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취임식.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본점 문 앞에서 취임 첫 출근도 못하고 밖에서 업무를 본지 26일만인 29일 다발을 안고 기업은행에 입성했다. 윤종원 행장은 이날 때늦은 취임식을 갖고 "IBK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IBK기업은행측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제26대 윤종원 은행장의 취임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한 달 가까이 출근 저지 투쟁으로 윤 행장과 날을 세웠던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이날 환영사를 전하며 윤 행장의 공식 취임을 축하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바람대로 기업은행의 혁신을 이끄는 은행장이 되길 부탁한다. 노조의 목표도 변화와 혁신이기 때문에 윤 행장이 이끄는 혁신에 노조도 적극 협력하겠다"면서 "직원과 함께 하는 혁신을 이끌면서 직원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후 윤종원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혁신금융'과 '바른 경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기업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행장은 "혁신금융을 이루기 위해 우리 스스로 혁신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가에게 모험 자본을 공급하기 위한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만들고, 정책금융 분야를 혁신해 제조업과 신성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포용금융을 강화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다가가고 통신, 유통 등의 비금융정보를 활용해서 금융이력이 부족한 고객이 쉽게 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바른 경영을 통해 고객이 신뢰하는 은행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바른 경영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자 경영 위험을 예방하는 안전판"이라면서 "인사와 조직 전 분야에서 상식이 통하는 경영을 정착해 조직운영을 투명하게 하며, 장애인 채용과 일자리 창출을 늘리는 등 사회적 책임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뢰, 실력, 사람, 시스템' 네 가지에 각별히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단기 실적에 집착해 신뢰를 잃어선 안 된다. 고객 입장에서 불리한 제도는 과감히 개선하고 금융상품 판매 위험 관리에 있어서 고객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면서 "현재 사업 구조가 적절한지 검토해 글로벌 자산관리 부가가치를 높이고,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여 핵심 영역인 중소기업금융도 생활금융으로 신속하게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실력의 원천은 사람이라고 언급하면서 인사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인사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윤 행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기준을 마련하고 직원 모두가 성과와 역량으로 평가받게 하겠다. 학연, 지연 등에 의한 청탁은 법령 내규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해 반드시 불이익이 돌아가게 하겠다"면서 "자율적인 업무 분위기로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조직 유연성을 더하며,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시스템을 선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종원 행장은 지난 3일 김도진 행장 뒤를 이어 26대 기업은행장으로 취임했으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노조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금융권 최장기간인 26일 동안 본점에 출근하지 못했다.

정부 차원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매일 아침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가던 노조는 지난 27일 윤 행장과 노사 공동선언에 합의하며 투쟁을 종료하고 윤 행장의 취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행장은 전날 극적인 화해를 이룬 노조에 대한 부탁과 당부도 이어갔다. 윤 행장은 "노동조합과는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고 마음 터놓고 항상 대화하는 성숙한 관계를 이어가겠다"면서 "기대와 일부 우려되는 부분도 알고 있지만 오랜 공직 생활 동안 쌓은 경험을 토대로 정부 유관기관과 협력해 IBK의 특수성을 이해시키고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취임식을 마치고 첫 공식 일정으로 'IBK창공(創工) 구로', 구로동 지점, 참! 좋은 어린이집, 거래기업 올트(대표자 김태준)의 스마트공장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취임사에서 밝힌 혁신금융을 실천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윤행장은 이날 본격적인 공식 일정을 시작하면서 "현재 기업은행에 산적한 과제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행장은 "경영과 관련된 부분이 지연돼 마음이 무거웠다"고 언급하며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밀렸던 일을 조속히 처리해 경영을 조기에 안정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윤 행장이 다양한 부분에서 기업은행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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