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론칭 후, 1등 인터넷전문은행 입지 굳혀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 앞세워 기존 금융사 위협

사진. 카카오뱅크.
사진. 카카오뱅크.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카카오뱅크는 과연 국내 금융업계의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까.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최초의 주식시장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행보에 금융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을 이끌고 있는 거대 금융지주사의 기업가치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함께 일각에서는 ‘과도한 평가’라는 지적과 함께 거품 논란도 일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과연 금융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가져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인터넷전문은행 선두의 자격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론칭한 모바일 플랫폼 기반의 금융서비스다.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이기도 한 카카오뱅크는 1호 인뱅인 케이뱅크가 유상증자 등의 문제로 주춤한 사이 단숨에 업계 1위로 급부상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금융부문 전체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월간 방문자, 주간방문자 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앱 가운데서도 카카오뱅크의 월간 방문자 수는 10위권 중반을 달리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당수 핀테크 플랫폼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숫자로 성장세가 증명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카카오뱅크의 가입자 수는 약 1615만명(6월말 기준)이다. 월간 방문자 수는 1335만명 수준인데 이는 국내 경제활동인구의 절반 이상(57%)이 한 달에 최소 한번 카카오뱅크에 접속한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또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론칭 이후 1년간 총 620만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이는 지난 2016년까지 16개의 기존 은행이 온라인‧모바일 등 디지털로 개설한 전체 계좌의 약 40배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난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 계좌이체 금액은 79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조원 가까이 늘어났고, 요구불예금 잔액 또한 증가 추세”라며 “이는 고객들이 카카오뱅크를 주거래 계좌로 사용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또 신용대출 시장에서의 카카오뱅크 점유율은 4년 만에 7%를 달성했고, 신규 취급액 규모로만 보면 점유율이 13% 수준으로 높아진다. 이를 통해 지난해 기준, 카카오뱅크의 전체 영업수익 중 이자수익은 75% 수준(비이자수익 25%)이다. 다양한 신용대출 상품이 고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카카오뱅크 롯데카드. 사진.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롯데카드. 사진. 카카오뱅크.

한편 카카오뱅크는 사업 개시 이후 4년 동안 연평균 64%의 여·수신 성장을 기록했고, 이자 및 비이자 영업수익 모두 연평균 127%로 증가했다. 또 출범 1년 반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지속적으로 이익률도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플랫폼의 힘을 증명하다

카카오뱅크가 이러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카카오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인 ‘플랫폼 경쟁력’이다. 카카오에서 파생된 수많은 서비스는 결국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플랫폼의 힘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카카오뱅크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카카오뱅크 내에서 카카오톡 플랫폼 자체는 큰 변수가 아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을 국민메신저로 성장시킨 ‘플랫폼 비즈니스’의 노하우는 카카오뱅크 성공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카뱅은 뱅킹과 플랫폼, 두 개의 사업 부문으로 구성돼있다”며 “뱅킹사업의 안정성과 플랫폼 사업의 성장성을 겸비한 상호보완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막강한 플랫폼 경쟁력은 곧 ‘차별화된 고객 경험’으로 이어졌다. 이미 모바일 사용에 익숙한 2030세대 고객을 넘어 구매력이 강하고 금융거래 사이즈가 큰 4050세대까지 카카오뱅크의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었던 비결 역시 이러한 고객 경험과 무관치 않다는 점이다.

최근 오픈한 카카오뱅크의 '휴면예금/보험금 찾기' 서비스는 출시 이틀 만에 지급 금액 11억원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 카카오뱅크.
최근 오픈한 카카오뱅크의 '휴면예금/보험금 찾기' 서비스는 출시 이틀 만에 지급 금액 11억원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 카카오뱅크.

또 플랫폼의 힘은 전통적인 대면 위주의 금융서비스를 비대면, 모바일로 이식하는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카뱅은 예금·대출과 같은 뱅킹 서비스뿐 아니라 증권계좌 개설·연계대출 등 플랫폼 서비스까지 성공적으로 모바일 환경에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이같은 플랫폼 경쟁력은 카카오뱅크가 향후 플랫폼 비즈니스를 더욱 확대해나갈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금융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과의 협업도 모색하고 있다. 이 역시 ‘플랫폼의 힘’이 없다면 불가능한 시도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이마트, 마켓컬리 등 유통사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생활 속 금융 혜택을 확대한 26주 적금 상품을 출시하거나, 카카오뱅크 앱에서 모바일 게임 '오딘'의 아이템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광고의 의미를 넘어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협업을 진행하는 카카오뱅크만의 플랫폼 사업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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