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소셜 카지노 스핀엑스 인수 …북미시장 개척 의지

공격적 투자로 흥행IP 확보 …렌탈·엔터·핀테크에도 투자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사진. 넷마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사진. 넷마블

 

[미디어SR 최문정 기자] 넷마블이 글로벌 모바일 소셜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SpinX)’를 품에 안았다. 인수가는 2조5000억원(21억9000억 달러)으로 역대 국내 게임업계 최대 규모다. 넷마블은 스핀엑스를 통해 게임 장르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넷마블의 스핀엑스 인수에 ‘승부사’로 통하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역할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방준혁 의장은 게임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렌탈, 핀테크 등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찾아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성과를 일궈낸 '성공투자자'로 이미 정평이 나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방준혁 의장이 투자를 단행할 때까지만 해도 (사업 연관성이 없는 것 같아) 의아한 점이 보였는데 이제와 보니 투자 포트폴리오를 굉장히 알차게 구성했다는 느낌을 받고 놀랐다"고 귀띔했다.


넷마블, 소셜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 인수

넷마블과 스핀엑스 로고. 이미지. 넷마블
넷마블과 스핀엑스 로고. 이미지. 넷마블

 

넷마블은 모바일 소셜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2일 공시한 바 있다. 인수 목적은 “게임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소셜카지노는 카지노에서 할 수 있는 슬롯머신, 빙고, 포커 등을 온라인·모바일로 옮겨 서비스하는 게임 장르다. 카지노와 유사하지만, 실제 돈이 아닌 사이버 머니로만 게임을 할 수 있다.

이승원 넷마블 대표는 “소셜카지노 게임 장르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스핀엑스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번 인수로 넷마블은 기존 주력 장르인 RPG에 더해 소셜카지노 장르를 확보했다”며 “캐주얼 게임 라인업을 강화해 게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뤘으며, 글로벌 게임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넷마블은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1조70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공식화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국내에서는 사행성 등을 이유로 소셜 카지노 게임을 규제하고 있어 현재 스핀엑스 국내 서비스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스핀엑스 매출의 70%는 북미, 나머지는 유럽 등의 해외 시장에서 나오는 만큼, 해외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였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투자로 흥행 IP 조기 확보

방준혁 의장의 과감한 투자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며 모바일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방 의장은 엔씨소프트와 ‘혈맹’을 맺었다. 방 의장 주도로 넷마블 지분 9.8%와 엔씨소프트 지분 8.9%를 교환한 것이다.

넷마블은 이 거래로 엔씨의 간판 지적재산권(IP)인 ‘리니지’와 ‘블레이드&소울’을 확보했다. 넷마블은 이 IP를 활용해 ‘리니지2레볼루션’과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출시했다. 리니지2레볼루션의 경우, 출시 1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리니지2레볼루션은 가벼운 캐주얼 게임 위주로 구성됐던 당시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모바일 MMORPG라는 장르를 개척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1년 뒤인 2016년에는 북미 게임사 ‘카밤’을 9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카밤은 만화와 영화로 제작돼 인기를 끈 ‘마블’ IP를 활용해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등의 게임을 낸 회사다. 넷마블에 인수된 후에도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 등 마블의 IP를 활용한 게임을 개발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넷마블의 해외 매출 비중은 75%에 달한다. 마블 IP의 인기가 높은 북미시장 매출 비중은 38%까지 올랐다. 마블 IP를 접목한 게임의 매출 비중은 2019년부터 매 분기 전체의 10% 후반~20% 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시너지 내겠다”…렌탈·엔터테인먼트·핀테크 투자

방준혁 의장은 게임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 투자로도 유명하다. 잠재력을 가진 다양한 기업에 투자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취지에서다. 게임 업계가 신작 게임의 흥행 여부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변동이 큰 만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창출하고자 하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19년 코웨이 인수다. 넷마블은 2019년 12월 렌탈기업 코웨이를 1조7400억원의 거금을 주고 인수했다.

당시 넷마블은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넷마블의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IT 기술과 운영노하우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임기업과 렌탈기업의 결합에 의문을 갖던 시선도 잠시였다. 올해 1분기 코웨이는 매출 8790억원, 영업이익 7707억원의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 렌탈 사업이 계절이나 신작 게임의 영향을 타지 않는 구독 모델의 사업인 만큼, 넷마블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넷마블은 최근 글로벌 무대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탄소년단(BTS)가 소속된 ‘하이브(구 빅히트)’의 지분도 25% 갖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 2014억을 들여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해 10월 하이브가 상장에 성공한데다가 주가 상승이 이어져 현재 지분 가치는 2조원(2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약 10배의 수익을 낸 것이다.

넷마블은 하이브 투자 수익 외에도 BTS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한 게임 ‘BTS월드’, ‘BTS유니버스 스토리’ 등의 게임을 출시하며, 본업과 연결하고 있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투자도 있다. 오는 5일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다. 넷마블은 지난 2016년 3월 카카오뱅크 지분 3.94%(1440만주)를 4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현재 카카오뱅크 공모가는 3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넷마블이 소유한 지분 가치는 5616억원에 달한다.

넷마블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넷마블의 투자 포트폴리오 확대는 재무적인 관점에서 이해해달라”며 “적당한 기업이 적당한 인수가에 나왔을 때,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인수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타 게임사들도 최근 게임 외에 다양한 산업과 기업에 투자를 이어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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