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한화토탈 인근에 설치된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사진. 한화건설
 충남 서산 한화토탈 인근에 설치된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사진. 한화건설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한화가 미국 수소 기업 니콜라 지분 절반을 매각키로 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모기업인 그린 니콜라 홀딩스(Green Nikola Holdings LLC)의 보유 지분 50%(1105만주)를 매각하기로 했다. 니콜라는 지난해 6월 상장 첫날 33.75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대박을 터뜨렸다. '제2의 테슬라'로 주목을 받은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니콜라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발굴해 투자한 회사로도 이름을 날렸다. 한화솔루션은 자회사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니콜라 지분 약 3.07%를 보유하고 있다.

니콜라의 주가는 미국 현지시간 18일 종가 기준으로 14.78달러를 기록해, 한화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1억6331만달러(약 2000억원) 규모다. 한화가 니콜라 주식 평균 매입 단가가 주당 4~5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3배 이상의 투자 차익을 얻은 셈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시장 상황에 따라 매각 규모가 달라질 수 있으나, 현재도 니콜라의 이사회 소속을 유지하면서 지분 매각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수소 관련 다른 투자처를 물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 측은 오는 6월 이후 지분 일부를 분할 매각할 방침으로, 보유 자산 일부를 현금화해 수소사업의 투자 보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니콜라 지분 매각으로 한화는 약 1억8000만달러(2024억원가량)를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1월 당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지분 6.13%를 확보하는 데 각 5000만달러씩 총 1억달러를 투자한 점을 고려하면 이익을 내는 셈이다.

이번 지분 매각을 두고 한화 측은 니콜라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번 지분 매각 이후에도 절반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간다는 뜻이다.

외신에 따르면 니콜라도 “한화는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 이사회에서 계속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말이었던 보호예수(lock-up, 락업) 기한을 오는 4월로 한 차례 연장하며 투자 의지를 내비치기도 한 바 있다.

보호예수는 대규모 주식이 발행됐을 때 일정지분 이상을 가진 주주들의 거래를 제한해 개인 및 소액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한편 니콜라는 ‘사기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니콜라가 수소 1회 충전으로 1920㎞를 갈 수 있는 수소 트럭(FCEV) 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주목받았으나 미국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주행 영상 조작 등의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점화됐다.

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는 창업자였던 트레버 밀턴 이사회 의장과 니콜라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GM의 경우 지난해 9월 니콜라와 맺은 20억달러(2조2000억원가량)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축소하고 지분 인수 계약을 철회했으나, 아직 니콜라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므로 의혹을 ‘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투자사인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각각 확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한화큐셀과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 역시 태양광 모듈이나 수소 충전소·트럭용 수소 탱크 등에서 협력도 기대된다. 다만, 이같은 청사진은 미 증권거래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모양이 달라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