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부터 사흘간 오징어 맨손잡기 체험·피맥 축제 등 ‘인산인해’
지역민 “행사장소 일정 변경, 남 군수 탁월한 결정” 반색
오징어 활용 요리 부족, 치솟는 오징어 시세 등은 해결과제로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경북 울릉군의 최대 축제인 오징어축제가 여름 끝자락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사진·황진영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경북 울릉군의 최대 축제인 오징어축제가 여름 끝자락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사진·황진영 기자

[대구 경북 = 데일리임팩트 황진영 기자] “오징어 고장인 울릉도서 열린 축제의 특별한 감동을 안고 떠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다만, 금징어라 불릴 만큼 값비싼 오징어 시세 조정과 오징어를 활용한 특별한 먹거리가 매우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내년 축제를 기대해 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경북 울릉군의 최대 축제인 오징어축제가 여름 끝자락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 채 막을 내렸다.

‘태고의 신비 꿈이 있는 사람과의 만남’을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오징어 맨손잡기와 바다미꾸라지 잡기, 오징어 3종 경기 등 다양한 체험과 밤 바다를 배경으로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초청가수 공연과, 피맥(피데기 맥주)파티로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울릉군청 공무원들이 야외 특설무대 설치와 주변 교통 정리 등 축제 준비로 분주하다. 사진·황진영 기자
울릉군청 공무원들이 야외 특설무대 설치와 주변 교통 정리 등 축제 준비로 분주하다. 사진·황진영 기자

축제 첫날인 지난 27일 본 행사장이 마련된 저동항 수협 위판장 입구에 다다르니 축제 위원회 측과 울릉군 공무원들은 야외 특설무대 설치와 주변 교통 정리 등 축제 준비와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행사가 치러질 곳곳을 누비다 보니 어디선가 코끝을 찌르는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갔다. 어느새 수협 위판장에는 울릉도 향토음식체험(시식)이 한창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축제를 즐기기 전 배를 채우기 위한 이들로 분주했다.

남한권 울릉군수가 인사말을 통해 밤하늘에 비상하는 울릉도 갈매기 만큼이나 힘찬 기운으로 축제의 포문을 열고 있다. 사진·울릉군 제공
남한권 울릉군수가 인사말을 통해 밤하늘에 비상하는 울릉도 갈매기 만큼이나 힘찬 기운으로 축제의 포문을 열고 있다. 사진·울릉군 제공

오후 6시를 넘긴 시각, 포항 영일고등학교 댄스부(에이블)와 솔로 가수 쏘킴의 신명나는 식전 공연은 그간 코로나로 접하지 못한 ‘축제 갈증’을 해소하기에 손색이 없었고, 남한권 울릉군수와 공경식 울릉군의회 의장, 남진복 경북도의원, 김동근 경기 의정부시장의 인사말은 밤하늘에 비상하는 울릉도 갈매기 만큼이나 힘찬 기운으로 축제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식전 공연으로 한껏 달궈진 행사장은 트로트계 ‘인싸’, ‘군통령’ 설하윤이 오르자 대프리카(대구) 보다 더 뜨거운 열기로 울릉도 밤바다를 달궜다.

수많은 관객들이 사회단체 울릉청년단과 울릉군 새마을지회가 준비한 먹거리 파티를 즐기며 공연에 흠뻑 취해 있다. 사진·황진영 기자
수많은 관객들이 사회단체 울릉청년단과 울릉군 새마을지회가 준비한 먹거리 파티를 즐기며 공연에 흠뻑 취해 있다. 사진·황진영 기자

축제 즐기기에 여념이던 여행객 이수영(여·33·광주)씨는 “축제 기간 중 울릉도를 찾게 돼 영광이다”며 “다른 축제들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 그대로의 멋과 낭만을 즐기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어 특별한 추억을 쌓고 간다”고 소회를 밝혔다.

설하윤의 흥 넘치는 무대는 관객들은 저마다 피데기(반건조 오징어)와 오징어 부침개, 맥주를 손에든 채 얼싸 앉고 춤을 추는 등 관객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아 전천후 활약을 펼치는 인기가수임을 증명했다.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는 별들과 함께 장관을 이루며 오징어축제 첫날밤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사진·황진영 기자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는 별들과 함께 장관을 이루며 오징어축제 첫날밤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사진·황진영 기자

달아오른 열기에 웅장한 폭발음을 내뿜으며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는 별들과 함께 장관을 이루며 오징어축제 첫날밤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축제 이튿날인 28일,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던 전날과 달리 휴일(일요일)을 맞아 삼삼오오 가족 나들이에 나선 주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오징어 맨손잡기와 바다 미꾸라지 잡기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다.

울릉 JC 회원들이 오징어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바다 미꾸라지 잡기 및 몽돌 쌓기'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황진영 기자
울릉 JC 회원들이 오징어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바다 미꾸라지 잡기 및 몽돌 쌓기'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황진영 기자

한낮 무더운 날씨에도 체험 활동에 흠뻑 취해 웃음꽃을 피우는 이들의 모습은 오징어축제가 ‘문화놀이체험 불모지’ 울릉도의 전략 축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다 미꾸라지 잡기에 빠진 이들을 지켜보기도 잠시, 한쪽에서는 해변의 반짝이는 몽돌쌓기 체험을 하며 저마다 소원을 비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삼삼오오 나들이에 나선 울릉 주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오징어 맨손 잡기와 바다 미꾸라지 잡기, 몽돌쌓기 체험 삼매경에 빠져 있다. 사진·황진영 기자/울릉군
삼삼오오 나들이에 나선 울릉 주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오징어 맨손 잡기와 바다 미꾸라지 잡기, 몽돌쌓기 체험 삼매경에 빠져 있다. 사진·황진영 기자/울릉군

기자와 만난 한 울릉주민은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마땅히 놀러 갈 곳이 없어 항상 고민이다”며 “앞으로 크고 작은 축제가 많이 열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야간에는 피맥파티와 함께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즐기는 이들로 신선한 분위기로 축제 이튿날이 저물었다.

옛 전통을 이어오는 전통뗏목 경주가 울릉도 오징어축제 폐막을 장식하고 있다. 사진·울릉군
옛 전통을 이어오는 전통뗏목 경주가 울릉도 오징어축제 폐막을 장식하고 있다. 사진·울릉군

축제 마지막 날, 행사장에는 전통뗏목 경주와 오징어 3종 경기 참가자들이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저마다 몸을 풀고 있다. 전통뗏목 경주를 지켜본 관객들은 열띤 응원을 보내는 등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3년 만에 돌아온 제20회 오징어 축제는 어획량 증가 시기에 맞춰 축제 일정을 변경하고 본 행사장을 저동 위판장 일대에서 저동 여객선터미널 일대로 옮기는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는 평가다.

오징어 3종 경기 참가자들이 오징어 손질 작업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울릉군
오징어 3종 경기 참가자들이 오징어 손질 작업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울릉군

하지만, 축제 기간 중 운영되는 오징어 주제 전시관의 자료가 미비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의 본연의 기획 의도를 십분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오징어를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 미비, 값비싼 시세 탓에 쇼핑 또는 먹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향후 울릉군과 관계 기관의 협력을 통한 지원책 강구는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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