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사진. 구혜정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다정 기자] 오는 21일(현지시간)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기지로서 한국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우수한 방역 수준을 갖춘 ‘K-방역’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를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전초기지로서의 한국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문 대통령은 앞서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한 국가로,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는 나라로 주목받고 있다”며 “현재 해외에서 개발된 코로나 백신 제품이 세 개 제품이 국내에서 위탁 또는 기술이전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한미 양국의 ‘백신 파트너십 강화’가 꼽히는 가운데 백신 스와프를 통한 수급 문제 해결, 기술이전을 통한 국내에서의 백신 생산 등이 구체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러브콜 보낸 모더나…위탁생산 가능성 ‘↑’

현재 제약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모더나 백신을 생산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9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자사 백신 생산을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에 위탁생산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대규모 공급이 시급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백신 대량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본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반셀 CEO는 “한국 정부가 바이오 신약 개발을 중시하고 한국 기업이 강력한 생산 능력을 갖춰 위탁 생산을 하면 대규모 생산 능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량 생산을 통한 빠른 공급이 가능하도록 모더나와 국내 제약기업의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은 물론 공동연구 추진을 위한 협력 체계 구축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모더나가 개발한 mRNA 백신의 위탁생산 계약이 임박해 한미정상회담 전 이를 발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더나가 미국 정부로부터 거액의 백신 개발 지원금을 받은 만큼 미 정부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정상회담 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존림 삼성바이오직스 대표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오는 19일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존림 대표의 방미 일정이나 모더나 계약과 관련된 사항을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말을 아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해명 공시를 통해 “현재 확정된 바 없어 확인이 불가하다”며 “추후 확인이 가능한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mRNA 백신의 국내 생산과 관련해 국내 제약사화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진행 사항은 기업과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현재) 언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앞서 삼성바이오직스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생산과 관련해서는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시한 반면 이번 모더나 관련 사안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것이 사실상 인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이미 합의된 상황에서 최종 발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韓, ‘K-방역’ 앞세운 백신생산 글로벌 허브로 주목

미국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은 미국과의 백신 파트너십과 관련 다양한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수급난을 겪고 있는 백신을 확보할 뿐 아니라 특히 문대통령이 강조해 온 글로벌 백신생산 허브 구상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통해 국산 백신 개발과 백신생산의 글로벌 허브 도약을 천명하고, 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한 바 있다.

이미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위탁생산 기지로 선정되면서 한국은 고도의 기술을 적용한 바이오의약품 대량 생산 능력에서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개발·생산(CDMO)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2월에는 노바백스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이전받았다.

최근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위탁생산 사업도 구체화 되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이 주도한 컨소시엄은 오는 8월 시생산한 백신을 러시아에 보내 검증 과정을 거쳐 오는 9월부터 한국에서 본격 출하에 들어간다.

이번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의 계약까지 사실화될 경우 한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 등 네 종류의 백신이 생산된다.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코로나19 백신 다수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셈이다.

전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생산 설비 부족 현상으로 백신 위탁 생산 사업의 중요성은 갈수록 부각되는 가운데 정부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백신 원천기술과 원부자재와 한국의 바이오 생산능력을 결합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생산 허브를 조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이번 방미를 통해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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