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인베스트먼트로 사명 변경…CVC로 전환

5년간 4000억원 출자…혁신 스타트업 투자

4대 성장동력 중심으로 신사업 발굴 가속화

일감 몰아주기 등 승계 잡음 동시에 해소

이재현 CJ 회장. 사진. CJ그룹
이재현 CJ 회장. 사진. CJ그룹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CJ그룹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간 4000억원을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CJ그룹은 ‘건강·즐거움·편리’라는 기업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지난해 컬처·플랫폼·웰니스·서스테이너빌러티를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CVC 설립은 이 같은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CJ그룹 지주사인 CJ주식회사는 씨앤아이레저산업으로부터 타임와이즈인베트스먼트 지분 100%를 221억3200만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CJ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산업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신규 사업모델과 혁신기술을 보다 효과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그룹 CVC를 공식 출범시키게 됐다”면서 “투자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CJ인베스트먼트가 그룹의 사업모델 혁신을 이끄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탑티어 벤처캐피털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타임와이즈인베트스먼트는 스타트업 투자를 맡아온 계열사다. 지난 2000년 드림디스커버리라는 이름으로 세워졌다가 2003년 CJ창업투자로 이름을 바꾼 뒤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2011년 씨앤아이레저산업에 매각되면서 2014년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바꿨다. 지난해 말 금산분리를 완화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CJ그룹 계열사로 편입될 길이 열렸다. 

타임와이즈인베트스먼트는 CJ인베스트먼트로 간판을 바꿔 달고, CJ그룹 정식 계열사이자 CVC로서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5년간 4000억원을 신규 출자해 컬처·플랫폼·웰니스·서스테이너빌러티의 4대 엔진을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 전문 투자회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중기비전을 발표하고 미래 혁신성장 전략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도전하는 문화’를 거듭 강조했다. ‘그레이트 CJ’를 내걸고 해외시장 확장을 꾀했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회장은 조직 내 유·무형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인재 육성, 기업문화 혁신 등에 나섰다. CVC 설립으로 그룹 내 쇄신과 변화의 기류가 보다 선명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망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CJ그룹은 혁신 DNA를 수혈하고 있다. 글로벌 팬덤비즈니스 전문 스타트업인 비마이프렌즈에 전략적 투자를 한 뒤 사업협력이 진행 중이다. 바이오 헬스케어 펀드에 출자해 주력인 식품사업과의 동반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CJ그룹은 향후 스타트업과의 공동사업을 보다 활발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략적으로 엑셀레이팅 기능을 확대하기로 했다. CJ그륩은 유망 벤처·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들과의 공동사업을 꾀하는 ‘오벤터스’와 같은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를 CJ인베스트먼트의 스타트업 발굴 역량과 결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잠재력을 갖춘 초기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함으로써 그룹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영 승계과정에서 시비거리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타임와이즈인베트스먼트를 사들였던 씨앤아이레저산업이 맡아온 역할 때문이다. 

인천 옹진군 굴업도 관광단지 조성을 위해 설립된 씨앤아이레저산업은 CJ그룹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후계자로 거론되는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51%의 지분을 가져 최대 주주이고, 이 회장의 딸인 이경후 CJENM 경영리더도 24%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굴업풍력개발로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올릴 예상 수익은 3조7600억원으로 점쳐지는데, 재계에서는 이를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타임와이즈인베트스먼트가 CJ그룹 계열사 펀드를 운영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번 매각으로 타임와이즈인베트스먼트가 지주사 아래로 편입되면서 경영 승계와 관련된 ‘잡음’이 해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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