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협력체계 '탄소 소재 융·복합 산업 얼라이언스'가 앞장 선다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철보다 강해 ...항공기 '프리미엄 제품' 필수

현대자동차 모빌리티 비전 티저 이미지. 제공 :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 모빌리티 비전 티저 이미지. 제공=현대차그룹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항공 시장을 선제적으로 개척하기 위해 '탄소 소재'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도심항공교통(UAM), 말 그대로 도심에서도 상공을 이용해 이동한다는 구상은 전 세계 대도시권이 인적 자원 집중으로 과밀화하면서 택시·버스 등 지상 교통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비행체’를 PAV(Personal Air Vehicle, 개인용 비행체)라고 부른다. 좀 더 친숙하게는 ‘에어(air) 택시’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은 202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해 오는 2040년에는 국내 13조원, 전세계 7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들은 UAM 시장 규모가 2030년 151억달러(18조3900억원)에서 2040년 1조4740억달러(1795조62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산업부는 지난 4일 UAM 관련 친환경·고효율 핵심부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항공제조업계 간담회를 열고 2030년까지 추진하는 제3차 항공산업발전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정부는 PAV 개발·제조의 핵심 소재인 ‘탄소 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정부는 2006년 국내 최초의 탄소전문 연구기관으로서 전주시 출연기관이었던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을 국가기관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승격했다.

‘탄소 소재’는 원유·철강 부산물 등 탄소를 원료로 제조된 신소재다. 매우 가벼우면서도 강하고 전기 및 열 전도성이 우수해 수소차, 항공, 이차전지, 고급 소비재 등 4차 산업혁명 산업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PAV에 탄소 소재가 적용될 경우 기체가 가벼워져 화물·승객 수용량 확대, 운항 거리 증가, 에너지 소비량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금속 소재와 비교해 녹이 잘 슬지 않고, 경화·균열·변형 등을 잘 견뎌낼 수 있어 더욱 안전한 기체를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제조 비용·생산효율·친환경 등의 관점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 PAV에 적합한 혁신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제조업 소재로 쓰이는 탄소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혁신적인 소재”라면서 “PAV에 사용할 경우 경량화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어 친환경 소재로 불린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에는 ‘탄소 소재’를 활용한 융복합산업 증진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도 구축됐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 개원식에서 ‘탄소 소재 융·복합 산업 얼라이언스’가 발족하면서 민관 협력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대표적인 수요 기업인 한화시스템과 대한항공, 공급기업인 한화솔루션, 효성첨단소재, 도레이 첨단소재, 유관기관까지 합해 11개사가 이날 탄소 소재 원천기술 확보 및 상용화와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협약에 나선 수요기업은 공급기업에 PAV용 탄소 소재를 국산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요구 조건을 제시하고 기술 자문과 실증테스트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제품 상용화를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수요·공급 기업의 동반성장과 탄소 소재 융복합 산업 생태계 육성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공급기업은 국내 시장의 요구 수준을 뛰어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 국내 최초로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에 진출했으며 PAV 선도기업인 미국 오버에어사(社)와 함께 전기식수직이착륙기(eVTOL)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PAV의 연비향상과 안전성에 필요한 탄소 소재 기반 항공용 경량복합재를 개발하고 있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탄소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판 뉴딜 정책을 선도하게 될 핵심 산업”이라면서 “향후 PAV 기체에 탄소 소재를 적극 적용해 탄소산업 생태계 육성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친환경적인 UAM 산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효성그룹도 이미 탄소 분야에 1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탄소진흥원 시설 및 국가산업단지 구상도. 사진=한국탄소진흥원
한국탄소진흥원 시설 및 국가산업단지 구상도. 사진=한국탄소진흥원

여기에 오는 2024년까지 조성될 전주 탄소 소재 국가산업단지에는 탄소 관련 기업 등 70여개의 기업과 20여개 R&D(연구개발)시설, 20여개 기업 지원시설 등이 입주해 탄소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와 탄소복합재 상용화의 전진기지가 될 예정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이미 입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기업도 90여개에 달한다.

전주 탄소 소재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에는 총 1770억원이 투입되며 전주 탄소 소재 국가 산단은 현재 효성탄소섬유 전주공장 인근 약 65만6000㎡(약20만평) 부지에 조성된다.

한편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선진 국가들은 이미 수십년 이상 투자를 해오며 원천기술과 생산을 독점하고 있으며 ‘초격차’를 확보할 탄소 소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초대 원장은 이와관련, “연간 국내 탄소산업 성장률을 보면 글로벌 평균 성장률보다 낮다”면서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초대 원장으로서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과 소임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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