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여 기업 모빌리티 기술 ‘역대최다’
벤츠·BMW·폭스바겐, AI음성 어시스턴트
LG전자·소니 등 전기차 콘셉트도 눈길
혼다도 신형EV..삼전·하만, SK온. KG모빌리티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에서 생성형 AI와 첨단 소프트웨어(SW)에 기반한 ‘MBUX 가상 어시스턴트(MBUX Virtual Assistant)’가 탑재된 차량 운전석에 관계자가 탑승해 안내를 진행중인 모습. 사진=유튜브 '글로벌 오토뉴스' 채널 갈무리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에서 생성형 AI와 첨단 소프트웨어(SW)에 기반한 ‘MBUX 가상 어시스턴트(MBUX Virtual Assistant)’가 탑재된 차량 운전석에 관계자가 탑승해 안내를 진행중인 모습. 사진=유튜브 '글로벌 오토뉴스' 채널 갈무리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현대자동차 말고 여기도 봐주세요"

자동차업계에서 전장(차량용 전기·전자장비)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확신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CES에서도 모빌리티 패권을 잡기 위한 불꽃튀는 기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부터 PBV(목적 기반 차량)·SDV(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등 현대자동차그룹이 CES를 통해 모빌리티 전반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여타 업체의 기술개발 동향도 눈에 띈다.

1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CES2024에는 총 4295개 참가 기업 중 693개 기업이 차량 및 모빌리티 기술을 전시 주제로 등록했다. 모빌리티 기술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다.

BMW가 CES 2024에서 공개한 웨어러블 증강현실(AR) 글라스 사용 예시 사진. 사진=BMW
BMW가 CES 2024에서 공개한 웨어러블 증강현실(AR) 글라스 사용 예시 사진. 사진=BMW

“약속이라도 했어?” 벤츠·BMW·폭스바겐, AI 네비 기술 선보여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 등 ‘독일 3사’는 약속이나 한 듯 편리한 운전을 돕는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기술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생성형 AI와 첨단 소프트웨어(SW)에 기반한 ‘MBUX 가상 어시스턴트’를 공개했다. 이 기술은 음성 지원 서비스와 고해상도 그래픽을 통해 운전자가 자연스럽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탑승자의 운전 스타일과 기분에 맞춰 작동하는 기능도 갖췄다.

BMW는 아마존(Amazon)과 함께 만든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를 탑재한 ‘BMW 지능형 개인 비서’(올해 안에 적용 예정)를 포함해 △웨어러블 증강현실(AR) 글래스 △원격 주차 기능 등을 공개했다.

특히 증강현실(AR) 글래스의 경우 경로 안내, 위험 경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충전소 정보, 주차 지원 시각화 등 각종 정보가 실제 환경에 증강현실로 통합돼 제공되는 게 특징이다.

폭스바겐이 CES에서 공개한 지능형 음성비서 ‘아이다(IDA) 음성 어시스턴트’ 기능을 탑재한 '골프 GTI' 콕핏 디스플레이.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이 CES에서 공개한 지능형 음성비서 ‘아이다(IDA) 음성 어시스턴트’ 기능을 탑재한 '골프 GTI' 콕핏 디스플레이.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은 지난 8일(현지시간) CES 현장에서 음성 인식 기술 파트너사인 세렌스(Cerence)와 함께 챗GPT가 적용된 지능형 음성비서 ‘아이다(IDA) 음성 어시스턴트’ 기능을 탑재한 브랜드 최초의 전기 세단 ID·7, 골프 GTI 등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챗GPT’(ChatGPT)는 세계 최대의 AI 연구소인 오픈AI(OpenAI)가 제작한 대화형 챗봇 서비스로, 현시점에서 가장 발전된 인공지능 서비스 중 하나인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폭스바겐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차량 운전자가 "춥다"고 하면 운전자 측 좌석을 따뜻하게 해주고, “별 다섯개짜리 음식점을 알려달라”고 하면 인근 선택지를 보여주는 등 사용자 맞춤 서비스가 강화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이러한 지능형 음성 비서 기능과 챗GPT를 통합한 차량을 올해 2분기부터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ES 2024 삼성전자 전시장에 전시된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 ‘레디 케어’가 운전자의 주의 산만 활동을 감지해 차량 내에서 경고를 주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갈무리
CES 2024 삼성전자 전시장에 전시된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 ‘레디 케어’가 운전자의 주의 산만 활동을 감지해 차량 내에서 경고를 주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갈무리

국내외 전자 업체들도 모빌리티에 ‘힘 꽉’

삼성전자는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과 공동 부스를 꾸려 다양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공개했다. 양사 공동 부스 구성은 지난 2017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이후 최초다.

