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제공 :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 제공 : SK그룹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 주요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성장 전략을 논의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의 비전 전략을 어떻게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SK그룹에 따르면 21일부터 23일까지 2박3일간 SK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제주에 모여 코로나19로 변화한 경영 환경과 그에 맞춰 그룹의 지속 성장을 가능케 하는 방안을 토의한다.

'SK CEO 세미나'는 그룹 전 계열사 CEO가 한자리에 모여 올해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다음 해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연례행사다.

CEO들은 최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온 사회적 가치(Social Value)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데 공감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성장 방법론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SK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번 세미나에서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 구체화 방안을 주제로 그룹 경영의 방향성과 비전 등에 대한 방법론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관계사별로 시장, 투자자, 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이해와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사회적 가치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을 포함해 미래 전략과 비전을 담은 성장 방법론을 의미한다.

이는 지난 6월 최 회장이 '2020 확대경영회의'에서 주문한 ‘스토리텔러(Story-teller)로서의 CEO’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이 회의에서 “CEO들이 구조적 장애물을 해결하기 위한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준비하고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면서 “CEO들이 중장기 비전(되고 싶은 나)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거둔 경제적 성과를 시장에 알리는 동시에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모두가 공감하는 스토리가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즉 CEO들이 각 계열사 고유의 성장 스토리를 발전시켜 모든 사업적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얻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요구다.

이에 따라 이번 CEO 세미나에서는 ‘성장 스토리를 가진 기업’을 실제로 구현할 방법론과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세미나가 끝난 뒤 최태원 회장이 내놓을 메시지를 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최태원 회장은 'SK CEO 세미나'에서 경영 전략을 압축한 메시지를 통해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SK 경영 철학으로 자리 잡은 사업 개편 전략 딥체인지와 그 실천 전략 중 하나인 더블보텀라인(DBL) 등도 CEO 세미나에서 언급됐다.

지난해에는 최태원 회장이 CEO세미나에서 ‘딥체인지 실행, 구성원들이 함께 만드는 행복'이란 주제 아래 "CEO가 수석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딥체인지를 가속화하기 위한 CEO들의 디자인 역량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부터 시작되는 SK CEO 세미나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주요 CEO 등 30여명이 오프라인으로 참석하고, 나머지 경영진은 온라인으로 세미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개최된 ‘2020 확대경영회의’에 참석,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관한 발표를 경청하면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개최된 ‘2020 확대경영회의’에 참석,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관한 발표를 경청하면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SK 제공

한편 SK그룹은 매년 10월 즈음 CEO 세미나를 열어 그해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다음 해 경영 전략을 논의해왔다. 이번 세미나 이후 SK그룹이 본격적으로 CEO와 임원 인사 평가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정기 인사 결과를 12월 초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회장은 전날(20일) 국내 인수합병 역사상 최고 규모인 10조3000억원대에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오히려 대규모 인수합병에 성공하면서 최태원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딥체인지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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