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모터쇼 통해 N 브랜드 진출 공식화
제네시스로 다져진 고급화로 이미지 개선
中 전망 어둡지만 반등 가능성 관측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8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3 상하이 국제 모터쇼’(이하 상하이 모터쇼)에서 고성능 모델인 ‘더 뉴 아반떼 N’ (현지명 더 뉴 엘란트라 N)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8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3 상하이 국제 모터쇼’(이하 상하이 모터쇼)에서 고성능 모델인 ‘더 뉴 아반떼 N’ (현지명 더 뉴 엘란트라 N)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현대차그룹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N 브랜드를 공개하며 중국 시장 재공략을 위한 고급화 전략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2016년 한반도 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점유율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 제네시스의 판매량 반등이 관측되는 데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N 브랜드의 전략 역시 유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반등을 기대해볼 만 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듯 보인다.

2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8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3 상하이 국제 모터쇼’(이하 상하이 모터쇼)에서 고성능 모델인 ‘더 뉴 아반떼 N’ (현지명 더 뉴 엘란트라 N)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지난 3월 출시한 ‘더 뉴 아반떼’의 고성능 세단 모델로 주행 성능이 대폭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아직 정확한 사양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일반 모델의 2배 이상의 성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250km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3초에 도달한다.

현대차는 ‘더 뉴 아반떼 N’을 통해 고성능 라인업인 N 브랜드의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 내년엔 N 브랜드 최초의 전동화 모델인 ‘아이오닉 5 N’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N 브랜드의 중국 시장 진출은 아시아 최대 고성능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팬덤을 구축하고 경쟁력을 쌓는다는 데에서 의미를 갖는다”라며 “N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는 중인 만큼 현대차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지난 2019년 현대자동차는 고성능 경주차 i30 N TCR로 중국 3개 지역에서 연이어 개최되는 ‘TCR 아시아 시리즈’에 참여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지난 2019년 현대자동차는 고성능 경주차 i30 N TCR로 중국 3개 지역에서 연이어 개최되는 ‘TCR 아시아 시리즈’에 참여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연이은 중국 실패, N 모델 진출 밑거름

앞서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약 5년 전부터 본격적인 진출을 위한 담금질을 해왔다. 지난 2018년 중국 국제 수입박람회와 광저우 모터쇼 등을 통해 N 모델의 중국 시장 진출을 예고했던 현대차그룹은 2019년 상하이 모터쇼와 2020년 광저우 모터쇼에서 i30 N·벨로스터 N ETCR을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본격적인 중국 진출의 포문을 연 건 제네시스 시리즈다. 고급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하며 고성능 N 브랜드의 진입 여지를 만들었고 지난 2008년 제네시스는 ‘라오언스(勞恩斯)’란 이름으로 중국 프리미엄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판매 부진으로 3년여 만에 철수했다.

2014년에는 다시 ‘지에언스(捷恩斯)’란 이름으로 중국 시장에 돌아왔으나 연간 판매량이 100대에도 못 미치면서 결국 2016년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에 과거 쏘나타와 아반떼 등을 택시용 모델로 공급했다가 ‘택시용 저가 모델’이라는 인식이 박히며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바 있는 만큼 이를 제고하기 위해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후 상하이에 중국 판매법인인 ‘제네시스 모터 세일즈(GMC)’를 설립한 현대차그룹은 2021년 제네시스 브랜드 중국 시장 재출격을 선언했고 G80 전동화 모델과 GV80 등을 공개하며 지금까지 브랜드 고급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021년 상하이 모터쇼에 선보인 제네시스 대형 세단 G80.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021년 상하이 모터쇼에 선보인 제네시스 대형 세단 G80.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 반등·젊은 세대 어필 전략 기대

이번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고급·고성능 모델을 앞세워 중국 시장서 다시금 재기를 꿈꾸는 현대차그룹이지만 여전히 중국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총 25만여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16년 114만여대를 판매하며 고점을 찍었으나 사드 배치 등으로 촉발된 한한령에 이듬해인 2017년부터 판매량이 78만5000여대로 급격히 하락세에 들어섰다.

여기에 2018년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 내 불기 시작한 애국 소비 풍조까지 겹치며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은 2019년 66만3000여대, 2020년 44만6000여대, 2021년 36만1000여대로 꾸준히 우하향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단 1.2%에 불과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중국 시장은) 일단 일반 시장경제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 데다 정치적 리스크가 워낙 크다”라며 “사드를 포함해 여러 이유로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줄어든 만큼 별동 시장으로 생각하고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은 중국이 완성차 업계에서 세계 최대의 시장인 만큼 상하이 모터쇼를 통한 이번 N 브랜드 출시가 반등의 계기가 돼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중국 시장에 재진출한 제네시스의 반등이 관측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지난 2021년 중국 시장에서 334대를 팔았던 제네시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71.9% 상승한 120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더불어 지난 3월 가격 경쟁력을 제고한 제네시스 GV60 전동화 모델을 공개했고 중국 내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인지도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또 최근 모터스포츠인 TCR에 N 모델로 꾸준히 참여하며 좋은 성적을 내는 등 중국 젊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전략 역시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다양한 행사를 통해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중국 현지에서 모터스포츠 문화를 육성해 나간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중국 내수 시장을 뚫는 것은 확실히 어렵지만 올해부터 본격화될 예정인 전기차 출시를 시작으로 반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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