특히 양사가 이번에 선보인 ‘레디 비전 큐뷰’는 차량 전면 유리 하단에 네오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것으로 화제를 모은 제품이다. 운전자가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눈을 돌리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운행 정보와 차량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전방 주시가 안정되고, 동승자도 운행·차량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이외에도 △차량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손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디지털 콕핏(Cockpit, 운전석) ‘레디 업그레이드’ △AI 기술로 운전자의 안면 표정에서 집중도를 인식해 안전운전을 돕는 솔루션 ‘레디 케어’ 등도 큰 관심을 받았다.

아마존은 BMW와의 협력 이외에도 모빌리티 전시관인 ‘아마존 포 오토모티브’를 차리고 인공지능(AI) 운전비서 ‘알렉사’ 등 다양한 기술로 호응을 얻었다. 알렉사는 현대차가 오는 2025년 출시하는 신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파나소닉은 SDV에 탑재되는 고성능 컴퓨팅(HPC) 시스템 ‘뉴런’과 함께 DC-링크 캐패시터 등 다양한 전기차 부품과 솔루션을 탑재한 투명한 차량 모형을 전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단일 패널로는 세계 최대 크기인 57인치 필러 투 필러(P2P) 액정표시장치(LCD) △슬라이더블 패널 중 가장 큰 32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공개했다. LG이노텍은 미래 모빌리티 전장 부품 18종을 탑재한 자율주행·전기차 모형을 부스에 전시했다.

LG전자가 CES에서 공개한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알파블'. 사진=유튜브 채널 '오목교 전자상가' 갈무리
LG전자가 CES에서 공개한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알파블'. 사진=유튜브 채널 '오목교 전자상가' 갈무리

LG전자·혼다·소니 등 미래차 콘셉트카도 다수

전자업체들은 미래형 콘셉트카와 차량 솔루션을 공개해 업계 간 합종연횡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LG전자는 전장 제품과 기술을 한데 모은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알파블은 LG전자가 지난 2022년 CES에서 공개한 ‘옴니팟’에 이어 2년 만에 공개한 새로운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필요·목적에 따라 소형 가전 모듈을 추가할 수 있고 영화, 게임 등의 콘텐츠를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다. 고객 성향에 맞춰 운전하기 좋은 길을 안내하고, 운전이 끝나면 스스로 세차와 충전 등을 수행해 다음 운행을 준비하기도 한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알파블은 2~3년 내에 차에 장착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알파블을 공개한 후 완성차 업체들이 계속 부스를 찾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소니와 혼다가 합작해 설립된 모빌리티 합작법인 '소니혼다모빌리티'가 출시한 준대형 전기 세단 ‘아필라(Afeela)’. 오는 2025년 상반기에 선주문을 받고 2026년 봄까지 북미 시장에 첫 번째 차를 인도할 계획이다. 사진=소니혼다모빌리티 홈페이지 갈무리
소니와 혼다가 합작해 설립된 모빌리티 합작법인 '소니혼다모빌리티'가 출시한 준대형 전기 세단 ‘아필라(Afeela)’. 오는 2025년 상반기에 선주문을 받고 2026년 봄까지 북미 시장에 첫 번째 차를 인도할 계획이다. 사진=소니혼다모빌리티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2022년 혼다와 소니가 힘을 합해 설립된 합작법인인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양산을 목표로 개발한 준대형 전기 세단 ‘아필라(Afeela)’를 공개했다. 해당 차량은 지난 2023년 CES에도 프로토타입 모델이 선보이긴 했으나 이번에는 양산에 가까운 시제품이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현장에서는 카와니시 이즈미CEO가 운전대가 아닌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5’의 컨트롤러를 사용해 차를 운전하는 등으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고 한다.

