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디자인 기자
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윤종원

제26대 IBK기업은행장. 지난 10년간 3연속 기업은행 내부에서 행장을 선임한 기록을 깨고 직전에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한 윤종원 행장이 선임됐다.

윤 행장의 발탁과 관련해 '관(官)출신 낙하산' 행장을 반대하는 노동조합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수혈하고,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한다"는 한 마디로 논란을 일축했다.

실제로 윤 행장은 행정고시 27기로 공직에 입문해 재무부, 재정경제원 등을 거쳐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로 일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도 지낸 거시경제 전문가다. 

노조와의 갈등으로 임기시작 27일만에 첫 출근에 '성공'한 윤 행장은 차근차근 '윤종원식(式) 혁신경영'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윤 행장은 취임 후 '혁신금융'과 '바른경영'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혁신금융그룹과 자산관리그룹을 신설하는 등 기업은행 체질바꾸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디스커버리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 현안이 쏟아지면서 중소기업 전문은행으로서 현명하게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윤종원 행장은 인창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7기로 공직에 입문해 '함현정(含賢井) 멤버'로 주목받으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단 한 문제 차이로 행시 수석을 놓쳤다는 윤 행장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국장으로 금융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9월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됐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IBRD 상임이사, 한국투자공사 사장, 한국수출입은행장 등을 역임한 국제금융 전문가다.

은 위원장은 윤종원 행장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80학번 동기이자, 행정고시 27회 동기다. 각별한 인연으로 함께 행시를 통과한 후 재무부에서 관료생활을 시작했다. 

은 위원장은 '현명함을 담은 우물'이라는 뜻의 함현정(含賢井) 멤버 중 한 명이다. 함현정은 1983년 행시에 합격한 공무원 100여명이 참여하는 모임으로, 경제 관련 부처 안팎에서 고위직 인물을 다수 배출했다.

같은 함현정 멤버인 윤 행장은 은 위원장과 사이가 특히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 위원장과 윤 행장은 기획재정부에 재직하던 시절 기재부 농구 동호회인 '재롱회'에서 함께 뛰던 사이이기도 하다. 

윤종원 행장을 기업은행장에 제청한 것도 금융위원장인 은성수 위원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윤 행장을 낙하산 인사라고 비난하며 출근을 저지하던 때에도 은 위원장은 "윤 행장이 외부에서 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분의 전체 이력을 보면 능력은 너무 많다"면서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대학교 동기 시절부터 긴 인연을 이어온 은 위원장과 윤 행장은 금융당국과 국책은행 수장으로 다시 만났다. 이제 두 동기는 코로나19로 인한 유례없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금융의 역할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김성태 

IBK기업은행 전무이사 겸 수석 부행장. 윤종원 행장은 취임 후 손발을 맞출 파트너로 IBK캐피탈 대표이사 자리에 있던 김성태 전무를 낙점했다. 기업은행 전무이사는 은행장 제청으로 금융위원회가 임명하며, 은행장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은행 내 서열 2위로 은행장 다음가는 핵심 인사다.

행장과 긴밀한 위치에서 경영을 함께 이끄는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에 행장의 경영 철학과 방침과 두루 꿰고 있어야 하며 추진력도 뒷받침돼야만 하는 자리다.  

김 전무는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부산·울산지역본부장, 경동지역본부장, 소비자보호그룹장 등을 역임했으며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을 지내던 중 지난해 IBK캐피탈 대표에 선임돼 1년여간 이끌었다.

수석 부행장인 전무에 발탁된 후에는 윤종원 행장을 보좌해 은행 전반의 중장기 전략, 경영목표 수립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기획·전략 감각이 탁월한 전략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은행에만 30년간 몸담은 김 전무가 공무원으로 잔빼가 굵은 윤 행장을 보좌해 내외부 각종 현안을 현명하게 대처해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전무는 특히 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장 시절 남다른 업무추진력으로 2018년 기업은행이 1조7643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당기 순이익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또한 2019년 IBK캐피탈 대표이사 재직시 IBK캐피탈의 당기 순이익을 전년도 대비 20.4% 끌어올려 설립 후 최대 이익(1086억원)을 시현하는 등 성과를 거둔 것으로도 유명하다. 

