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시공 넘어 개발·운영까지 나서
지역주민 반대, 공사비 인상 우려도 있어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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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챗봇,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관련 산업의 성능 고도화가 요구되면서 건설사들도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데이터센터 시장의 잠재력이 주목받으면서 건설사들은 시공을 넘어 운영사업까지 섭렵하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기존의 주택사업 대신 미래 먹거리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선택했다. 이는 침체된 주택시장과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에 따른 유동성문제 등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센터는 전산상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하기 위해 네트워크의 중심에서 서버 및 데이터를 관리하는 인프라 시설을 의미한다. 그동안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이동통신 3사를 주축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주요 건설사 데이터센터 산업 앞다퉈 참여 

지난 24일 GS건설은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에포크 안양 센터’를 준공하면서 건설사 최초로 데이터센터 운영 사업을 시작했다. 그간 시공 참여에만 그쳤던 건설사들의 데이터센터 사업과는 다른 행보로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최다 준공 건설사로도 자리 잡았다.

이는 2019년부터 신사업추진실장을 거치며 모듈러 사업, 해외 시장 발굴 등 미래 사업에 집중한 허윤홍 GS건설 사장의 추진력이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데이터센터 영업과 운영 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씨브릿지’를 자회사로 설립한 것도 특징이다. 운영 사업까지 직접 관리하기 위한 GS건설의 전략으로 판단된다.

지난 2015년 약 1800억원 규모의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신축공사를 수주하면서 데이터사업의 시작을 알렸던 GS건설은 네이버의 춘천 데이터센터 '각' 시공을 맡아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종합대상을 받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역시 지난 2007년부터 KT 강남 IDC(인터넷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한화시스템 ICT(정보통신기술)부문 죽전 데이터센터 △신한금융그룹 데이터센터 △MG새마을금고 IT 센터 등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를 시공해 왔다. 지난 2022년에는 동탄 삼성 SDS 데이터센터를 준공했으며 안산의 카카오 데이터센터도 지난해 9월 준공해 올해 1분기 공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한화도 단순 시공 외 개발 사업까지 노리면서 창원시와 시설 건립 협약을 맺었다. 오랜 기간 쌓아온 공사 실적 및 기술로 개발 사업까지 나아가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도 일찍이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해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 기업 '디지털엣지'와 공동으로 인천 부평구 청천동 국가산업단지 내 상업용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데이터센터 전담 조직까지 신설한 바 있다.

삼성물산은 그룹사 데이터센터부터 우리은행 상암 데이터센터 등을 수주하며 실적을 쌓아왔다. 지난해 8월에는 전남도와 해남군 ‘솔라시도’ 기업도시에 데이터센터단지 조성 협약을 맺으며 시공에 나섰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의 전망은

한편 미국 시장조사기업 아리즈톤(Arizton)은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지난 2021년 약 5조원에서 꾸준히 성장해 2027년 약 8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인 만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데이터센터를 두고 특고압선 매립에 따른 전자파 유해성, 전력 수급 불안, 냉각기 소음 등에 대한 우려가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떠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반발은 데이터센터 사업의 걸림돌이다. 실제로 안양시에 추진되던 데이터센터 사업은 전자파, 소음 등의 주민 반대로 설립이 물거품 됐다.

공사비 인상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김해 NHN데이터센터 건립 시행을 맡았으나 지난해 11월 NHN과 취소를 공식화했다. 이들은 건축 시장 위축과 원자재 및 인건비 폭등, 글로벌 경기 변동 등의 여파로 더는 데이터센터 건립이 어려워 추진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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