아필라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 소니의 기술이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춰 차량 내부에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차축에 각각 241마력의 고성능 듀얼 모터를 탑재했으며 최대 91kWh(킬로와트시)급 리튬이온 배터리, 에어로다이내믹 성능에 집중해 극단적으로 낮춘 공기저항계수로 장거리 주행성능이 기대된다.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오는 2025년 상반기에 선주문을 받고 2026년 봄까지 북미 시장에 첫 번째 차를 인도할 계획이다. 생산은 미국 혼다 공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혼다가 이번 CES 현장에서 공개한 새로운 전기차 시리즈 '혼다 0(제로)'의 2가지 컨셉트 차량. 위쪽부터 살룬(Saloon), 스페이스-허브(Space-Hub). 사진=혼다 홈페이지 갈무리
혼다가 이번 CES 현장에서 공개한 새로운 전기차 시리즈 '혼다 0(제로)'의 2가지 컨셉트 차량. 위쪽부터 살룬(Saloon), 스페이스-허브(Space-Hub). 사진=혼다 홈페이지 갈무리

이외에도 혼다는 새로운 전기차 시리즈인 ‘혼다 0(제로)’에 해당하는 플래그십 모델 ‘살룬(Saloon)’과 PBV 성격의 ‘스페이스-허브(Space-Hub)’의 콘셉트 모델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시리즈 명칭은 자동차 제조업체로서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 ‘0’(제로)에서부터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를 만들어내겠다는 결의를 담았다.

0 시리즈에는 혼다가 ‘얇고, 가벼우며 현명한(Thin, Light, and Wise)’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기조하에 만든 전용 전기차 아키텍처가 탑재됐다. 이외에도 △혼다 센싱 엘리트 기술을 활용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물 인터넷(IoT)과 커넥티드 기술 등이 특징이다. 혼다는 오는 2026년 북미를 시작으로 일본·아시아·유럽·아프리카·중동 및 남미 등 전세계에 혼다 0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CES 2024 SK그룹관 내부 '댄싱카' 조감도. 사진=SK온
CES 2024 SK그룹관 내부 '댄싱카' 조감도. 사진=SK온

SK온 배터리·KGM 무선충전 기술 탑재 차량도 눈길

SK온은 한국 배터리 제조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CES에 참여해 주력 제품인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 NCM9+와 △Z-폴딩 △S-PACK △급속충전 등 다양한 기술을 함께 선보였다.

이 중 NCM9+는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로, 지난해까지 CES에서 2년 연속 혁신상을 받은 모델이다. 특히 분리막 사이에는 양극과 음극을 지그재그 방식으로 균일하게 쌓는 ‘Z-폴딩’ 방식으로 배터리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니켈 비중이 높아질수록 주행거리는 늘어나지만 안정성이 떨어지는 하이니켈 배터리의 단점 및 안전성을 보완한 것이다.

CES 2024에서 KG모빌리티는 미국의 엔지니어링업체 와이트리시티(WiTricity)의 무선충전플랫폼 상용화 기술이 탑재된 중형 전기차 ‘토레스 EVX’를 공개했다. 사진=KG모빌리티
CES 2024에서 KG모빌리티는 미국의 엔지니어링업체 와이트리시티(WiTricity)의 무선충전플랫폼 상용화 기술이 탑재된 중형 전기차 ‘토레스 EVX’를 공개했다. 사진=KG모빌리티

KG모빌리티는 미국의 엔지니어링업체 와이트리시티(WiTricity)의 무선충전플랫폼 상용화 기술이 탑재된 중형 전기차 ‘토레스 EVX’를 공개했다. 해당 무선충전 기술은 자기 공명 방식이 적용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충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KG모빌리티 측의 설명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해당 기술이 적용된 모델은 올해 하반기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인 전기 픽업 ‘O100’에 탑재 계획이며, 추후 개발되는 차종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라며 “무선 충전 기술은 주차장 등 고정형 무선 충전뿐만 아니라 도로에 내장되어 주행 중에도 충전할 수 있는 동적인 무선 충전 기술까지 인프라가 확대될 전망이다”라고 부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