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횡령에 김영규 대표이사 사임
지난해 지배구조 등급 하락해 관련 지수 퇴출
내년 지배구조보고서 공개..이행률 평균 못미쳐

사진 = 스튜디오드래곤
사진 = 스튜디오드래곤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최근 사내 횡령사고로 논란이 된 스튜디오드래곤이 기관투자자와 평가기관으로부터 감사 연임 등 취약한 지배구조 문제를 장기간 지속적으로 지적 받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 지배구조 관련 지수에서 편출된 가운데, 내년에 공개될 지배구조보고서에서 더 많은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전일종가대비 2300원(4.04%) 하락한 5만4600원에 거래 중이다.  소속 프로듀서의 횡령 이슈로 김영규 공동 대표이사가 사퇴한 것이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스튜디오드래곤은 한 콘텐츠 제작자가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제보를 받고 내부 감사를 진행한 결과, 재직 중인 한 프로듀서의 비위 행위를 적발했다. 이에 콘텐츠 부문 총괄이던 김 대표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횡령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다음날인 지난 27일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장초반 10%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취약한 지배구조는 여전한 리스크... 관련 지수 편출 되기도

내부직원 횡령사건으로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취약한 지배구조 개선방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지배구조 문제로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등급도 한 단계 떨어졌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한국ESG기준원 ESG 평가에서 지배구조 등급이 B등급에서 C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했다. 한국ESG기준원은 평가등급을 총 7단계(S~D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C등급은 '취약'에 속한다.

지배구조 등급이 '취약'으로 내려가면서 이를 반영해 종목을 구성하는 코스닥 거버넌스 150 지수에서 편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기관투자자에 의해 감사 중립성 문제도 제기됐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부터 6년째 감사직을 이행 중인 이시권 감사 연임 안건에 '장기재직'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지배구조 등급이 낮은 경우 장기적인 주가 상승에도 부정적이다. 이헌상 전북대학교 교수가 발표한 '기업지배구조 수준에 따른 주가 수익률의 장·단기적 관계 분석(2020)'논문에 따르면,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은 단기적으로 높은 주가수익률을 얻지만, 등급 공시 후 3년 이후에는 우수한 지배구조 가진 기업들이 더 높은 주가수익률을 얻는다.

ESG 평가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배구조 등급이 낮으면 내부통제·감시 기능이 약해 오너나 임직원 횡령, 배임 등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지속적으로 리스크 상황에 놓이면 기업가치와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될수 있기에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지배구조보고서 공시...현재 이행률 절반에도 못 미쳐

낮은 지배구조 등급 개선과 내년부터 의무적으로 공시 할 지배구조보고서도 과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부터 자산 총액 5000억 상장사들은 지배구조보고서를 의무 공시해야 한다. 올해 1분기 기준 자산규모가 1조원이 넘는 스튜디오드래곤도 첫 지배구조 보고서를 발간해야 한다.

다만 현 상황에서라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취약한 지배구조 정보가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배구조보고서는 주주, 이사회, 감사 기구 등 총 3개 분야 15개의 핵심지표 준수율로 구성되는데, 준수율에 따라 지배구조가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상장사 평균 핵심지표 이행률은 60.7%다.

스튜디오드래곤 2022년 6월~2023년 6월 공개자료 기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편집 = 데일리임팩트
스튜디오드래곤 2022년 6월~2023년 6월 공개자료 기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편집 = 데일리임팩트

반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배구조보고서 이행률을 사업보고서, 정관 등 공개 자료(2023년 6월 ~ 2023년 6월 기준)를 통해  자체 평가해 본 결과 이행률은 46.7%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이사회 파트에서 1개 지표(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이외에는 모두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직원 횡령과 관련된 내부 컴플라이언스와 윤리경영 등 문제도 일부 지배구조 항목 대응이 미비해서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ESG평가와 지배구조보고서에서 컴플라이언스와 윤리경영은 중요한 요소"라며 "지난해 등급 조정에도 횡령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배구조 중요성을 간과하고 준비하지 않았기에 발생했다고 볼 수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이 감사와 회사와의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으며, 전문성과 수행능력을 보고 연임을 결정한 것"이라며 "감사위원회 설치 등 지배구조보고서 공시항목에 맞춰 적절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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