요즘은 700억원 가량 환매가 중단돼 불완전판매 의혹이 불거진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해 기업은행 내 '투자상품 전행 대응 TF' 단장을 맡아 법률 검토 등 고객 피해 구제에 앞장서고 있다.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 기획재정부 제2차관 출신으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취임으로 공석이 된 수출입은행장에 지난 10월 임명됐다. 방문규 행장 선임에 앞서 차기 수은 행장 자리에 윤종원 현 기업은행장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당시 기재부는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청와대는 윤종원 행장을 차기 수은 행장으로 밀어붙인 끝에 양쪽 모두 만족할 만한 제3의 인물인 방 행장이 발탁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간 수은 행장에는 '국제금융통' 인사가 주로 중용됐기에 '예산통' 방 행장의 임명은 깜짝 발탁으로 평가됐다.  

방 행장은 윤 행장, 은 위원장보다 1년 늦은 행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산업재정과장, 재정정책과장, 기재부 대변인, 예산실장, 보건복지부 차관 등 경제정책 분야를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같은 관료 출신 국책은행장인 방문규 행장도 취임 당시 노조측이 "금융 경력이 거의 없는 코드 인사"라고 반발하는 등 낙하산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다만 방 행장은 임명 직후 곧바로 수은 노조를 찾아 장장 8시간에 걸친 마라톤 토론 끝에 별다른 마찰 없이 취임할 수 있었다. 

방행장은 윤행장과 함께 최근 물꼬를 트기 시작한 국책금융기관 희망퇴직, 노동이사제 도입 등의 문제와 관련해 기재부의 반대를 돌파해야 하는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방 행장은 기재부 2차관 시절 '지방채 발행'이란 묘수를 고안해 교원 명예퇴직 문제를 직접 해결한 경력도 있다. 

장하성

현 주중(駐中) 대사이자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청와대 정책실장 재직 당시 경제수석이던 윤종원 행장의 직속상관으로서 호흡을 맞췄다. 윤종원 행장이 기업은행장에 오른 이후에는 장하성 대사 본인과의 관계보다 일명 '장하성 동생 펀드', 디스커버리 펀드 문제로 함께 언급됐다.

기업은행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판매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사모펀드가 지난해 환매 중단되면서 200여명의 투자자는 700억원가량의 투자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됐다. 게다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대표가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씨라는 점이 밝혀져 정치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다.

2017년 4월 설립된 신생 운용사의 상품을 자격 등록 직후 기은이 공격적으로 판매해 2018년 판매량 1위로 올리는 등 석연찮은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그 당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판매 과정에서 장하성 대사의 동생이 운영하는 펀드임을 강조했다는 증언도 다수 나온 바 있다. 
 
이에 윤종원 행장은 금융권 CEO 중에서는 처음으로 피해 고객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듣는 등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파격행보를 선 보이기도 했다.

또한 김성태 기업은행 전무를 단장으로 하는 디스커버리펀드 전담 TF를 구성해 최근 피해자들에게 투자 원금의 50%를 선지급하는 방안을 내놓는 등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창용

한국인 최초 IMF(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오랜 시간 학계에 몸담았으며, 금융위 부위원장, G20 정상회의 기획조정단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등 경제정책과 국제기구 경험을 두루 갖춘 세계적인 경제학자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수석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윤 행장과는 인창고등학교 동기,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80학번 동기로 30년 지기다. 윤 행장은 졸업 후 관료의 길을, 이 국장은 학자의 길을 택했으나 30년 만에 IMF에서 다시 만났다. 특히 윤종원 행장이 IMF 상임 이사로 재직할 당시 이 국장이 아시아태평양 국장에 오를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행장은 이 국장에 대해 "전문성뿐 아니라 원만한 대인관계와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을 갖춘 보기 드문 경제학자"라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기업은행 노조는 KB금융그룹 노조와 함께 금융권 노조 중에서도 강성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3일 윤종원 행장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선임된 후 노조는 관 출신 '낙하산' 행장을 반대하며 무려 27일 동안 기업은행 본점에서 출근 저지 농성을 벌였다. 이는 지난 2013년 14일간 출근을 못 했던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 이후 노조 반발로 인해 은행장이 출근을 못 한 최장 기록이다. 

결국 윤 행장은 몇 차례 본점 출근 시도가 저지되자 노조와 대화를 주선해 여러차례의 협상을 거친 이후에야 정상 출근과 취임식을 할 수 있었다.

이날 노조와 합의한 노사 공동 선언문에는 임직원 희망퇴직 문제 해결, 직무급제 도입, 노조추천이사제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윤 행장과 노조의 합의를 통해 번번이 무산됐던 국책은행 노동이사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윤 행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윤종원 행장은 취임 이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노조추천이사제는 경영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장점이 있다"면서 "다만 노조의 과도한 경영 참여로 인해 공격적 의사결정이 위축된다는 부작용에 대해 잘 대처하고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인 만큼 정부가 국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업은행이 선제적으로 노동이사제 도입을 시도할지 윤 행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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