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주요 모델 판매량 증가에 전 세계 3위 등극
다음 목표는 '글로벌 2위·전기차 4위'..."쉽지 않은 과제"
폭스바겐 넘어서려면 중국 등 신시장 공략 시급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2023 월드카 어워즈(2023 World Car Awards)’에서 (왼쪽부터)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센터장(부사장)과 호세 무뇨즈(Jose Munoz)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이 전기 세단 아이오닉 6가 수상한 ‘세계 올해의 자동차’ 포함 4개의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2023 월드카 어워즈(2023 World Car Awards)’에서 (왼쪽부터)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센터장(부사장)과 호세 무뇨즈(Jose Munoz)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이 전기 세단 아이오닉 6가 수상한 ‘세계 올해의 자동차’ 포함 4개의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의 글로벌 위상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판매량 상승은 물론 주요 모델들이 시상식을 석권하고 있고, 업계에선 정의선 그룹 회장의 고급화·현지화·전동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일본 토요타, 독일 폭스바겐 등에 이어 글로벌 판매량 3위 완성차업체에 등극했다. 사상 처음이다. 올해 판매량도 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등 주력 시장은 물론 신흥시장에서도 판매 신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역대급 생산과 수출이 예고된다.

현대차그룹이 내친 김에 글로벌 판매량 1·2위를 기록 중인 토요타와 폭스바겐그룹을 넘을 수 있을까? 물론 쉽지 않은 과제다. 많은 선결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기존 시장 공략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 등 신시장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12년 만에 완성차업체 3위 등극

1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열린 ‘2023 월드카 어워즈(2023 World Car Awards)’에서 전기 세단 아이오닉 6를 통해 ‘세계 올해의 자동차(World Car of the Year, WCOTY)’를 수상했다.

기아의 전기 SUV EV6 GT가 ‘세계 고성능 자동차(World Performance Car)’ 부문 수상을, 첫 대형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이 해외 자동차 매체들의 호평을 받는 등 다른 차들 역시 흥행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드카 어워즈가 수상하는 ‘세계 올해의 자동차’는 ‘북미 올해의 차(NACTOY)’, ‘유럽 올해의 차(COTY)’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상으로 꼽힌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기아 텔루라이드와 지난해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5으로 '세계 올해의 차'를 거머쥔 바 있다.

폭스바겐 준중형 전기 SUV ID.4. 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 갈무리
폭스바겐 준중형 전기 SUV ID.4. 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 갈무리

이렇게 주요 모델들 중심으로 세계적 호평이 이어지며 현대차그룹의 판매량 역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684만5000여대를 판매해 토요타(1048만3000여대)와 폭스바겐그룹(848만1000여대)에 이어 처음으로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3위에 등극했다. 지난 2010년 5위에 오른 뒤 12년 만이다.

지난 2019년 공급망 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인해 글로벌 판매량이 급감했던 현대차그룹은 2021년 666만7085대로 판매량 5위까지 반등을 이뤘고 지난해 꾸준한 글로벌 판매량 상승세를 기록하며 2계단 뛰어오른 3위로 한 해 성적을 마무리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데다 판매 믹스 개선 및 높은 품질의 상품력 확보, 신차 출시를 바탕으로 실적 회복이 이뤄지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제 현대차그룹의 실질적인 목표는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2위·전기차 4위를 차지한 폭스바겐 그룹 추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좋다. 가속도가 붙었다”라며 “일반 차 수준도 상당히 올랐고 전기차의 경우 ‘퍼스트 무버’ 전략이 성공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3월 20일 중국 상해 E-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아 EV 데이(KIA EV Day)’에서 (왼쪽부터)양홍하이 기아 중국법인 COO,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 장나이원 기아 중국법인 동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센터 부사장, 이태훈 글로벌사업관리본부 전무 등 경영진이 EV5 콘셉트 모델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기아
지난 3월 20일 중국 상해 E-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아 EV 데이(KIA EV Day)’에서 (왼쪽부터)양홍하이 기아 중국법인 COO,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 장나이원 기아 중국법인 동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센터 부사장, 이태훈 글로벌사업관리본부 전무 등 경영진이 EV5 콘셉트 모델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기아

토요타·폭스바겐 넘기 위해 중국·인도 공략해야

현대차그룹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폭스바겐을 뛰어 넘는 것이다. 그러나 토요타, 폭스바겐 등 상위 완성차업체를 극복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이 내연기관뿐 아니라 전기차 분야에서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57만4708대의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해 테슬라(131만3887대)·BYD(92만5782대)·상하이자동차(90만418대)의 뒤를 이어 4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은 37만4963대를 판매해 5위 지리자동차(42만2903대), 6위 르노닛산미쓰비시그룹(39만2244대)에 이은 7위에 머물렀다.

전기차의 발전에 폭스바겐은 가장 인기 있는 내연기관 자동차인 ‘골프’(Golf)까지 단종시키며 전동화에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비록 (현대차그룹이) 3위에 올랐지만 폭스바겐과 글로벌 대수를 비교했을 경우 약 200만대가량 차이가 있기 때문에 추월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라며 “장기적으로는 가능성 있지만 당장 1~2년 내에는 어렵다”라고 전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최대 시장인 중국뿐 아니라 인도 등 신시장 개척이 중요하다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부문에서 507만5286대로 63.3%의 점유율을 차지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 역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데다 최근 소득 증가로 자동차 구매력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김 교수는 “앞으로는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반등하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전쟁이 멈출 경우 러시아 시장 진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동남아 시장도 이제 갓 진입해 향후 가능성이 보이는 시장”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에서 오랜 부진을 이어오고 있다. 그간 판매량을 늘려가며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에 따른 반한 감정 고조 등에 2019년 90만9000대, 2022년 33만9000대(시장 점유율 1.3%)까지 판매량이 급감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 중국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중국 판매 목표를 47만6000대(현대차 30만6000대, 기아 17만대)로 잡았다. 이는 각각 전년비 21%, 92% 증가한 수치로 현대차그룹의 주요 권역별 목표 중 가장 높은 성장치에 해당한다.

특히 기아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기아 EV 데이’를 열고 연내 출시될 준중형 전기 SUV ‘EV5’ 콘셉트카를 현지 공개하며 시장 공략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 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인 만큼 아이오닉 6의 글로벌 판매 본격화, EV9 출시 등을 통해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