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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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코로나19 이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주식평가액이 2배 넘게 증가했음에도 확고한 주식 부호(富豪) 1위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움켜쥐고 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2위를 유지하는 등 이건희 부자(父子)가 국내 1,2위 부자(富者)인 것으로 밝혀졌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화하기 전인 올 초와 지난 6월 말을 비교했을 때 주식재산이 3조원 넘게 불어났다. 반면 삼성 이건희 회장의 주식재산은 1조7000억원 넘게 줄어 대조를 보였다.

같은 기간 50대 그룹 총수 중 5명은 주식평가액이 50% 이상 증가한 가운데 10명은 30% 넘게 감소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국내 50대 그룹 총수(總帥)의 2020년 상반기 주식평가액 변동 현황 분석’을 통해 이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고 9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그룹)으로 지정한 64곳 중 총수가 있는 50대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대상에는 공식적으로 총수에서 물러난 삼성 이건희 회장과 실질적 총수 역할을 하는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 2명을 포함, 총 52명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52명 중 39명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39명의 올해 1월 초 전체 주식평가액은 57조61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이들 39명의 주식평가액은 56조5123억원으로 올 초 대비 1조1026억원(1.9%) 감소했다. 39명 중 주식재산이 늘어난 것은 13명에 불과하지만 그 2배에 달하는 26명은 주식재산이 줄어들었다.

코로나19는 설 연휴를 기점으로 국내에 급속도로 확산했다. 즉 1월 초,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과 비교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주식평가액이 3조1442억원이나 늘어나 증가율만 116.4%를 기록했다. 1월 초 서정진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2조7015억원인데 6개월 사이 5조8458억원이 됐다.

한진 조원태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6개월 사이 2배가 됐다. 조원태 회장의 주식 재산은 1월 초 1542억원에서 6월 말 3094억원으로 증가했다(100.6%). 한진그룹이 보유한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해 운항이 중단되고 현재까지도 국제선 운항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다.

오일선 CXO소장은 이날 미디어SR에 “조 회장이 보유한 대한항공 주식은 많지 않아 영향을 덜 미쳤고, 조 회장과 KCGI 등 3자연합 측과의 경영권 분쟁이 주식평가액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도 1조9067억원에서 3조3446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4300억원(75.4%↑) 넘게 주식평가액이 상승했으며, 다우키움 김익래 회장이 70.3%(1208억 원→2058억 원), 두산 박정원 회장(1670억 원→2561억 원)도 55.3% 증가율을 기록해 반년 새 주식재산이 절반 이상 상승했다.

반면 올 상반기에만 주식평가액이 30% 이상 감소한 총수도 10명이나 됐다. 이 중 한라 정몽원 회장과 OCI 이우현 부회장이 36% 넘게 쪼그라들었다. 한라 정 회장은 1360억원에서 867억원으로 493억원(36.3%↓), OCI 이 부회장은 755억원에서 481억원으로 273억원(36.2%↓) 감소했다.

이외 한국투자금융 김남구 회장 35.8%(7991억 원→5132억 원),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 34.2%(4876억 원→3208억 원),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33.1%(4조 9975억 원→3조 3425억 원) 정도 주식재산이 증발했다. 주로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곳으로, 증권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채권금리는 오르고 채권평가액이 하락해 어닝쇼크가 예상되던 상황이었다.

또한 백화점 및 화장품업계 등 오프라인 유통 비중이 큰 현대백화점과 아모레퍼시픽도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말 기준 주식재산이 1조 넘는 거부(巨富)는 12명으로 연초 13명보다 1명 줄었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은 올 초 1조1623억원에서 6월 말 9315억원으로 1조 주식부자 클럽에서 빠졌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주식평가액은 감소했으나, 부동의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상반기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5조6485억원을 기록해 6개월 전보다 1조7315억원이 감소했으나 여전히 주식재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도 2위를 지켰다. 이 부회장의 주식재산은 7조2760억원에서 7조2581억원으로 178억원(0.2%) 소폭 줄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생명에서 주식재산이 크게 떨어진 반면,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에서 주식가치를 올렸기 때문에 이 회장 부자(父子)의 주식 감소폭에 차이가 생겼다.

그룹 총수 주식재산 ‘넘버3’는 셀트리온 서 회장이 꿰찼다. 서정진 회장은 올 초만 하더라도 그룹 총수 주식재산 순위 6위였는데 3위에 올랐다. 4위는 SK 최태원 회장으로 1월 초 5위에서 1칸 올라갔다. 최 회장의 주식재산은 3조3482억원에서 6개월 새 4284억원(12.8%↑)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TOP 5에 이름을 올렸다. 김 의장은 올 초만 해도 그룹 총수 주식재산 순위 8위였다.

반면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3위→6위,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4위→7위로 각각 세 계단 하락했다. 이중 현대차 정 회장은 3조8629억원에서 2조9935억원으로 22.5%나 하락했다.

39명의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종목은 103개였고, 이중 1월2일 대비 6월30일 주가(종가 기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두산 박 회장이 보유한 ‘두산퓨얼셀’ 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종목은 1월 2일 8800원에서 6월 30일에는 3만2400원으로 268.2%나 뛰었으며 두산 박정원 회장이 보유한 ‘두산퓨얼셀’ 주식 가치는 3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106.1%), 한진칼(100.8%)도 주가가 연초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코오롱생명과학(78.6%), 카카오(75.4%), 두산솔루스(62.2%), 키다리스튜디오(56.2%), 다우데이타(50.3%)는 연초 대비 상반기 말에 주가가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소장은 “코로나19 정국에서 그룹 총수 보유 주식 종목 중 상당수가 주가가 떨어지다 보니 하락하는 주식가치를 방어하고 보유 지분을 늘리는 기회로 삼은 경우도 생겼다"면서 "하지만 일부는 주가 상승으로 보유 지분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도 함께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오소장은 이어 “그룹 총수들의 주식평가액은 실질 거래가 있기 전까지는 장부상 금액에 불과하다"면서 "그러나 주식은 자녀 등에게 주식을 상속하거나 주식을 처분할 경우 상속세 문제와 현금을 확보하는 중요한 자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비상장사를 제외한 상장사 보통주 보유 주식 기준으로, 올 1월 2일과 6월 30일 주식평가액을 산정한 것으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하되 우선주는 조사에서 제외했다고 연구소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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