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속도
SKT·KT·LGU+, 가입자 선택권 확대
1위 중심 구조 고착…"적극적 경쟁 필요"

이통3사 로고. 사진. 각사
이통3사 로고. 사진. 각사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이통3사가 나란히 통신 서비스 개편에 돌입했다. 지난달 SK텔레콤(SKT)이 5G단말기의 LTE 요금제 가입을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KT와 LG유플러스(LGU+)도 이같은 행보를 따르고 있다.

3만원대 5G 요금제, 중저가 단말기 출시 등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움직임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정부가 통신시장 경쟁 촉진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통신사들과 제도 개선을 논의하며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용자의 통신서비스 선택권을 확대하는 조치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이통3사간 서비스 개편 내용이 유사하는 점에서는 한계라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통신 시장의 경우 SKT와 KT, LGU+ 등 3사 구조로 고착화되어 있어 경쟁 활성화가 어렵다는 점에서서비스 개선 체감도는 기대에 비해 크지 않을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5G와 LTE 등 단말 종류와 상관없이 이용자가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통신 서비스가 개편된다.

통신3사 중 SKT가 지난달 23일 이같은 내용으로 이용 약관을 변경한 데 이어 KT도 지난 22일부터 단말기와 요금제의 교차 가입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LGU+의 경우 내년 1월19일부터는 단말기 종류에 따른 요금제 가입제한을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통신3사 모두 요금제 가입제한이 없어졌다.

그간 이통3사 대리점을 통해 5G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경우 5G 요금제만 선택할 수 있었다. 다만 5G 서비스 품질이 기존 LTE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알려지며 이같은 요금제 가입 제한이 고객의 선택권을 제약하고 통신사 수익 유지에만 맞춰져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제도 변경으로 5G가입자의 LTE 요금 가입이 허용될 뿐 아니라 기존 LTE 단말 이용 고객도 5G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용자들이 데이터 사용량 등 자신의 통신습관에 따라 자유롭게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내년 3월29일부터는 선택약정 25% 요금할인 사전예약제 역시 도입될 예정이다. 이용자가 통신사 가입 시 1년·2년 약정 요금할인율이 25%로 동일하고 1년 약정을 선택할 때 해지 위약금이 더 낮은데도 상당수가 2년 약정을 선택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이같은 통신서비스 개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통신사와의 협의에 따른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1일 정부의 통신시장 경쟁촉진과 통신비 부담 완화 기조에 발맞춰 통신 서비스 제도 개선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서비스 변경안이 애초부터 당연히 제공되어야 했을 이용자의 선택권을 확대한 것에 불과한 까닭에 생색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값비싼 5G 요금제 부담에 알뜰폰 가입자가 1500만을 돌파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체감 효과를 위해선 5G 저가 요금제 확대 등 요금 경쟁이 촉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국내 통신시장은 SKT·KT·LGU+ 등 3사 중심의 과점구조 형태가 고착화 된 까닭에 적극적인 경쟁 유도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한다. 게다가 통신사업자 간 순위 격차가 큰 탓에 저가 요금 도입이나 서비스 품질 투자도 활발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3월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상황과 경쟁촉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통신 시장에서 알뜰폰(MVNO)을 제외할 경우, 매출액 기준 1위 사업자인 SKT의 점유율이 46.5%로 OECD 평균(42.6%) 보다 높다. 1~2위 사업자 간 격차 역시 18.1%로 OECD 평균(12.3%)보다 크다. 

이처럼 1위 통신 사업자와 2~3위간 격차가 큰 구조는 통신서비스 경쟁을 요원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시장 지배력이 큰 통신 사업자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어서다. 통신 3사의 실적은 이를 방증한다. 3분기 1위 사업자인 SKT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SKT의 영업이익은 498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2·3위인 KT와 LG유플러스는 오히려 줄어, 각각 3219억원, 254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KISDI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통신3사 중심의 경쟁구조 고착화는 장기적으로 요금이나 마케팅 경쟁을 약화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면서 "과거와 비교할 때 정부의 통신정책 제도에 따라 이용자 편익은 점차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더 적극적인 사업자간 경쟁이 유도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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