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사진. 구혜정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다정 기자]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관련 잇단 악재가 터져나오면서 ‘K방역’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 방역당국은 올 상반기 1200만명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오는 11월까지 전 국민의 70%가 예방접종을 마쳐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계속해서 500~700명대를 오르내리며 감소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전국 감염재생산지수도 1을 넘어섰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또 다른 1명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하는 것을 뜻한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이상이면 확산세를 의미한다.

역학조사에 대한 피로도가 급증하는 가운데 글로벌 ‘백신 물량 부족’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계획한 11월 집단면역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백신수급 전망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어 추후 접종 물량을 충분히 적기에 도입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 백신 생상국인 인도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수출을 잠정 중단했다. 백신 물량을 코백스보다 자국민에게 우선 공급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 ‘부스터 샷’ 계획까지 세우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신 확보에 점점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부스터 샷은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접종 완료 뒤에 추가로 한 번 더 맞는 것을 뜻한다.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경우 2차례 접종을 하는데 미국이 3차 접종용 물량을 비축하면 그만큼 외국에 공급하는 물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부스터 샷에 따른 추가 (물량)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관련 정보를 모니터링하면서 전문가와 함께 논의해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19일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 받기로 한 백신 공급 일정에는 변동이 없다”며 “백신에 대해 세계적으로 각국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미국의 수출제한조치를 비롯해 인도쪽 문제나 여러 변수가 생기고 있어 국제상황 자체를 유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5곳…“연내 상용화 어렵다”

방역당국이 백신수급 부족에 대해 우려를 일축하고 나섰지만,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두고 정부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이 연일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글로벌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국산 백신 개발 상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올해 안에 국산 코로나19 백신 상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백신 수급 부족 문제에 대한 자체적인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산 코로나19 백신은 올해 연말 3상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빨라야 내년에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업체는 SK바이오사이언스·제넥신·진원생명과학·셀리드·유바이오로직스 등 5곳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평가받는 제넥신도 아직 임상 3상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제넥신은 올해 말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2상을 끝내고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3상 데이터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사용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임상 2a상을 진행중으로, 150명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임상 2a상 결과는 오는 7월에 나올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다국가 2b/3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제넥신은 만 55∼85세 고령층에서 백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1상도 하고 있다.

셀리드는 임상 1상을 완료하고 120명을 대상으로 2a상을 진행중이다. 내주 대한약학회에서 30명에게 백신 후보물질을 투약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후보물질 2개를 개발 중이다. ‘NBP2001’의 임상 1상은 마친 상태다. 또다른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1·2상도 진행 중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해 12월 임상 1/2a상을 승인받고 45명에게 임상 1상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1차 투약을 마치고 현재 2차 투약이 진행 중이며, 상반기 내에는 완료할 예정이다. 연말에 3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중 가장 늦게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돌입한 유바이오로직스는 임상 1상 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2차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국한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올해 하반기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어, 사실상 올해 안으로 사용 승인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봉민 의원은 “코로나19 수급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산 백신 개발이 더욱 중요해졌지만 올해 개발하기는 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산 1호’ 백신 개발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

그럼에도 백신 수급의 물꼬를 트기 위해 국내 업체들은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도 이들을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6일 제5기 제약산업 육성·지원 위원회에 ‘2021년 제약산업 육성·지원 시행계획’을 보고하며 이같은 뜻을 밝혔다.

이날 복지부는 “기존 기조대로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끝까지 지원하는 한편, 개발과 구매를 병행하는 양면(투트랙) 전략을 취해 코로나19의 조기 극복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의 빠른 백신 개발은 정부의 대규모 자금 지원으로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복지부는 지난 15일에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국내 제약업체 5개사에 국고 687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산 1호 백신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임 후보자는 19일 서울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집무실로 첫 출근을 하면서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치료제 1호를 만든 것처럼 국산 백신도 1호를 가능한 빨리 개발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하는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도 정부, 청와대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수급 상황 점검에 나선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백신 수급 상황과 국산 개발 계획의 점검을 위한 당정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 (지도부가) 공감했다”며 “조만간 백신 관련 당정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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