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성공한 카카오뱅크, 고평가 논란 넘어 고공비행

기대 이상 흥행에 '케이뱅크-토스뱅크' 행보 시선 집중

IPO-서비스 론칭 앞두고 강점 살린 '차별화 전략' 눈길

(왼쪽부터)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 각사.
(왼쪽부터)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 각사.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후, 단숨에 ‘금융 대장주’로 등극한 가운데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이뱅크가 최근 장외거래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준비에 나선 가운데 토스뱅크도 오픈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디지털 혁신 바람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역시 하반기에도 변화의 기류에 올라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주식시장 화려한 데뷔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 상장 이후, 연이틀 쾌조의 주가 흐름을 보이며 '금융 대장주'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종가는 7만8500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전일 대비 4조1334억원 증가한 37조295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날 오전 한때, 급등세를 보이며 10% 넘게 상승,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됐던 카카오뱅크는 이후 상승 폭을 높이며 오후에는 장 중 최고 주가 8만91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고가 기준 시총 43조원에 육박하면서 현대차에도 근접하는 수준이다.

사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전부터 공모가 고가 논란에 휘말렸다. 심지어 상장 당일 ‘매도 리포트’를 내는 증권사가 나올 정도였다. 고평가됐다는 논란에 주가 흐름에 대한 우려가 지속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리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주식시장에서는 결국 카카오뱅크의 ‘금융 경쟁력’이 아닌 ‘플랫폼 경쟁력’에 더 큰 매력을 느낀 것 같다”며 “다만 여전히 목표가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순간 조정 기간이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상장 3일차인 10일 오전 9시30분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6%(4800원) 하락한 7만37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상장. 사진. 구혜정 기자
카카오뱅크 상장. 사진. 구혜정 기자

차별화 금융상품-플랫폼으로 경쟁

이처럼 카카오뱅크의 성공적인 상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전반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을 이루고 있는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기업공개, 서비스 론칭을 위한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케이뱅크는 최근 장외거래를 시작하며 오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지난 6일 첫 비상장주식 거래를 시작한 케이뱅크의 주당 거래가는 약 1만8000원~2만원(9일 기준) 선을 유지하고 있다.

거래 첫날, 1만2000원 수준을 기록했던 케이뱅크의 장외주식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고 거래가인 2만원을 기준으로 케이뱅크의 총 발행 주식 수(3억7261만8228주)를 곱한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7조원을 넘어선다.

서울거래소 비상장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케이뱅크 주권이 통일주권으로 전환되면 증권계좌를 통한 안전거래도 가능해진다”며 기업공개(IPO) 전 장외시장에서도 흥행을 이끌었던 카카오뱅크의 바통을 케이뱅크가 이어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특히 케이뱅크가 최근 사상 첫 흑자(분기 기준) 달성에 성공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분기 기준 39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4월 출범 이후 3년여 만에 첫 흑자 달성이다.

사진. 케이뱅크.
사진. 케이뱅크.

흑자 달성이 중요한 이유는 오는 2023년으로 예정된 케이뱅크의 IPO 때문이다. 일정 규모의 순이익을 발생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원하는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 이는 곧 IPO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물론 연간 흑자 달성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첫 분기 흑자(2019년 2분기)를 달성한 이후, 그해 바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무엇보다 카카오뱅크가 연간흑자를 달성한 이후, 2년 후인 올해 IPO에 성공했다는 것 역시 흥미롭다. 케이뱅크가 바람대로 올해 연간 흑자에 성공한다면, 2년 후인 2023년에 IPO에 성공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2023년은 케이뱅크가 계획한 상장 시점이기도 하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에 비해 ‘플랫폼의 힘’은 다소 약하지만, 가상화폐, 주담대 등 실질적인 금융업에서의 경쟁력은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며 “결국 연간 흑자 달성 시점이 케이뱅크가 내건 중장기 계획 실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오는 9월 말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의 성공적인 론칭 여부도 금융권의 관심사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의 마지막 실사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추이에 따라 일정 변경 가능성은 있지만, 론칭 일정에는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뱅크 내부 전경. 사진. 토스뱅크
토스뱅크 내부 전경. 사진. 토스뱅크

토스뱅크의 가장 큰 강점은 카카오뱅크에 못지않은 ‘플랫폼 경쟁력’이다. 이미 2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핀테크 플랫폼 ‘토스’는 토스뱅크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다. 특히 토스뱅크가 ‘토스 앱’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얼마나 많은 토스 사용자를 뱅크 고객으로 흡수할지 여부가 초기 흥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토스뱅크는 최근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 2.5% 수준의 최저금리를 적용한 신용대출 상품을 서비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고금리 논란’에 빠진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연 3.21%)보다 0.7%p 정도 낮은 수준이다.

핀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토스뱅크 역시 카카오뱅크의 성공방정식을 기대할 수 있는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밖에 경쟁사보다 월등한 조건의 금융상품 개발 역시 론칭 초기 흥행을 가늠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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