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드러내는 온실가스 공시 이루어져야

공시 횟수 늘리고, 비교 지표·스코프 3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기업 관계자들, 투자자 적합 정보 산출 어려움 호소도

사진 : 데일리임팩트 DB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박민석 기자] 국내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와 관련해 투자자의 활용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한국 기업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와 '목표 관리제' 도입으로 해외와 비교해 배출량 정량 수치에 대한 공시 수준은 비교적 높으나 경쟁사와의 비교 가능성, 재무 정보와의 일치성 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6일 ESG 평가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상당수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환경부가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들은 배출량 산정을 위해 온실가스 회계처리 보고기준 (GHG 프로토콜)을 따르고 있으나 환경부는 사업장 단위 공시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환경부 정보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온실가스 배출 실적이 상이한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환경부에 보낼 배출량 정보는 법적 기준에 따라 공시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포함되는 탄소 정보는 별도로 계산하고 있다.

나아가 GHG 프로토콜은 재무정보와 비재무정보의 공시 범위를 일치시키기 위해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배출량을 산정토록 하고 있다.

GHG 프로토콜에 따르면 연결 자회사 모두 그러나 상당수 기업은 여전히 통계 측정의 어려움으로 자회사 전체가 아닌 운영상 통제 하에 있는 국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공시하고 있다.

실제 해당 기업에 속한 자회사의 온실가스 배출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셈이다.

이와 관련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책임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국내 기업에서는 종종 종속법인은 처음부터 산정을 안하거나 제외하는 경우가 있다"며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되는 종속법인의 데이터 포함 여부를 투자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온실가스 정보에 대한 재무와 비재무 바운더리(경계)를 일치시켜야 투자자에게 유용한 정보로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SG 경영 드러내는 온실가스 공시 이루어져야

ESG 경영 차원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기업의 전략적 접근 방법을 보고서를 통해 드러내고 연간 공시가 아니라 상시적으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이준희 법무법인 지평 ESG센터 전략그룹장은 데일리임팩트에 "내부의 전략 설정과 고민보다 환경경영, 탄소중립, 공시 등이 빠르게 법제화되다 보니까 구체적인 계획 없이 공시만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그룹장은 이어 "이렇다 보니 탄소중립 전략 수립팀과 보고서 팀이 다른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탄소중립과 시설 투자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보고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환경 데이터만 공시 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ESG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컴플라이언스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공시로는 기업이 어떤 전략과 목표로 온실가스를 줄여나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전략과 계획을 잘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공시 횟수 늘리고, 비교 지표·스코프 3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나아가 연1회의 온실가스 정보 공시로는 투자자 적합도를 높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책임 연구원은 "비재무 정보는 아빨라도 7월, 8월 산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공시 시기를 앞당겨 재무 정보 발행과 일정을 맞춰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그룹장도 "해외 일부 기업은 정보공개 플랫폼을 통해 분기별로 집계가 되는대로 온실가스 정보를 업데이트 하기도 한다"며 "일 년에 한 번 행사처럼 공시를 하는 방식으로는 투자자에게 유용한 정보로 다가오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공급망에 속한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스코프 3에 대한 공시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ESG 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해외 주요 기업은 스코프 3 반영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스코프 1,2와 비교해 11배 가까운 배출량이 있는 스코프 3에 대한 관여(인게이지먼트)가 산업적 측면에서 비교 우위, 기회 요인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산업별 비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원단위 지표, 집약도 등 보조 정보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제공해서 기업이 배출량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기업 ESG 전문가들은 공시 횟수를 늘리거나 비교 정보를 추가로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하고 있다.

무역 대기업 한 ESG 총괄은 데일리임팩트에 "배출량 정보 산출을 위해 1월 중순 관련 영수증을 수합하더라도 적합성 검증 일정이 밀려 있어 6월 말까지 배출권 관련 정보를 정부 제출, 7월 보고서를 마감하는 것도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유통 기업 ESG 공시 담당자는 "철강 등 원자재 사업자는 원단위 정보 산출이 손쉬울 수 있으나 우리 경우 사업장마다 요구하는 배출계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절차가 복잡해 제공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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