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삼성가 주식상속 예상 시나리오' 공개

'이건희 회장의 유언장' 존재 여부에 따라 결론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아랍 왕족이자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의 구단주로 유명한 셰이크 만수르는 우리에게 ‘부자’의 대명사로 친숙한 인물이다. 알려진 그의 개인 재산은 34조원 수준.

그런데 어쩌면 ‘슈퍼부자’의 대명사인 그의 재산에 필적할 ‘슈퍼 주식부자’가 내년에 국내에서 탄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주인공은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한국CXO연구소(이하 CXO연구소)가 31일 발표한 ‘상황별 삼성가 상속인별 주식재산 규모 예상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던 삼성전자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전부 물려받을 경우, 그는 주식가치만 30조원에 달하는 ‘슈퍼 주식부자’에 등극한다. 주식평가액은 이달 24일 종가(終價) 기준이다.

우선 CXO연구소는 이건희 회장의 유언장이 존재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에게 더 많은 주식재산이 돌아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삼성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이끌어가기 위해선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지분 전부를 물려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출처. 한국CXO연구소.
출처. 한국CXO연구소.

실제 이재용 부회장이 물려받을 수 있는 삼성전자 주식재산의 가치는 약 19조39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기존에 갖고 있던 9조원 가량의 주식재산까지 더하면 총 28조원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기록한 역대 최고 주식평가액(22조298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물론 삼성전자 지분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전부 넘어가면 납부해야 할 상속세 부담도 커진다. 이건희 회장 별세 전후 2개월씩 4개월 간 삼성전자 평균 주식평가액은 15조5760억원 수준으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주식상속세만 9조650억원에 달한다.

CXO연구소측은 이날 미디어SR에 “이 부회장은 먼저 6분의 1에 해당하는 1조5086억 원을 내년에 상속세로 먼저 납부하고, 이후 같은 금액을 5년 간 ‘연부연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CXO연구소는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주식지분을 나눠 상속하는 시나리오도 검토했다. 최근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아들인 조원태 한진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이 법정상속 비율대로 주식지분을 나눈 바 있다.

만약 삼성가(家)가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상속할 경우, 1순위자인 홍라희 여사는 이건희 회장이 갖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의 3분의 1인 8309만 1067주를 넘겨받는다.

이는 24일 종가 기준 6조4644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여기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전자 우선주에서도 상속받게 되면 주식가치만 총 8조원 규모로 커진다.

출처. 한국CXO연구소.
출처. 한국CXO연구소.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은 각각 삼성전자(5539만 4039주), 삼성생명(922만 6484주), 삼성물산(120만 5718주), 삼성전자 우선주(13만 7756주), 삼성SDS(2156주)에서 이건희 회장의 주식지분을 9분의 2 비율로 공평히 돌아간다. 각 주식종목의 주식가치는 24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가 4조3096억원으로 가장 높고, 삼성생명(7574억원), 삼성물산(1675억원), 삼성전자 우선주(100억원), 삼성SDS(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5개 주식종목을 합산한 주식평가액은 5조2451억원 수준이다.

다만 어떠한 시나리오가 성립되더라도 국내 주식부자 왕좌는 여전히 삼성가에서 차지하게 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아버지에 이어 국내 주식부자 왕좌 자리를 계승하고, 홍라희 여사가 2위,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공동 3위 주식갑부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이 상속인 중 누구에게 얼마나 돌아갈 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이에 따라 국내 주식재산 순위는 물론 삼성가 계열 분리 속도 등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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