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천만장학회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해 천만장학회 장학생들의 봉사활동 기록. 사진. 천만장학회 홈페이지 갈무리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삼천리그룹은 천만장학회와 송은문화재단, 2개의 공익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유성연 명예회장과 이장균 명예회장이 합심해 1955년 연탄사업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도 ‘한 지붕 두 가족’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한 삼천리그룹은 공익재단도 양가가 나눠 운영하고 있다.

천만장학회는 고(故) 이천득 부사장이 병상에서 주식과 땅, 현금 총 6억여원을 출연해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이 부사장의 동생인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은 형과 자신의 이름 천득과 만득의 앞자를 각각 따와 천만장학회라 명명했다.

두 사람은 삼천리그룹 공동창업주인 고(故) 이장균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이 부사장은 1987년 재단 출범 2주 후에 작고했으나 재단이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그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천만장학회는 형편이 어렵지만 성적이 뛰어난 고등학생을 선발해 고등학교 1년 및 대학교 4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천만장학금’ 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또한 특수학교와 복지시설도 후원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다른 재단과는 달리 천만장학회는 장학 및 교육 사업에 집중한다. 재단은 지난해에 장학사업에 6억원, 특수학교 및 복지시설에 12억원을 지출했다.

삼천리그룹의 또다른 창업주인 유성연 명예회장이 4억5000만원의 주식과 현금을 출연해 1989년 설립한 송은문화재단은 창작 지원 및 문화예술 진흥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재단은 복합 문화공간인 서울 강남 청담동에 위치한 송은 아트스페이스와 대치동 본사 사옥 내의 아트 큐브에서의 전시를 통해 신진작가를 지원하고, 송은 미술대상을 운영한다.

재단은 공시자료의 사업 세부 내용에 심사 과정을 상세하게 밝히고 있으며, 신진 작가 지원의 경우 8명을 선정해 작가당 6주의 개인전 개최를 지원해준다.

전시회를 위해 전시공간과 홍보활동, 도록 제작, 큐레이팅, 작품운송 및 설치, 전경촬영, 평론고료 등 전시회에 필요헌 대부분의 비용을 재단이 부담한다.

또한 송은 미술대상과 과거 지원해준 신진 작가들의 근황을 지속적으로 살핀다. 최근 재단의 ‘썸머러브전’이 이에 해당하는 전시였다.

송은문화재단은 신사옥을 건립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올 수준 높은 건축물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2018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재단은 스위스 건축사무소인 헤르조그 앤 드 뫼롱(HdM)에 건축을 의뢰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자크 헤르조그(Jacques Herzog)와 피에르 드 뫼롱(Pierre de Meuron)이 운영하는 건축사무소인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은 영국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이 의뢰한 신사옥의 건립이 완료되면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의 국내 건축물 1호 타이틀이 붙게 된다.

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당초 내년 여름에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다소 지연돼 내년 가을쯤에 개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두 재단 모두 공익성과 주력 사업이 뚜렷하지만 세부 지출 내역을 기재하는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포착되고 있다.

천만장학회의 경우 홈페이지 ‘사업 내용’에서 매해 장학금 지급 실적을 공개하고, 이를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해 제공하고 있어 일반인들이 재단의 사업 규모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다만, 공시자료에는 “기부금을 받지 않아 기재할 내용이 없다”는 재단의 입장에 따라 목적사업비 지출은 장학금과 특수학교 지원금으로만 나뉘어져 있다. 어느 학교에 얼마를 지원했는지 알기 어려워 보다 상세한 내용을 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은문화재단의 경우도 홈페이지 내에서 사업 지출 내역을 확인할 수 없으며, 공시자료를 통해서도 세부 지출 내역에 대해서는 파악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제도적 허점이 있으나,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공익법인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세제혜택을 받으므로 공익사업에 투입되는 자금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가 있다.

다만, 송은문화재단의 경우 전시 작가를 선정하면서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선정 과정과 차수별 선발 인원을 공개한 것은 사업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두 재단의 운영 방식도 비슷하다. 천만장학회의 이사장은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장이 맡고 있지만, 고 이천득 부사장의 부인 유계정 씨가 상임이사로 있으며, 송은문화재단 또한 유 명예회장의 아들인 유상덕 삼탄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재무현황

두 재단을 합쳐 삼천리그룹이 운영하는 재단의 총 자산은 1154억원이다.

천만장학회가 순수 목적사업비로 18억원을, 송은문화재단은 15억원을 지출했다. 천만장학회의 경우 2018년에는 목적사업비 지출이 8억원이었으나 2019년에는 크게 늘어 18억원을 기록해 재단 사업에 적극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관리비용을 제하기 전에는 송은문화재단의 공익사업 관련 지출이 30억원으로 훨씬 컸으나 관리비용이 목적사업비 전체 지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송은문화재단은 공시자료에 따르면 시설비용으로 8억원 가까이 지출했지만, 인건비로는 1억원 남짓에 그쳤다.

천만장학회와 송은문화재단은 각각 497억원, 656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익은 각각 33억원, 11억원이다. 두 재단 모두 지주사인 ㈜에스티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의 주식을 각각 3.13%, 6.86% 보유하고 있어 주식의 배당수익 및 금융자산의 이자수익으로 공익사업의 재원을 마련한다.

천만장학회는 총자산 대비 순수목적사업비 지출 비중이 3.66%, 송은문화재단은 2.30%로 집계 돼 공익목적사업을 활발히 펴고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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