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 사진. 셀트리온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 사진. 셀트리온

[미디어SR 김다정 기자]‘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인 셀트리온 ‘렉키로나’가 글로벌 임상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산 2호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6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하나 이상)을 가진 고위험군 경증환자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건부 승인’을 획득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임상 3상 환자 모집 및 투약을 완료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부터 임상 3상 시험을 위한 환자 등록을 진행했다. 최근 한국, 미국, 스페인, 루마니아 등을 비롯한 13개 국가에서 임상 3상 목표 환자 총 1300명을 모집해 투약까지 완료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글로벌 여러 국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전히 유행하고 있고, 본사 임상팀 및 현지 직원들이 많은 노력으로 빠른 시간 내 충분한 환자 수 모집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렉키로나 투약을 마친 환자 가운데 안전성 측면에서는 특이사항이 나타나지 않았다. 투약 후 이상 반응으로 인한 연구 중단 사례도 없었다.

셀트리온은 이번 3상에서 대규모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는 만큼 렉키로나의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면 투여 대상군이 지금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오는 6월 말까지 3상 데이터 분석 및 결과를 도출해 국내외 허가기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렉키로나의 안전성을 바탕으로 현재 진행 중인 수출 관련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상반기 중 임상 3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우수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서 국산 치료제인 렉키로나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의 영문 상표권 등록을 마치고, 이미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과는 공급계약을 맺었다.

현재 유럽 의약품청(EMA)은 렉키로나에 대한 동반심사를 진행 중이다. 동반심사는 비상 상황에서 유망한 의약품이나 백신에 대한 평가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한 절차다. 미국에서도 식품의약국(FDA)과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사전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산 2호 승인 ‘GC녹십자’ 유력…대웅제약·종근당 등도 ‘잰걸음’

렉키로나가 생산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자 차세대 주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백신보다 비교적 개발 속도가 빠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내에 두 번째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산 2호’ 코로나 치료제가 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은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이르면 이번 주 GC5131A 시판 후 임상 3상시험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 신청을 식약처에 낼 예정이다.

GC녹십자는 지난해 8월부터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혈장치료제의 안전성·유효성을 살펴보기 위한 임상 2a를 진행해왔다. 혈장치료제를 용량에 따라 3개군으로 구분해 총 45명에 투여하고 대조군 15명에는 생리식염수를 투여해 비교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GC녹십자가 개발하고 있는 혈장치료제 방식과 관련, 최근 유력한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들이 합심해서 진행한 대규모 3상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만큼 긍정적인 심사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GC녹십자 측은 국내 2a상이 별개 임상인데다, 설계 디자인 역시 달라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증도를 특정하지 않은 유증상 코로나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과 설계가 다르다는 것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이달 내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을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호이스타정은 사람 몸 안에 들어온 바이러스의 세포 내 진입을 막아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염증을 개선하는 기전을 지닌 약물로, 국내에서는 이미 10년 이상 환자들에게 처방돼 안전성이 입증됐다. 또 경구투여 제제로 복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웅제약은 오는 6월 전까지 코로나19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2b상을 마치고, 상반기 내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호이스타정은 경구제로 복용이 편리하고, 기전 상 바이러스가 복제를 시작하는 초기 과정에서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은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지난 15일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의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종근당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나파벨탄의 임상 2상을 진행했다. 앞서 종근당은 지난달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으나, 식약처의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대규모 임상 3상을 통한 유효성 입증을 권고받았다.

종근당 관계자는 “나파벨탄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공급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바이러스의 변이에도 치료 기전이 적용돼 각종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물재창출’로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중인 신풍제약과 부광약품은 모두 임상 2상을 완료하고 연구 데이터 분석 중에 있다.

신풍제약과 부광약품은 각각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와 B형간염용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치료효과가 입증되는 대로 학회 등에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엔지켐생명과학, GC녹십자웰빙, 크리스탈지노믹스, 제넥신, 뉴젠테라퓨틱스, 동화약품, 이뮨메드 등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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