 캡쳐

KT 역시 마찬가지다. 이통3사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의 갤럭시S24를 적용 모델에 포함시켰지만 전환지원금 최대치는 8만원 수준이다. 이마저도 월 13만원의 초이스 프리미엄 요금제를 2년간 유지해야 하는 부담도 따른다. 이를 지키지 않고 해당 요금제를 2년 이내 해지하거나 저렴한 요금제로 바꿀 경우 소비자는 공시지원금과 동일한 방식으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있다. 

번호이동 고객 유치에 가장 적극적일 것으로 기대됐던 LG유플러스 마저도 전환지원금 최대규모는 10만원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전환지원금 규모와 적용 단말기는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조정을 검토중" 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오는 22일을 기점으로 전환지원금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김홍일 방통위원장과 이통3사 대표들과의 회동이 예정돼 있다.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 논의가 주요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환지원금 혜택을 받게 된 소비자들은 이 제도를 기대 만큼 반기지 않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이통3사의 전환지원금 공시가 공개된 후 "아, 주기 싫어 하는게 팍팍 보이네" 같은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외에도  "(전환지원금은) 호구 낚고 이통3사 배불리는 법이다", "저런거(전환지원금)에 바로 귀 팔랑팔랑하면 낚인다", "게릴라성이다" 등 정책의 취지와 효과에 대해서도 의심하는 의견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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