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 CEO들이여, 출사표를 던져라"
"토털 밸류 추구하는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SK그룹 최대 규모의 경영회의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 경영에도 ‘스토리 텔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CEO들에게 재무성과 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투자자‧고객의 신뢰까지 얻을 수 있는 CEO 고유의 ‘기업가치 성장 스토리’를 구축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23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0 확대경영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가 키워가야 할 기업 가치는 지속가능성‧ESG‧고객신뢰와 같은 사회적 가치와 지적재산권‧일하는 문화와 같은 유‧무형자산을 모두 포괄하는 토털밸류(Total Value)”라고 정의했다.
최 회장은 이어 “CEO들이 중장기 비전(되고 싶은 나)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거둔 경제적 성과를 시장에 알리는 동시에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모두가 공감하는 스토리가 완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주주와 기관투자자, 연기금, IB 등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를 구성하는 여러 이해관계자는 물론 고객과 사회 등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신뢰를 확보하는 스토리텔러(Story-teller)로서의 CEO 역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SK 관계자는 “앞으로 CEO들은 자본시장의 평가를 중심으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 사회문제도 해결하는 사회적 가치 스토리, 친환경 비즈니스를 접목한 ESG 스토리 등 자신의 경영환경에 맞는 여러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면서 결국에는 총체적인 기업가치를 제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확대경영회의 내내 최 회장은 CEO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최 회장은 “CEO들이 구조적 장애물을 해결하기 위한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준비하고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고 관계사 CEO들에게 도전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최 회장은 “구조적 한계를 어쩔 수 없는 ‘주어진 환경’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조대식 의장도 "글로벌 선진 기업은 고유의 강점을 내세워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신생 스타트업은 획기적 신기술로 높은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반면 SK는 기존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절실함과 실행력 부족을 그 원인으로 진단했다.
조 의장은 이어 “유망사업을 발굴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가시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빠르고 과감하게 만들어 나가자”고 주문했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 SK CEO들은 그룹 포트폴리오 운영 방향을 고민하는 차원에서 에너지‧화학 분야는 친환경 에너지에 집중하면서 기업가치 혁신을 추진할 방안을 모색했으며,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AI와 DT 등 4차산업의 핵심기술에 대한 테크 리더십을 확보하는 방안과 글로벌 선두기업과의 기술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기존 에너지 산업으로는 기업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인식을 경영진 차원에서 공유했다.
이 밖에 안정적인 수익과 미래 성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SK그룹의 포트폴리오 운영 방향을 고민하고 그룹차원의 성장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SK 관계사들이 상호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했다.
이날 열린 SK그룹의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정례적으로 6월에 열리는 최대 규모의 경영회의다.
최 회장이 직접 주재해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의제를 제시하고 내년 경영전략의 중심축을 설정하는 회의로 SK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올해 확대경영회의는 집단지성을 활용해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패널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최 회장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30여 명만이 참석해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다른 경영진들은 온라인으로 회의를 지켜봤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을 감안한 조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